[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서울시는 오는 6일부터 '교통위반 단속조회서비스' 이용시 필요한 본인인증 방법을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금융인증서'로 개선한다고 4일 밝혔다. 시는 이번 교통위반 단속조회서비스(이하 단속조회서비스) 인증 방식 개선을 통해 이용자 편의를 제공하고 연 4000만원 가량 예산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속조회서비스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서 별도로 운영하던 '주·정차 단속조회 민원시스템'을 통합한 것으로 교통위반 과태료 조회·납부 및 단속에 대한 의견진술과 이의제기 기능을 제공하는 대시민 주·정차 민원처리 포털 사이트다. 단속조회서비스는 서울시 전역에서 발생하는 △불법 주·정차 △버스·자전거 등 전용차로 △자동차 과태료 △자동차세 △자동자번호판 영치 △녹색교통지역 등에 대한 과태료 통합 조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불법 주·정차 단속 의견진술 △이의신청 안내 및 등록 서비스 △과태료 납부 등과 관련해 서울시 세외수입종합시스템·행정안전부 세무종합시스템과의 연계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간 단속조회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인증 시 건당 40원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휴대폰이나 I-PIN 등을 통한 본인인증이 필요했다. 시 관계자는 "과태료 조회 건수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연간 수수료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번 인증 방법 개선 실시로 약 4000만원 예산 절감이 전망되는 만큼, 적극 행정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시는 단속조회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용시민들의 편의제공과 수수료 절감방안을 고민해왔으며, 지난 5월 금융결제원 등 관계 기관의 협조로 '금융인증서'를 적용한 인증방법 개발에 착수했다. 또한 7월에는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인증 방법을 개발 완료하고 시민들의 편리한 단속 조회 서비스 이용 환경을 마련했다. 단속조회시스템 홈페이지에서 변경되는 '금융인증서' 로그인의 특징은 금융결제원에서 제공하는 인증서 클라우드 방식을 적용해 시민들이 PC·USB·스마트폰 등에 인증서를 저장할 필요 없이 인증 가능한 것이다. 백 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단속조회서비스 본인인증 방법이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 금융인증서 인증으로의 개선되면서 예산 절감뿐만 아니라 이용 시민들의 편의 제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경선연기론에 이어 야당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양보 여부를 놓고 두 번째 주도권 싸움에 돌입했다. 내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계파 대리전을 방불케 하는 난타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당내 대권주자들간 세(勢) 대결에 지도부 합의사안이 영향을 받는 듯한 모양새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2일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하기로 합의한 것을 두고 당내 반발이 커지자 내주 의원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법사위 합의'와 관련 의총소집은 없다고 밝혔지만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이 주도한 의총 소집에 의원들 20여명이 동참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김남국·민형배·박주민·박찬대·박홍근·안민석·이재정 의원 등 이재명계 의원들 상당수가 정청래 의원의 의총소집 요구에 응하면서 '사실상 이재명계가 의총소집을 주도한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이재명 지사 외 대권주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김두관 의원이 '법사위 합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와 박용진 의원은 합의의 옳고 그름을 떠나 원론적으로 "당 지도부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전 총리도 큰 틀에서는 당 지도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면서도 우선 법사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현재 대권주자 캠프에 소속된 의원들은 대부분 '빅(BLG)3'로 불리는 이재명·이낙연·정세균 캠프에 쏠려있다. 김두관 의원은 신정훈 의원 1명이 돕고 있으며 추미애·박용진 캠프에는 현역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면 내주 의총에서 계파 대리전은 '이재명 대 이낙연' 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 전 총리는 비교적 중립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달 26일 법사위 합의를 두고 직접 상반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 지사는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처럼 개혁입법은 실질적 성과로 나타나지 않았고, 국민 90%가 찬성하는 CCTV 의무화법도 국회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소불위 권한을 가진 법사위를 야당에 내주는 것을 당원과 국민들께서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전진을 위한 양보가 아니라 개혁의지 후퇴라는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법사위원장 문제로 민주당이 곤혹을 겪고 있다. 그러나 과정이 어떻든 민주당은 야당과 이미 약속했다"며 "불만이 있어도 약속은 약속이고 합의는 합의다. 지켜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법사위 합의' 검토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여권 대권주자들 간 주도권 싸움이 본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월 예비경선을 치르기 전 민주당 경선연기론이 논란이 됐을 때도 '이재명 비(非)이재명' 구도로 기싸움을 벌인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지지율 열세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가 '경선연기론'을 띄워 지지율 반등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당시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경선연기파'로 연합전선을 형성했고 이재명 지사 측은 '결사 반대' 배수진을 쳤다. 정세균계·이낙연계 의원들은 당 지도부를 압박하기 위해 경선연기 토론을 위한 의총 소집 연판장을 돌렸고 경선 일정 변경의 권한은 당무위에 있다며 당무위 회부까지 주장했다. 이후 이재명계가 한 발 물러서 의총 소집에 응하면서 6월 22일 민주당은 의총을 열고 경선 연기 안건을 상정했다. 이날 찬성파와 반대파 의원들은 치열한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다. 결국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경선연기론을 자진 철회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수면 위로 올라온 계파 갈등은 당분간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 공방이 여야 합의사안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내주 의총은 8월 임시국회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기로 했던 의총의 일정을 다소 앞당긴 결과라는 입장이다. 또한 '법사위 합의'와 관련 의원들의 의견을 듣겠지만 '법사위 개선'이 전제된 합의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설명하는 자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일 기자들을 만나 오는 25일 예정된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법사위 기능을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총소집을 주도한 정청래 의원은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당론을 뒤집은 합의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21대 국회 첫 저희 당론 1호가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권을 완전히 삭제하는 것이었다. 국회법 개정안으로 이미 발의돼 있었다"며 "그런데 (윤호중) 원내대표가 그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그걸 뒤집는 합의를 하고 왔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권을 완전히 빼내는 것이 아니면 이 합의는 무효화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윤호중 원내대표도 원내대표선거 할 때 제1호 공약이 '재협상 안 한다', '법사위는 절대 안 준다'였다"고 상기시켰다. 앞서 민주당은 법사위 권한 축소를 전제로 내년 대선 이후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주기로 합의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법사위에서 체계·자구심사 외에 법안 심의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체계·자구심사 기한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했다는 합의 내용을 강조했지만 당내 반발은 가라않지 않았다. 정 의원이 얘기한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은 소관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올라온 법안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심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법률로서 체계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기술적인 부분만 심사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이를 명분으로 법사위에 계류되는 법안이 늘어나면서 꾸준히 월권 논란이 제기됐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서울시가 구로구청 인근 강서수도사업소 구로청사 부지(구로구 가마산로 272)에 노동자 지원 복합공간인 '서울시 노동자복지관'과 '행복주택'을 복합 건립한다. 오는 2024년 지하 4층~지상 19층(연면적 약 2만1500㎡) 규모로 들어선다. 저이용 공공부지를 복합화하는 사업이다. 노동자 지원 복합공간인 '서울시 노동자복지관'은 저층부인 1~7층에 조성된다. 기존에 영등포구에 있던 노후하고 협소했던 복지관이 이전해오는 동시에 기능을 대폭 확대한다. 노동권익센터·감정노동자 권리보호센터 등 취약 노동자를 위한 지원시설이 새롭게 들어서고 생활체육활동·직업교육·취미활동을 위한 시설도 생긴다. 상층부인 8층~19층에는 청년 1인가구와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이 170호 규모로 들어선다.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차별화된 공간으로 조성해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 예컨대 각 세대별로 창고·빌트인 설비(1인가구 세대)가 설치되고 공용세탁실·돌봄카페(육아쉼터)·무인택배보관함 등 주민공동시설도 도입된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최적의 설계안 마련을 위해 실시한 '서울시 노동자복지관 및 행복주택 복합화사업'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으로 '디자인랩스튜디오'의 작품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당선작은 '기존의 도시질서와 공공 복합개발의 새로운 공존방식'을 제안했다. 대상지가 상업지역 내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고층 건물들이 많은 특성을 고려해 기존 도시맥락과 조화를 이루면서 도시가로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설계안"이라며 "특히 이질적인 두 기능을 분절되게 드러내지 않고 연속적으로 변주되는 입면으로 연결시켜 한 덩어리로 해석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시 노동자복지관'이 들어서는 저층부는 보행자의 환경을 고려해 점진적인 이격을 두는 변화있는 디자인을 통해 개방감을 확보한다. '마을카페' 같은 열린시설도 배치해 노동자와 입주민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지역의 새로운 명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층부의 '행복주택'은 주변에 위치한 고층건물을 입체적으로 고려해 배치를 결정했다. 비교적 저층 건축물과 접하는 건물 남측에는 공동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했다. 고층 건물과 연접하는 면에는 입체 테라스와 부대시설을 중점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주거공간의 독립성과 채광·조망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고자 했다. 