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자동차는 잘 몰라도 운전은 좀 해본 기자가 쓰는 제네시스 GV80 시승기 

제네시스 GV80은 2018년 뉴욕모터쇼에서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이 지난 15일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말로 예정되었던 출시일에서 2개월가량 미뤄졌지만, 고객들은 의리있게 기다려줬다. 

출시 전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스파이샷이 공개되면서 기대는 한껏 올라갔다. 출시와 시승 행사에는 어느 때 보다 많은 국내외 기자들이 몰리며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오랜 기다림이 반영된 듯 GV80는 판매 첫날 계약 대수 1만5000여 대를 기록했다. 

이날 시승은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킨텍스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를 이용해 인천시 송도구에 위치한 경원재 앰버서더 인천까지 왕복하는 총 140km 코스다. 

 

제네시스 GV80. /현대차 제공

GV80을 처음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차량의 색이었다. 특히 '카디프 그린' 색은 공개되자마자 '고려청자'라는 애칭까지 생겼다. 실제로 본 느낌도 좋았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한국의 색과 세련미를 느낄 수 있었다. 

외관 디자인도 기대 이상이었다. 22인치 휠 덕분인지 차의 웅장함은 물론이고, 도어 상단부부터 부드럽게 이어지는 완만한 포물선 라인이 고급스럽고 날렵한 것이 '역동적인 우아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실내 디자인은 한국의 여백의 미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실내공간 내장재에도 럭셔리함이 느껴졌다. 최근에 출시한 그랜저 실내공간과 흡사해보였지만 확실히 더 고급스러웠다. 

뒷좌석은 2열과 3열 모두 버튼만 누르면 접고 펼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아보였다.  2열에는 180cm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넓었다. 하지만 3열은 탑승하기엔 답답한 느낌이었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성인이 누울 정도로 넓다.

 

제네시스 GV80. /현대차 제공

출시 프리젠테이션에서 GV80에 탑재된 첨단사양을 들을 때는 다음 세대의 차를 만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것일까, 직접 이용해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움을 가장 크케 느꼈던 부분은 고속도로 주행 보조II(HDA II)이다. HDAII는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뿐만 아니라,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 시 스티어링 휠 제어로 차로 변경을 도와주거나 20km/h 이하의 정체 상황에서도 근거리로 끼어드는 차량에 대응하는 등 기존보다 더 다양한 상황에서 운전자의 편리한 주행을 돕는 기능이다. 

하지만 실제 운전 환경에서는 활용하기에 어려웠고, 조작 방법은 까다로웠다. 차로 변경을 도와주는 기능은 방향지시등을 중간까지만 작동해 차선을 움직이게 했다. 방향지시등을 완전히 올리거나 내리면 작동하지 않았다. 

 

제네시스 GV80. /현대차 제공

하지만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저감해주는 '능동형 노면 소음 저감 기술'은 괜찮았다. 고속 주행시 바닥과 차 틈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크다. 하지만 GV80은 고속주행을 해도 바퀴 쪽에서 들어오는 소음은 확실히 없었다. 이 기술은 세계 최초로 적용해 소재와 차체 구조 등 물리적 기술에 의존하던 기존의 소음제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보였다

주행 느낌은 무거운 핸들과 가벼운 엑셀이었다. 차가 가지고 있는 우아함을 대변이라도 해주듯 핸들은 무게감이 있었고, 엔진은 강하고 부드러웠다. 속도를 올리는데, 시간은 좀 걸렸다. 하지만 부드럽고 일관된 힘으로 고속으로 올랐다. 고속주행에도 차는 흔들림이 적고 안정감이 좋았다. 

GV80는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78마력(PS), 최대토크 60.0kgf·m의 힘을 내며, 복합 연비는 리터당 11.8km다. GV80는 우선 3.0 디젤 모델부터 판매되며, 향후 2.5 가솔린 터보 모델과 3.5 가솔린 터보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제네시스 GV80 3.0 디젤 모델의 판매가격은 6580만 원부터 시작한다. 

 

제네시스 GV80. /현대차 제공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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