심사위원회는 당선작에 대해 "복합공공주택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잘 드러냈다"며 "두 개의 다른 기능을 분절하지 않고 하나의 맥락으로 엮어낸 점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료의 통일성과 반복된 격자의 변주가 이루는 풍경이 유연성과 특성을 동시에 드러내 과제의 복합성을 표면에 드러내면서도 전체적인 질서를 잃지 않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선자인 '디자인랩스튜디오'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진다. 사업 시행자인 SH는 '디자인랩스튜디오'와 설계용역을 진행해 2022년 하반기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2년 하반기 착공해 2024년 건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번 복합건물 건립으로 주거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갈수록 커지고 있는 노동복지 수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목표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토지가 고갈된 상황에서 저이용 공공부지(시설)를 복합화하는 사업은 공공시설과 주택·지역에 필요한 생활SOC(사회간접자본)시설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창의적 대안"이라며 "교통·생활인프라를 갖춘 지역에서 서울시 노동자복지관과 행복주택을 창의적·입체적으로 건립하는 복합모델을 통해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조화롭고 편의성 높은 시설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이후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이재명 대 비(非)이재명' 구도가 재점화 할 조짐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2위를 기록한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의 텃밭인 경기도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경기북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기에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대선정책기획안에 이 지사가 강조했던 '기본소득'을 명시하면서 송영길 대표가 이 지사를 지원한다는 '이심송심' 논란까지 더해져 '비이재명' 주자들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른바 '적통 논란' 속 거친 설전을 벌였던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지난달 28일 '원팀 협약식'을 가졌다. 네거티브 비방전이 지나치게 과열되자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서서 마련한 자리였다. 특히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당 내에서 조차 '상호비방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 같은 자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비롯해 김두관·정세균·박용진·추미애 후보도 이날 협약식에 참석해 '선의의 경쟁'과 '존중하고 협력하는 원팀'을 선언했다. 하지만 원팀 협약도 '경기 분도론'과 '전체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지급'·'기본소득제 필요성' 등 이재명 지사를 둘러싼 논쟁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예비경선 때 조짐을 보였던 '비이재명' 전선이 더욱 확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오영환 의원은 지난 1일 대선캠프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경기북도는 재정자립도가 낮으며 분도를 하면 더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이는) 북부 균형발전 문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 지사를 맹추격하고 있는 이 전 대표가 수도권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이 지사의 텃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북도를 설치해 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이 지사를 직격했다. 정 전 총리는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을' 이라는 구호로 경기 북부 도민에게 기대를 품게 했던 이재명 지사 역시 경기북부 도민들에게 신뢰감을 잃은지 오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지사 측은 경기도를 분도할 경우 예산이 남부에 집중돼 남북 간 격차가 더 커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홍정민 의원은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반박한 뒤 "경기 남·북도 분리 이슈는 과거 80년대 후반부터 수십년간 반복된 주장이었으나 그간의 오랜 주장에도 불구하고 나뉘지 않은 것은 남·북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한 정교하고 단계적인 추진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경기 북부가 남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뒤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도권정비계획법이나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중첩규제로 발전이 저해된 것이고 경기북도가 된다고 해서 규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 지사가 경기도민에 한해 100% 재난지원금 지급하겠다고 예고한 발언도 여권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나왔다. 이 지사는 1일 충남 예산에 있는 충의사(윤봉길 의사 사당)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된 나머지 12%의 도민 전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민에게는 좋은 결단이겠지만 다른 지역민의 눈에는 차별로도 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돈 많은 경기도에서는 100%가 (재난지원금을) 받고 돈 없는 지방은 88%만 받는 것은 정부의 선별지급보다 더 나쁜 일"이라며 "전 국민을 다 주지 않는 것을 차별이라 한다면 경기도만 주고 다른 지방은 못 주는 것은 심각한 편가르기"라고 비난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기도는 형편이 좋은 곳이다. 인구도 많고 재산세도 많이 들어오고 여러 가지 세수도 좋은 편"이라며 "그러나 그렇지 않은 시도가 굉장히 많다. 그러면 자신들만 그렇게 형편이 좋다고 해서 당정청이 어렵게 결정한 것을 뒤집는 태도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가 국정경험이 없지 않느냐. 그래서 아마 이런 결정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이분은 국회에 있어본 적도 없고, 정부에서도 일을 하지 않았다. 지자체장만 하셨는데 그렇다면 정부나 국회의 고충도 이해를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국회·정부·청와대가 합의를 했는데 존중하지 않고 일방통행을 하겠다고 하면 국정이 어디로 가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행정업무만 경험해 본 이 지사가 대선후보로서는 '정치 내공'이 부족하다는 우회적 비판이다. 당대표 선출 전부터 일부 친문 의원들로부터 '편파적 경선 관리' 의혹을 받아 왔던 송영길 당 대표는 최근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대선 핵심공약 개발 계획'에 '생활기본소득'을 포함시키면서 '불공정 시비'에 휩싸였다. 이 지사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을 당 차원의 공약으로 수용했다는 지적이다. '친문 핵심'으로 불리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후보 공약이자 후보 간 격렬한 논쟁이 현재 진행 중인 정책인데 당 연구원에서 대선 정책으로 공개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심송심' 논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최 전 수석은 "(당) 지도부와 보직자는 심판이다. 심판이 구단에 속하는 경우는 없다"며 "당장 선수 락커룸에서 나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송영길 대표 체제의 제1과제는 재집권을 위한 대선 관리"라며 "제1기준은 공정한 경쟁인데 송 대표는 연일 대선 리스크를 노출하고 있다. 이러다 대선 관리에서 손 떼라는 말이 나오기라도 하면 어찌되겠느냐"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친문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소속 신동근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소득제는 당론이 아니다. 단지 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잠재적 예비후보인 이재명 지사의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기본소득제가 우리 진영의 바이블(지침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느냐. 이 지사가 벌써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고 생각하시는 것이냐"며 "현재까지 기본소득은 잠재적 예비후보의 공약으로 안팎에서 충분히 검증이 될 하나의 이슈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대선 핵심 공약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2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당이 대선 공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6명 후보의 공약을 전체적으로 점검해보는 계획안의 형태"라며 "논의 대상이지, 당 대선공약으로 확정된 것이 전혀 아니다. 9월 말까지 1차안을 만들고 후보가 결정되면 다시 논의해 만들 것이고 지금은 계획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 수석대변인은 '이심송심' 논란을 의식한 듯 "최재성 전 정무수석이 마치 (송영길) 당 대표가 특정 후보의 공약을 당의 대표 공약으로 정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처럼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서울시는 매월 스토리가 있는 '이달의 미래유산'을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22일까지 이뤄진 '8월의 미래유산' 투표에서는 허리우드 극장과 노래 '안개 낀 장충단 공원',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선정됐다. ◇ 허리우드극장 허리우드극장은 1969년 8월 낙원상가 4층에 개관한 극장이다. 1997년 복합상영관으로 재단장해 서울시내 10대 개봉관 중 하나로 기능한 허리우드 극장은 종로와 충무로 일대 영화의 역사를 대변하는 장소라는 측면에서 2013년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허리우드극장은 2009년부터 '어르신들을 위한, 어르신들에 의한, 어르신들의 극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바탕으로 실버영화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1950~1960년대에 제작된 추억의 영화를 저렴한 값에 어르신들에게 상영하는 등 추억의 장소로 기능하고 있다. ◇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배상태가 작곡하고 최치수가 작사한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은 가수 배호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만나 1967년 8월 발매됐다. 이 노래는 1960~1970년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노래로 서울 남산 자락에 있는 장충단 공원의 고요한 풍경을 표현해 2017년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가수 배호는 초창기에 드럼가로 음악활동을 시작했으며, 가수는 부업으로 했다. 그러나 1967년 병상에서 부른 '돌아가는 삼각지'가 히트를 치게 되며 '가장 사랑받은 국민가수 10인'으로 선정됐다.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역시 2017년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사대문 안쪽의 도심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한 종합터미널이다. 이곳은 매년 '민족대이동'으로 표현되는 귀성·귀경길의 중심지로 서울시민의 생활상을 담고 있어 2013년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강남개발의 일환으로 강북에 있던 동대문시외버스터미널을 현 위치로 옮겨오며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각 버스회사의 흩어진 터미널들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종합버스터미널의 기능도 추가돼 현재까지 교통의 요람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번 투표에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년 8월부터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 박태원의 소설) △이상의 집(1920년 8월 출생한 작가 이상의 생가 복원) △평안교회(1975년 8월 설립예배) △남산1호터널(1970년 8월 준공) 등도 후보로 제시됐으나 선정되지 못했다. 한편 '서울미래유산'은 다수의 시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기억과 감성을 지닌 근·현대 서울의 유산으로 2013년부터 시작해 현재 489개의 미래유산이 지정돼 있다. 서울시는 미래유산 보존에 대한 시민공감대 형성을 위해 사진·스티커 공모전, 미래유산 답사 프로그램,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미래유산관 운영 등 시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백운석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코로나와 무더위로 힘든 시기에 미래유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매월 소개되는 '이달의 미래유산'을 통해 우리 주변의 소중한 보물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남북 군 통신연락선이 복원되면서 정부가 북한과 교류를 위한 후속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등을 고려해 우선 영상회담 시스템 구축을 북측에 제의한 상태다. 만약 북측이 호응한다면 올 추석을 전후로 이산가족 화상 상봉은 물론, 비대면 고위급 회담이나 정상회담까지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신선 복원 이틀째인 지난달 29일 정부가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위해서는 남북 간 합의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 남북 간 협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직 협의가 완료된 사안은 아니지만 북측과 계속 논의하겠다는 답변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가장 시급한 인도적 사안으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특히 화상 상봉은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이자 당면한 코로나 상황에서 즉시 추진할 수 있는 가장 실효적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남북 정상은 지난 2018년 9·19 합의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우선 해결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만약 북측이 호응해 이산가족 화상 상봉 행사가 이뤄진다면 그 시기는 올 추석 즈음이 유력해 보인다. 7월 통신선 복원에 이어 8월 남북 간 구체적 협의 및 영상 시스템 개·보수가 이뤄지고 9월 추석(21일) 전후 비대면 만남이 성사되는 시나리오다. 내년 5월 대선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를 고려해도 단절된 남북교류를 복원하는 성과를 거두려면 올 가을 '첫 단추'를 꿰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달 30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는 지금 경제 상황이나 여러 가지 조건들을 고려해 봤을 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임기 말이다.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데 올해 안에 (대북정책) 성과를 거뒀다고 얘기할 수 있으려면 올해 가을까지는 뭔가 복원이 이뤄져야 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역시 지금 (북한에 대해) 압박과 대화를 모두 하겠다고 얘기했지만, 남북이 움직이는 것을 (일정부분) 용인하고 그 속에서 한반도정세를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3국 정상들의) 의지가 합쳐져서 (통신선 복원) 결과가 나왔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짐작했다. 정부는 통신선 복원 후속조치로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협력 물자 반출 신청 2건을 승인하고 북한에 영상회담 시스템 구축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임 후)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북한과) '상시적 대화채널' 복원이었다"며 "남북 간 소통 채널이 복원된 만큼 언제라도 대화가 열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용현 교수는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의 지원이 과거에 이뤄졌었다. (때문에) 북한도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우리 측 지원에 (의해) 현재 갖춰져 있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시간이 오래 지났기 때문에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개·보수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술적으로는 단기간에 개선시킨다면 화상회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고 이산가족 화상 상봉 행사가 이뤄진다면 화상정상회담도 약식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18년 5월에도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 있는 통일각에서 원포인트 실무정상회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해 6월 개최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삐걱거릴 때 남북정상이 먼저 급히 만난 경험"이라며 "그런 식의 남북정상회담이 실무 형태로도 (화상을 통해) 가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김 교수는 "화상 정상회담, 또는 원포인트 실무형 정상회담, 또는 고위급 회담도 화상이나 여러 형태로 가능하다"며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빠른 속도로 남북관계를 복원시키고 싶어 할 것 같다. 올 가을까지 우리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면 남북 간에도 좋은 흐름이, 성과들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 전문가들이 꼽는 변수는 이달 중순 이후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전개 방향을 지켜본 이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부승찬 부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을 통해 "시기나 규모 등 (한미연합훈련) 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상황과 연합방위태세 유지, 전작권 전환 여건 조성,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한미 간에 긴밀하게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기자들을 만나 "개인적으로는 물론, 당국자로서도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혀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우려된다는 이유였지만, 통신선 복원 이후 조성된 남북 간 대화 분위기를 고려한 발언이라는 관측이 많다. 같은 날 오후 서욱 국방부 장관은 미 측의 요청으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로 현안을 공유했다. 국방부는 두 장관이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지만 한미연합훈련 관련 의견교환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남북이 27일 정전협정일을 맞아 군(軍)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지만 청와대는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남북이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보도에도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는 등 한반도정세를 둘러싼 긍정적 관측에도 자제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지난 4년 동안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실현을 위해 전방위 외교를 펼치면서 국내 행사마다 북한과의 대화로 이끌어낸 성과를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리면 최근 청와대의 태도는 어색할 정도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문재인정부로서는 대북정책이 한 번 더 어긋날 경우 내년 대선에 미칠 역풍을 고려할 수박에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 군 통신선이 복원되자 국내외 언론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어떤 후속 조치가 논의될 지 주목했다. 식량문제·코로나19 백신 지원 등 경제협력부터 고위급회담이나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까지 전망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남북 간 정상회담 논의' 보도였지만 청와대는 즉시 부인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우리정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하고 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와 관련 출입기자단에 메시지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 논의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남북정상 간 접촉이나 화상회담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문재인정부는 대북 정책에 적극적 스탠스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번 통신선 복원에 대해 청와대가 취하는 입장은 매우 신중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데다 연락사무소 폭파·해수부 공무원 피살·대통령 비난 담화 등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직 통신선만 복원된 상황이지만 야권에선 이미 실익없는 '대선용 이벤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남북대화 재개에 앞서 북한의 사과가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거세다. 특히 일부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북한의 대선개입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긴장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북 간 대화를 피할 이유는 없으나 문재인정부의 그동안 행적에 비춰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며 "북한이 우리 대선에 개입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내년 대선에서 대한민국에 그들이 다루기 편한 정권이 들어서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움직일 때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소리만 요란했던 싱가포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모두 북한 비핵화와 인권 개선에 아무런 진전도 이뤄내지 못했다"고 상기시켰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군 통신선 복원에 대해 "북한 치트키(게임을 유리하게 진행하도록 하는 속임수) 쓰려는 문재인정권의 잔꾀"라고 평가절하 했다. 원 지사는 "청해부대 집단감염·백신 부족·무너진 경제·망가진 부동산·김경수 전 경남지사 구속 등 악재가 이어지니 한다는 대처가 고작 북한발 훈풍 작전"이라며 "국가 운영을 엉망으로 하면서 위기가 찾아올 때면 쓰는 '북한 치트키'"라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남북 관계는 분명히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서 쇼만 하는 것은 오히려 남북 관계를 망치는 일"이라며 "문재인 정권 4년간 나라를 망가뜨린 것 외에 어떤 성과가 있느냐. 성과도 없고 잘못했다고 사과도 안 하는 '철면피 정권'"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일을 가지고 마치 한반도 평화가 눈앞에 다가온 양 들떠서는 결코 안 된다. 차분히 상황을 관리함으로써 진정한 평화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남북관계 이슈가 국내정치적 목적을 위한 일회성 쇼에 그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앞서 이날 경기 연천군 유엔군화장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취재진을 만나 "남북 연락사무소가 처참하게 폭파되는 장면을 같이 봤고, 서해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에 사살되고 시신마저 불태워지는 상황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과연 우리 정부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생명과 평화를 지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햇다. 국민의힘에 입당하진 않았지만 범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예비후보는 27일 방문한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애초에 핫라인이 끊어진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해수부 공무원 사살·개성연락사무소 폭발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닌 북한의 심기만 살핀다면 큰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복원된 건 다행이지만 남북한 민감한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우리가 조금 더 개성연락사무소 폭발·해수부 공무원 사살 등에 대해 주장을 하고 (북한 측에서) 뭐라고 이야기하는지 들어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덧붙였다. 야권의 반응을 차치하더라도 청와대는 기존 방식대로 적극적 스탠스를 취할 경우 식량난과 방역위기 등으로 체제 불안을 느끼고 있는 북한이 다시 빗장을 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남측의 태도와 상관없이 최근 중국에 밀착한 북한이 미중 패권 경쟁 향방에 따라 다시 한반도정세를 대결국면으로 몰아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통신선을 복원한 다음날인 28일 조중(북중)우의탑에 헌화하고 북중 친선과 항미원조 역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국해방전쟁 승리 68돌에 즈음하여 7월 28일 우의탑을 찾으셨다"며 "혈연적 유대로 맺어진 조·중친선은 공동의 위업을 위한 한길에서 대를 이어 굳건히 계승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항미원조 보가위국의 기치를 높이 들고 가열 처절한 전화의 나날들에 우리 군대와 어깨 겯고 싸운 지원군 장병들의 참다운 전투적 우의와 무비의 희생정신은 전승의 역사와 우리 인민의 기억 속에 역력히 새겨져 있다"고 말했다. 조중우의탑은 중공군의 한국전쟁(6·25) 참전을 기리는 기념물이다. 북한과 중국이 미국에 맞선 항미원조 정신을 상징한다. 청와대는 국내외 상황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당분간 대북 정책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남북 상황은) 정확하게는 서로 '우리 언제 밥 한번 하자' 정도"라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남북 간을 포함해 국제적으로도) 여러 가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정상회담이 대한민국 정부의 목표는 아니다"라며 "우리 목표는 한반도 평화를 더 단단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상회담은 그 과정에서 성과물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윤 의원은 "긍정적 시그널은 분명하지만 막연한 기대나 추측은 성급하다"며 "코로나 상황 등 북한도 내치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서로 양보하지 않는 샅바싸움을 벌이는 등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다주택 논란에 휩싸였던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1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SH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한다"며 "저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4채를 보유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후 김 후보자는 부산 금정구 부곡동 아파트와 중구 중앙동 오피스텔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와 서초구 잠원동 상가는 유지해 여당으로부터 '내로남불' 비판을 받았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반포동 아파트는 두고 부산 중앙동 오피스텔과 부곡동 아파트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부산집보다 청담동집이 낫다는 것이냐"고 비난한 바 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국토부가 발표한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28일 밝혔다. 김 의원은 국토부에 지상구간이 전혀없는 완전한 지하화를 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서울요금소 유휴부지를 활용해 버스환승센터건립과 복합개발사업을 함께 추진 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토부는 지난 14일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구간 지하화 여부가 이르면 오는 8월, 늦어도 9월 국토부 도로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동탄~강남 구간에 대한 지하화를 언급한 바 있다. 경부고속도로 분당 구간(정자1동·궁내동·금곡동·동원동·구미1동)인근은 △초·중·고 교육시설 △주상복합 업무용 오피스 등이 밀접해 있어서 만성적인 차량소음과 차량 배기가스로 인한 분진(미세먼지)으로 인해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된 곳이다. 고속도로로 인해 동서로 분단돼 고립돼 온 궁내동의 경우 학생들의 등하교 문제와 공공시설 이용 편의 문제로 늘 불편을 겪어왔다. 김병욱 의원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계획 방안을 적극 지지한다. 특히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쾌적한 도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지상 구간 남김 없이 고속도로 전체를 지하화하는 방안을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하화와 함께 추가로 서울요금소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버스 환승센터건립과 함께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한다면 주민들의 교통 편익 증진과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방안에 대해서도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민의힘은 29일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추진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의 다양성을 확보해서 국민이 취사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언론관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언론의 입을 가로막겠다는 문재인정부의 언론관은 매우 차이가 크다"며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신다면 지금 언론법 개정에 개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본인들 유리한 편에 서서 가짜뉴스 퍼트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못하면서 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느냐"며 "서울시장 보선에서 무수한 마타도어(흑색선전)로 국민 참정권을 침해한 언론인, 문재인정부 하에서 확인 안 된 무수한 음모론을 제기한 방송인이 누구인지 지적하는 진정성이 있어야 언론법 개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마치 '언론자유'의 수호자인 양 행세하고서는 이제 와 권력비판을 막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황보 수석대변인은 "의회독재까지 서슴지 않았던 이들이, 이제는 최후의 보루인 언론마저 장악하려는 것"이라며 "도대체 무엇이 그리도 두려운가. 무엇 때문에 이리도 서두르고,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는가. 그렇게나 언론의 자유를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답해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7일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언론의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배상액 하한선은 해당 언론사 매출의 1만분의 1, 상한선은 1000분의 1 수준으로 명시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서울시는 올 상반기에 주부들로 구성된 '미스터리 쇼퍼' 활약으로 마트·시장 정육점 669곳을 점검해 '한우둔갑판매업소' 13개소를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미스터리 쇼퍼(손님으로 가장해 매장을 방문하고 서비스를 평가하는 사람)는 현재 시민명예감시원 108명 중 한우 지식이나 구매 경험이 많은 주부를 중심으로 우리 축산물 안전지킴이단 31명을 운영 중이다. 한우 구매요령과 점검 시 유의사항 등을 숙지한 후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 축산물 안전지킴이단은 6개월간 관내 한우판매업소 669개소(전체 9600개 업소 중 6.9%)를 방문, 구두나 라벨지 등을 통해 한우임을 확인한 뒤 육류를 구입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를 통해 한우 확인검사(유전자검사)를 진행했다. 유전자 검사에서 한우가 아닌 것으로 판정받은 업소에는 조사권을 가진 축산물 검사관(수의사) 등 공무원과 주부들이 재방문해 원산지(국내산·외국산) 및 식육의 종류(한우·육우·젖소) 등을 다시 확인하는 등 민·관합동조사의 과정을 거쳐 적발이 이뤄졌다. 그 결과, 올 상반기에 적발된 업소는 13개소로 호주산 또는 미국산 등 수입산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 판매한 업소가 5개소, 육우를 한우로 둔갑 판매한 업소가 8개소 등이다. 판매지별로는 △주택가 정육점 5개소 △전통시장 내 상점 4개소 △중·소형마트 4개소로 외국산 쇠고기를 원산지 표시없이 보관하다가 한우로 거짓 표시해서 판매하는 등 일반시민들이 손쉽게 이용하는 정육점에서 판매업자들의 의도적이고 지능적인 판매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시는 분석했다. 서울시는 위반업소에 대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고발이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실시했다. 시는 작년에도 예방적 위생감시체계 구축을 위해 1158개소를 방문해 23개소를 적발하고 고발 및 영업정지 조치를 취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코로나19로 대면단속 보다 축산물의 주요 구매자인 주부들이 이번 기획점검에 적극 활동함으로써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단속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전국한우협회 등 유관단체와 협력을 강화해 위반 업소를 퇴출하고 우리 축산물을 지키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남북이 27일 올해 정전협정일에 맞춰 군(軍)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면서 남북대화에 이은 북미협상이 일정 부분 결실을 맺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변수는 문재인정부의 1년도 채 남지않은 임기와 최근 심화된 미중 패권경쟁의 향방이다. 이번 통신연락선 복원은 남북 정상이 지난 4월부터 수차례 친서를 교환한 결과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양 정상은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켜 나가자는 데 대해서도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다만 정상 간 통화(핫라인)나 회담 계획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별도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간 북측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양 정상이 "최근 여러 차례 주고 받은 친서를 통해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큰 걸음을 내짚을 데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지금 온 겨례는 좌절과 침체 상태에 있는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도 했다. ◇ 식량난·방역위기에 대외환경 변화 시동? 관련 전문가들은 일방적으로 통신연락선을 끊었던 북한이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최근 식량난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방역 위기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력갱생은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우선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8일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은 견해에 공감하며 "(북한의) 지금 내부 사정, 코로나 상황이 (그동안) 굉장히 원시적인 방법으로 (국경을) 닫아 걸었지만 방역에 구멍이 생겼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명히 문제가 생겼고 북한에 나오는 담론들을 보면 위기감들이 등장한다"며 "확진자는 없지만 계속 위기 상황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내부적인 원인이 크다"며 "지금 북한의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들을 보면 농사 걱정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고 북한의 식량난을 주목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올해 식량 문제가 아주 심각해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결국 이런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상대는 남쪽(대한민국)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통일부장관이 호응을 해 주면서 북한의 식량 문제 등 내부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김정은)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식량 지원 요청을 위한 (조치였을)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방역을 하는 바람에 국경을 막아 놓고 있지 않느냐. 그래서 중국과도 원활하게 소통이 안 되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책임질 수 있다고 말했지만 북한은 코로나 방역 때문에 그것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북한도 이제 백신을 맞아야 하지 않겠느냐. 우리(정부)와 백신협력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 그동안 러시아나 특히 중국으로부터 얼마든지 백신을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제 판단에는 김정은 위원장(노동당 총비서)이 방역에 대해 과민할 정도로 방역을 하고 있다. 중국 백신이 갖고 있는 예방률의 취약성을 생각한 것 같다"고 짐작했다. ◇ 신중론 우세…청와대도 확대해석 경계 당장 통신연락선 복원이 한반도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변화를 불러 올 수 있는 '신호탄' 정도로 보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청와대 관계자도 통신연락선 복원 외에 논의한 사안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바 있다. 김준형 원장은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우리가 희망고문을 하면 안 된다. 굉장히 중요하고 긍정적이지만 협상의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시동(을 건 상황)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이 상황이 치밀하게 물밑에서 (양 정상이) 계획했고 이어질 순서가 정해져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벌써부터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나오고 북미가 연결되는 얘기가 나오지만, 그렇게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하더라도 이런 일들이 쉽게 일어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또 다른 희망고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냉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만료 전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가장 낮은 단계인 '통신선 복원'이라는 출발선에 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박수현 수석은 "실현 가능하고 합의 가능한 징검다리가 (남북 사이에) 놓일 수도 있겠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암초들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암초를 제거해가면서 북한이 발표한 대로 '큰 걸음'에 이르길 저희는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갈 뿐"이라고 말했다. ◇ 관건은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실행 여부 분석도 내달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실행 여부에 따라 남북 대화 후속 조치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한미연합훈련이라고 하면 북한은 경기를 일으킨다. 통신선을 복원하고 한 달도 못 된 시점에 다시 한미연합훈련 문제로 판이 흔들리거나 깨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대비책없이 27일 (통신선 복원을) 발표했겠나. 한미 간에 조율이 됐거나, 조율 중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도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통신선 복원은) 북한이 이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를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앞으로 있을 8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이라든지 소위 북한을 자극하는, 불신감을 심화시키는 그런 행동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짐작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차관은 "지금 북한은 수십만명의 군인들조차 경제건설 현장에 동원했다. 폭염 때문에 가뭄현장에도 (군인들을) 동원시켰다"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면 결국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이 사람(군인)들을 전투 현장으로 불러내야 하는 고민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어떻게 지혜롭게 넘어가느냐는 문제가 남북관계 향방의 시금석으로 볼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 패권경쟁 美·中, 북한 문제는 '대화 우선' 기조 유지 김정은 정권 내부 사정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외교전략도 북한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미중 양국은 최근 군사·경제 분야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북한 문제에 한해서는 '대화 우선'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27일 남북 통신선이 복원되자 중국 외교부는 "남북한이 대화로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역시 "외교·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화와 외교를 중시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3달 가까이 북한에 대화 제스처를 취했지만 북한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과 회담하면서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대립각을 세웠지만 북한 문제는 협력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외교가 일각에선 북한이 셔먼 부장관의 방중 결과까지 지켜본 이후 통신선 복원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서울시의회는 열린 의정을 통한 지방자치의 발전과 의원들의 전문적이고 활발한 의정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의회 청사의 확장과 내진 보강 공사를 오는 2023년 완공하기로 하고, 그 첫 단계인 설계자 선정을 마쳤다고 28일 밝혔다. 의원회관은 1973년 건립돼 지하1층 지상9층 전체 연면적 7146㎡규모이며, 서소문청사 제2동은 1968년도에 건립, 지하1층 지상 10층 규모로 연면적 약 1만 4075㎡이다. 이 중 설계공모의 범위는 서소문청사 2동 2층~3층을 포함해 의원회관 및 서소문청사2동 2~6층의 공간 리모델링(총8525㎡), 서소문청사 2동의 내진보강·노후화된 설비의 교체 등이다. 예정 공사비 134억 8000만원, 설계비 8억 600만원이 투입된다. 이번 설계공모는 4개의 과제를 평가해 설계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의회의 비전에 합당한 공간 개념 제시 △시민과 의회가 공유하는 공간의 개념 제시 △의회공간(상임위원회 등)의 공간 개념 △설계를 진행하는 방법에 대한 제안 등이다. 시의회는 4가지 과제에 대한 공개 심사위원회를 거쳐 당선자로 '제공건축사사무소'의 고태식 대표의 작품을 선정하고 공개했다. 당선자에게는 계획·중간 및 실시설계 계약 우선협상권이 주어진다. 당선작은 '열린의회, 투명한 의회, 소통하는 의회'라는 주제의 작품으로 건축사는 교통·문화·안전 등 도시의 모든 활동들을 대표하는 10개 위원회의 공간 구성을 폐쇄적이지 않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으며, 천편일률적인 그리드의 사무공간을 변화시키고자 했다고 시의회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국제설계공모는 참가 접수부터 작품 제출~최종 심사까지 전 과정이 종이 없는 '디지털 공모'로 진행됐다. 또한 최종심사는 유투브 생중계를 통해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심사로 진행됐다. 심사위원단은 "앞으로 시의회 청사가 가져야 할 비전과 가치를 가장 현실적으로 대범하게 풀어낸 수작이며, 열린 의회의 개념이 가장 잘 드러난 자유로운 평면의 혁신"이라며 "공사 및 비용면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서노원 의회사무처장은 "이번 의회청사 리모델링 및 내진보강 공사를 통해 지방분권 강화 및 인사권 독립에 대비하는 등 양질의 의정활동을 지원해 주민이 필요로 하는 행정을 찾아 자치법규를 제정하고 적절한 시기에 재정을 투입하는 등 주민의 삶의 질과 복지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보 주택정책실장은 "열린 의회와 활발한 의정활동을 위해 건축의 공간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사업"이며 "투명한 의회, 시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위한 공간이 잘 구현돼 시민이 사랑하는 의정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서울 국·공립 어린이집에 환기시설 설치비용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감염에 취약한 영유아가 밀집해 있는 어린이집에 실내 공기질을 개선해주는 공기순환기를 설치해 실내 오염도를 낮추고,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을 보낼 수 있도록 '환기안심 어린이집'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지원 대상은 영유아보육법 제10조 제1호의 국·공립 어린이집(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운영하는 어린이집)으로, 환기시설 설치 의무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중소규모 국·공립 어린이집이다. 현재 연면적 430㎡ 이상인 서울시 국·공립 어린이집은 건축법에 의한 어린이집 환기설비 설치의무 대상으로 환기시설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2009년 12월 31일 이전에 건축된 어린이집은 연면적 1000㎡ 이하인 경우 설치의무 대상이 아니었다. 이런 국·공립 어린이집이 75%(1749곳 중 1313곳)에 달한다. 현재 환기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어린이집은 창문을 개방하는 방식으로 자연 환기해 관리자의 노력에 따라 실내 공기질과 오염도가 제각각인 상황이다. 게다가 자연환기 방식은 실내 공기가 한순간에 빠져나가기 때문에 열손실이 커 에너지 부하도 크다. 공기순환기가 설치되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잠시 가뒀다가 차갑게 하거나 덥히는 열교환 방식을 이용해 건축물의 냉·난방 에너지 절감에도 효과가 있다. 시는 20개 자치구 29개소 국·공립 어린이집에 153대의 공기순환기 설치를 지원한다. 자치구를 통해 신청 받아 지원 대상 선정을 마쳤다. 총 5억원 전액 시비를 투입한다. 8월 1일까지 공기순환기 설치 보조금을 자치구에 교부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자치구는 시비 보조금을 받아 8월~11월까지 설치공사를 실시한다. 각 어린이집과 협의해 장소·설치용량 등에 맞는 공기순환기 종류를 선택해 설치할 예정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코로나19 이후 건축물 환기설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어린이집 환기설비 설치를 지원해 일상 속 코로나19 생활방역은 물론 에너지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업 결과 모니터링을 통해 환기설비 설치의 지속적인 지원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는 옛말이 됐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다가오면서 구(舊) 계파 출신 전·현직 의원들이 속속 대선주자들 지지를 표명하며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계파 이름과 구성원만 바뀔 뿐 소위 '헤쳐모여' 방식으로 재편성되는 흐름이다. 범(凡)야권 대권주자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당내 지지세력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이명박계·박근혜계 출신을 비롯해 정계를 떠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를 도왔던 이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윤석열 캠프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윤석열캠프의 정책 총괄을 맡고 있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과 캠프의 후원회장인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는 각각 박근혜·이명박정부 관료 출신이다.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정진석·권성동 의원은 '이명박계'로 분류됐던 정치인들이다. 두 사람은 26일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의원들 40여명과 함께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명박계'가 주축이 된 '친윤석열계'가 세력을 과시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권성동 의원은 2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친윤(친윤석열)계가 당내에 존재하고 있지는 않다"며 "우리 당에 윤석열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윤석열이라는 인물을 통해야만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윤석열을 지지하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와 친분이 있어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핵심 친박'으로 꼽혔던 김재원 의원도 윤 전 총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한 40여명의 의원들에 대해서도 "그게 '친윤석열' 사람들"이라며 '친윤석열' 호칭에 거부감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김 의원 외에 이만희·최형두 의원도 '친박계'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윤 전 총장에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안주자'로 평가 받았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계파가 형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해진·박대출·김미애·김용판 의원 등 현역의원 6명은 26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최 전 원장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형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의원은 2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재형 캠프로 정치권 인사들이) 전화를 많이 주시고 많이 합류하고 있다. 20~30명이 넘는 인원"이라며 "(최 전 원장에게) 직접 전화한 분들고 많고 전·현직 의원들이 지금 굉장히 많다"고 밝혔다. 최재형 캠프도 이명박계와 박근혜계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김영우 상황실장과 김기철 공보팀장 등이 '친이계'로 분류된다. 최 전 원장 지원 방안을 논의했던 조해진·박대출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이밖에 최근 복당한 홍준표 의원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유승민 전 의원·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도 이미 계파가 있거나 재편성될 가능성이 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도 본래 '유승민계'로 분류됐던 정치인이다. 당대표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김웅 의원과 바른정당 출신인 유의동 의원 등도 '유승민계'로 볼 수 있다. 모두 비교적 이념색이 적어 중도층 표심 공략에 유리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무성 전 의원도 바른정당 출신으로 유 전 의원과 가깝다. 원희룡 지사도 세몰이 중이다. 원 지사 지지 모임인 '희망오름' 창립 행사에는 현역 의원 40여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원 지사를 지원하는 정치권 인사들도 '친이계'와 '친박계'가 포함돼 있다. 윤재옥·윤두현 의원은 '친박계'로, 원희룡 캠프 좌장을 맡은 김용태 전 의원은 과거 '친이계 핵심' 인사로 분류된다. 잠시나마 '홍준표계'로 불렸던 전·현직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결집력이 강하지 않다는 평가다. 다른 계파에 비해 뿌리를 내릴 시간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키즈'로 불렸던 배현진 의원이 홍 의원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박완수·추경호 의원과 김명연 전 의원 등은 과거에는 '황교안계'로 분류됐다.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던 인사들 중 일부도 황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비레대표 의원인 허은아 의원은 최근 황 전 대표의 '명불허전보수다' 강연을 위해 사무실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거센 내부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내년 대선 이후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합의하면서다. 당원들은 여권 인사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 합의 번복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21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재논의했다. 민주당은 전반기 국회에서 운영위·법사위·기재위·과방위·외통위·국방위·행안위·산자위·복지위·정보위·여가위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맡는 대신 내년 대선 이후인 후반기 국회는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주말이었던 24~25일 이틀 동안 민주당 지도부와 유력 인사들에게는 합의 번복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문자폭탄'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송영길 당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이재명 경기도지사 등도 문자폭탄을 받았다. 당원 게시판에는 윤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논란 수습에 나섰던 윤 원내대표는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거듭 법사위 기능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법사위에서 체계·자구심사 외에 법안 심의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체계·자구심사 기한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했다는 합의 내용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해명에도 한동안 당원들의 반발이 수그러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법사위 막강 권한에 '국회 상왕' 표현도 이유는 국회 18개 상임위 가운데 법사위의 권한이 가장 막강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단원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법사위가 '상원'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여야가 합의한 법안도 체계·자구심사를 빌미로 무기한 처리를 연기할 수 있다. 법사위원장이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으면 견제할 방안이 없어 '무소불위', 혹은 '상왕'에 가깝다. 법사위가 태생부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던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심사할 수 있는 정도에 그쳤다.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 기능이 오늘날처럼 막강해진 것은 박정희정부 시절인 1973년 국회법이 개정되면서다. 이 때부터 법사위가 본회의 최종 관문으로 '게이트 키퍼(문지기)' 역할을 하게 됐다. 정치권에선 이를 감안하더라도 법사위가 체계·자구심사 기능에만 집중한다면 비판을 받을 소지가 적다는 게 중론이다.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법률로서 체계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기술적인 부분만 심사한다면 정치권이 법사위를 놓고 다툴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월권 논란'이다.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적 하자가 없는 법안도 체계·자구심사를 명분으로 법사위에서 계류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워낙 관례적으로 이뤄져 문제 아닌 문제로 지적돼왔다. 최근엔 과거와 달리 법사위 외 다른 상임위에도 법률전문가 출신 의원들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별도의 체계·자구심사 과정이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법사위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지만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만큼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가장 최근의 예는 직전 20대 국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2020년 4월, 총선을 약 6개월 앞둔 2019년 11월 당시 20대 국회는 계류하는 민생법안이 1만 6000여건에 달했다. 법안 처리 실적은 29%에 불과했다. 사회적 이슈가 됐던 청년기본법·유치원3법·소부장(소재부품장비)법·소상공인지원법·데이터3법 등도 길게는 1년 이상 처리가 미뤄지고 있었다. 당시 법사위원장은 야당인 미래통합당(現국민의힘) 소속 여상규 의원이었다. ◇ 여야 간 법사위 쟁점은? 논쟁의 핵심은 '법사위는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집권여당이 다수당까지 된다면 야당으로서는 법사위가 유일한 견제수단이라는 논리다.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사실상 170석 안팎을 차지한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자 야당이 강하게 반발했던 것도 이러한 주장에 근거한다. 야당이 법사위를 맡는 관행 아닌 관행은 김대중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 정부까지는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데 지금 정도로 논란이 일지는 않았다.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고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개념이었다. 헌정사상 최초 여소야대 정국을 맞은 노태우정부 때 14대 국회가 처음으로 원구성협상을 시작했다. 다만 이 때도 법사위원장은 여당 소속 의원(민주자유당 현경대·박희태)이 맡았다. 김영삼정부 때 15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도 여당 소속 의원(신한국당 강재섭)이었다. 야당 소속 의원(한나라당 목요상)이 법사위원장을 맡은 사례는 김대중 정부 때인 15대 국회 후반기가 처음이었다. 이후 박근혜정부 시절인 19대 국회까지 법사위원장은 야당에서 맡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관례처럼 여겨질 뿐 관례라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박근혜정부 시절 20대 국회는 민주당이 야당이지만 총선 결과 제1당을 차지해 국회의장을 가져가면서 법사위원장을 포기해야 했다.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을 모두 야당이 맡을 경우 오히려 여당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국회 차원에서 지원할 방편이 전혀 없다는 논리가 받아 들여졌다. 때문에 꼭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보다는 '야당에도 견제수단이 필요하다'는 논리 수준에 정치권이 어느정도 공감해왔다고 보는 편이 타당해 보인다. ◇ 법사위 권한 제한하면 문제없을까 윤호중 원내대표는 "법사위를 야당에 그냥 넘긴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법사위에서 체계·자구심사 외에 법안 심의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심사 기한은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여야 합의문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심사기한(60일)이 경과한 이후에는 본회의 부의 여부를 소관 상임위가 지체없이 결정하기로 하고, 심사 시 각 부처에서 차관 출석을 원칙으로 해 법사위의 "갑질과 시간끌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여야 원내대표 간 신사협정 내용이 포함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국회법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내용이 모두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국회법을 어기는 경우도 있는데다 심지어 아직 국회법 개정이 이뤄진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2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금도 국민의힘이 국회법을 밥 먹듯이 어기고 있는데 국회법을 바꾼다고해서 정말 (법사위가) 체계·자구심사만 해줄지 궁금하다"며 "(일하는 국회법 이후) 지금도 상임위를 개최를 의무화했지만 제가 소속돼 있는 과방위가 안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만약에 법사위의 상왕적 성격을 없애려고 했었다면 합의문에서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기능 조정 관련된 부분은 조금 부족해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박 의원은 "체계·자구 심사범위를 벗어나서 심사를 해선 아니 된다는 문구를 넣겠다고 했지만, 어떤 게 체계·자구 심사범위에 들어 가냐 마냐, 이 부분에 대해서 사실은 법사위가 다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라며 "120일로 돼있는 체계·자구 심사기능을 60일로 단축한다는 내용도 담겠다고 하는데, 60일 넘어서 심사할 수도 있다. 지금도 120일을 넘어서 심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34조 9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에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정부안 제출 이후, 코로나 재확산 상황까지 반영해 초당적으로 심의하고 협력해 주셨다. 코로나로 지친 힘든 국민들께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어려운 분들에게 적기에 신속히 지원될 수 있도록 추경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국민재난지원금'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것을 염두에 둔 듯 "전 국민 지원은 아니지만, 국민 다수가 힘겨운 시기를 건너고 있고, 많은 분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는 분들에게 양해의 말씀을 구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 추경 재원을 적자 국채 발행 없이 마련했을 뿐 아니라, 초과 세수 중 2조원을 국채 상환에 사용함으로써 재정 건전성을 높일 수 있게 된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이제 추경을 집행하는 정부의 시간이다. 당장 절박한 소상공인 피해지원을 최우선에 두고, 최대한 준비절차를 단축해 빠르게 지원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항만안전특별법'·'산업위기대응특별법'등 민생법안들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통과된 것을 반기면서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는 부동산 투기 근절 입법에도 속도를 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서울시는 친환경 전기택시 3차 보급사업에 참여할 개인 및 법인택시 사업자 모집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지난 2월과 5월 2차례에 걸쳐 전기택시 300대를 보급한데 이어, 이번에 3차(추가) 보급분 330대에 대해 내달 2일부터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다만 최근 2년 내 전기택시 보조금을 지급받은 개인택시 사업자는 신청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추가 보급은 올해 보급대수 300대가 상반기 중 조기 소진된 이후에도 전기택시 전환을 희망하는 운수사업자가 상당함에 따라 추가예산을 확보해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에 출시된 국산 전기차 구매를 원하는 택시기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조금액은 1·2차 보급과 동일하며, 차량가격 및 차량 성능에 따라 구매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9000만원 이상 고가차량은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6000만원 미만 차량은 보조금을 최대한도로 지원한다. 6000만원 미만 차량은 100% 범위 내에서, 6000~9000만원 미만 차량은 50% 범위 내에서 지원하며, 9000만원 이상 차량은 지원하지 않는다. 차량 성능에 따른 보조금은 연비·주행거리·에너지 효율성(상온·저온주행거리) 등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또한 택시는 일반 승용차보다 하루 주행거리가 7~13배 길어 전기차로 교체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따라서 일반 승용차보다 800만원 많은 최대 18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시는 2015년 60대를 시작으로 2021년 7월까지 총 1335대의 전기택시를 보급했으며, 이번 2차 보급이 완료되면 총 1665대의 전기택시가 보급될 예정이다. 특히 전기택시는 지난해 11월부터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해 모든 요일에 택시를 운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를 고려해 전기택시 전환 희망자들이 증가하면 친환경 택시 보급이 활성화 돼 기후 위기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전기택시 보급사업 참여 및 보조금 신청은 내달 2일 오전 9시부터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을 통해 온라인 접수를 받는다. 택시사업자가 자동차 제작·수입사와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서류를 자동차 제작·수입사에서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으로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내달 2일 이후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친환경 전기택시에 대한 택시사업자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상반기 중 올해 보급량이 전체 소진된 만큼, 이번 추가 보급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앞으로도 전기택시 보급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2040년까지 서울택시를 100% 친환경차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족보 검증'의 무대로 변질되고 있다. 양강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소환됐다. '친노(親盧)·친문(親文)' 진영의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후 여권 잠룡들 간 적통성·전통성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적통 논쟁'은 지난 예비경선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의원의 단일화 합의가 불을 지폈다. 참여정부 시절 산업부 장관을 지낸 정 전 총리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이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고리로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한 4기 민주정부 수립'을 주창하면서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재명 지사에 맞서 '반(反)이재명' 연합을 형성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범(凡)친문'으로 분류되는 이낙연 전 대표가 적극적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본경선을 앞두고 다시 '적통 논쟁'이 불거진 계기는 김경수 전 지사의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이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가 구심점을 잃자 잠룡들 간 '친문 표심'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적통성 논란'으로까지 번진 모양새다. '적통성' 프레임에 한해 비교적 열세로 평가받는 이재명 지사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논란을 상기시켰다. 이재명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지난 2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노 전 대통령 탄핵 표결 찬반 여부를 밝히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지사 본인도 다음날인 22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낙연 후보가 스크럼까지 짜가면서 탄핵 표결을 강행하려고 물리적 행동까지 나서서 한 것이 사진에도 나왔다. (반대 표결을 했다는 이낙연 후보 측의 주장은)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당시 기자였던) 윤영찬 기자가 쓴 기사에도 '이낙연 의원은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고 나온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언급한 '윤영찬 기자'는 현재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이다. 이재명 캠프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됐던 국회 본회의장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해당 사진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을 무심하게 바라보는 모습으로 촬영됐다. 다만 언론보도 등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이와 다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시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찬반투표는 재적의원 271명 중 19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찬성 193명·반대 2명으로 가결됐다. 반대표를 던진 2명은 이낙연 전 대표와 김종호 자민련 의원으로 확인됐다. 이 지사 측에서 이를 문제삼는 이유는 당시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들과 인연의 깊이가 '적통'을 가늠하는 척도라면 노 전 대통령 탄핵 논란 등은 민주당 대선주자로서 정통성을 둘러싼 검증으로 볼 수 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던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한 이 전 대표로서는 사실 여부를 떠나 의혹 제기 만으로도 뼈아픈 대목이다. 이른바 '문심(文心)' 경쟁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먼저 움직였다. 이낙연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최인호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가슴 뭉클한 이야기 : 김경수와 이낙연, 그리고 문재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기엔 이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통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해당 글에서 이 전 대표는 "지금 어려움을 잘 이겨내시면 김 (전) 지사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고, 김 전 지사는 "제가 버티는 것은 잘하지 않느냐. 대통령을 잘 부탁드린다. 잘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문 대통령을 잘 모시겠다. 잘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곧 영어의 몸이 될 김 전 지사는 본인보다 대통령을 먼저 걱정했다. 과연 김경수답다"며 "대통령 안 했으면 안 했지, 차별화는 안 한다던 이 전 대표는 문 대통령에 대한 자세를 거듭 다짐했다. 초지일관하는 이낙연 다움"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지사의 한 언론 인터뷰 발언도 이 전 대표 측의 비판에 휩싸였다.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백제 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이 전 대표가 내년 대선에서)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는 이 지사의 발언이 '호남불가론'이라는 주장이다. 이낙연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24일 논평을 내고 "지역주의와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호남불가론'을 내세우나 고(故)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피를 토하며 외치던 동서 화합과 국민통합의 정신을 거들떠보기는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낙연 캠프 총괄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병훈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국민 마음속에 게토(ghetto)를 만드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게토 수용구역에 몰아넣고 차별과 혐오 학살을 저질렀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대선주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은 노 전 대통령 탄핵 논란과 관련 이 전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모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한 새천년민주당에 이 전 대표와 추 전 장관이 잔류했던 사실을 부각한 것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추 전 장관은 민주당 지지층에 사죄하기 위해 광주에서 '삼보일배'를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에게 '탄핵 찬성' 의혹을 제기할 입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007년 대선국면에서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한 정동영 전 의원을 이 지사가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은 "(당시) 정동영씨가 도로 민주당을 하자고 한 것은 '노무현을 버리자'는 말이었다"며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의 선택은 익히 알려진 일"이라고 상기했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향해 "서로들 총을 겨누고 '팀킬(같은 팀을 공격하는 행위)'같이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2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추미애의 깃발 북 콘서트'에서 '당내 경선과정에서 원팀 정신이 지켜지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빨리 돌아오십시오. 아드님들"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추 전 장관은 자신을 민주당의 '맏며느리', 나머지 주자들을 민주당의 '아드님들'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 출신으로 비교적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적은 박용진 의원은 23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현재 민주당 경선에서) 전형적인 구태 네거티브 정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가 계속 이런 식으로 경선을 끌고 가는 것은 구태정치 그 자체다. 후보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를 해도 유분수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거의 17년 전에 있었던 일을 다시 끌고 들어와서 서로 이것을 가지고, 그리고 또 사생활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가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관심사도 아니고 먹고사는 문제도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지는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고 창피한 지경"이라고 질타했다. 대선주자는 아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도 24일 "노무현을 선거에서 놓아달라"고 호소했다. 곽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또 노무현 소환, 노무현을 선거에서 놓아달라"며 "노무현을 기준으로 편가르지 말아달라. 노무현을 적대적으로 소비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이 '태극기부대' 등 강경보수층과 관계 설정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통상 전국단위 선거인 대선은 '확장성'이 중요하지만 이른바 '집토끼'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표심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이들의 향후 관계 설정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의힘의 시각이 여전히 '태극기부대' 등 강경보수 세력을 '집토끼'로 바라보고 있는지부터 짚어봐야 한다. 이념과 정체성에서 교집합이 있더라도 선거 승패에 미칠 영향력이 크지 않다면 중도층 표심에 반하면서까지 리스크를 감수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확실한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자면 '태극기부대'는 강경보수층을 대변하는 세력 중 하나일 뿐, 그들 전체를 아우르는 표현은 아니다. 태극기부대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를 기점으로 '강성 친박' 성향 집회를 꾸준히 개최해왔다. '강경보수' 보다는 '박근혜 열혈 지지층'으로 분류하는 시각이 더 많은 이유다. 탄핵정국부터 결집한 '태극기부대'의 세(勢) 과시는 2019년 8월 자유한국당(現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때 절정에 달했다. 그해 한국당 책임당원은 2017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33만명으로 집계됐다. 당내 일각에선 '5·18 망언 공청회' 논란 등으로 보수세력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극우 성향 지지층이 대거 몰렸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가 출마한 당대표 선거도 합동연설회 등 현장 분위기는 '원조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에게 가장 유리해 보였다. 김 의원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성이 쏟아졌고 김 의원을 당 윤리위에 회부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올 때는 욕설과 야유가 빗발쳤다. 김 의원을 당대표로 지지해 세력화를 도모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이러니하게 당 내에서 태극기부대와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전당대회 때 현장에서는 태극기부대의 위력을 실감했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김진태 후보는 3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치 신인' 황교안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됐고 '중도 이미지'를 내세운 오세훈 후보가 2위를 차지해 경쟁력을 입증했다. 야권 일각에선 태극기부대가 '스피커는 크지만 실제 표심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고 민심을 가늠할 척도도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실질적인 '선긋기' 움직임은 이듬해인 2020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前자유한국당)이 사실상 '궤멸'에 가까운 대패를 하면서 자성론이 대두됐고 '극단적 주장이나 수단'과 결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졌다. 새로 취임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외연확장을 기치로 내걸었다. 당명도 비교적 이념색이 희미한 국민의힘으로 변경했다. 태극기부대와 연을 이어가던 일부 정치인들은 코너에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무리하게 도심 집회를 열거나 집회에 참석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당 내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아스팔트 우파와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당 차원에서 집회 주최측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주길 요구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당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사회에서 극우라고 하는 분들이 저희와 다르지만 일반 국민들 보기에는 같은 보수 계열로 뭉뚱그려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 분들의 주장 때문에 우리 당 전체가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정당으로 비치고 그것 때문에 쉽게 지지를 못하게 하는 점이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인정했다.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분들(태극기부대) 주장이 우리 당 판단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확실하고 명확하게 선을 그을 것"이라고 강조한 지 사흘 만이었다. 이후 국민의힘과 소위 '강경보수' 지지층의 거리두기는 일정 부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21대 총선에서 '원조친박'으로 불리던 의원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 당내 영향력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워낙 이념색이 옅은 인물인데다 본의 아니게 일정부분 세대교체도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 비대위원장 사퇴 후 새로 취임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러한 흐름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 최근 태극기부대를 다시 소환한 이유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 표'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대선이 아니더라도 모든 선거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례로 태극기부대와 확실하게 선을 긋겠다고 선언했던 이준석 대표도 당대표 후보 시절에는 유튜브 채널 JTBC인사이트 '신예리의 밤샘토크'에 출연해 "태극기부대도 세분화를 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원하는 분들과 성조기를 들고 나와 한미동맹을 얘기하시는 분들은 존중하고 인정한다"며 "이스라엘기를 들고 (집회에) 나온 분들부터는 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태극기부대 대부분을 국민의힘에 필요한 지지층으로 분류한 셈이다. 태극기부대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행보도 '강경보수'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 같은 행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면서 진보와 탈진보까지 껴안으며 중원을 향해 갈 것처럼 계속 얘기를 해왔는데 (출마선언과) 그 후에 언동을 보면 중원은 포기한 사람처럼 보여진다"며 "그동안 정치 선언도 통합이라는 얘기는 없고 분노만 표출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중도까지 포괄하는 메시지를 낼 줄 알았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길로 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수도권과 중도층·젊은층에 중점을 둘 거라 예상했는데 출마 선언과 그 뒤에 행보를 보면 '굉장히 보수 쪽' 사람들에 어필하려는 것 같다"며 "출마 선언에서 자유라는 말을 굉장히 강조했는데 굉장히 보수적 생각"이라고 바라봤다. 이준석 대표도 21일 SNS 여야 대표 토론에서 "저는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대구 (합동) 연설에서 나중에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오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탄핵에 대해서는 '그 강을 내가 건너자'하고 치고 나갔다. 그래서 그 강을 건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윤 전 총장이 대구에서 한 발언은) 다시 그 강으로 들어가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비판했다. 전날 대구를 방문한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자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전직 대통령들은) 존경할 만한 부분이 다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대해서는 "(대구) 지역에서 배출한 대통령에 대한 수사 소추를 (검찰 시절) 했던 것에 대해 섭섭하거나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마음 속으로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다"며 "검사로서 형사법을 기준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서 일했던 것"이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정치적 표현이라서 (윤 전 총장의 대구 발언이) 이해가 간다"며 "(하지만) 윤 전 총장이 장외에 머무는 이유는 중도 확장성을 가지려고 (입당을) 늦춘다는 것이 공통의 이해인데, 그 발언은 저희 중에서도 오른쪽으로 가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님아 그 강에 빠지지 마오'라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다"며 "그것(탄핵)을 연상시키는 발언은 저희 당에 입당하고자 하는 주자들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공개적으로 "이제는 태극기부대도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제게 돌을 던진다고 하더라도 태극기부대까지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며 "우리 모두 같은 대한민국 국민들 아닌가. 모든 사람을 끌어안는 일을 과연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제가 하겠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태극기부대와 결별하는 분위기인데 당내에서 논란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큰 논란이 있을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우리는 정권교체가 목표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모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황 전 대표는 앞서 지난 19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태극기집회가 곧 악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무엇이 강경 보수세력인지에 대해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었다. 철학과 이념을 차치하고 정치공학적으로만 바라보면 최근 '위기론'이 불거진 윤 전 총장과 '지지율 상승'이 절실한 황 전 대표 모두 '집토끼'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관건은 태극기부대를 중심으로 한 '강경보수' 지지층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여부다.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22일 와 통화에서 "강성보수 비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지지율인 5% 정도로 본다"며 "전체 (유권자)를 100%로 볼 때 (5%는) 크지 않지만, 그 중 보수 (유권자) 비율을 30~35%로 본다면 (거기서 5%가 차지하는 비율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배종찬 소장은 "그러나 온건보수 비율이 보수(지지층) 전체에서 자치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므로 (한 예로) 유력후보인 윤 전 총장의 보수강화 전략은 외연확대에 효과적이지 못하다"며 "안보는 강성보수로, 나머지 주제는 온건보수로 가는 전략이 (비교적 더) 효과적이다. 그런 점에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전략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