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지난달 28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4라운드 9번홀(파4)에선 다소 이색적인 장면이 나왔다. 상위권을 달리고 있던 이소영(23)이 카트 도로 위에서 공을 친 것이다.

카트 도로는 골프 규칙상 ‘움직일 수 없는 인공 장애물’로 선수는 무벌타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은 공이 카트 도로 위에 떨어지면 양 옆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곳을 확인한다. 어느 쪽이 공 있는 곳에 더 가까운지 결정하고, 가까운 쪽으로만 구제를 받아야 한다. 만약 가까운 쪽이 언덕이거나 풀이 깊은 곳이라고 해도 반대쪽으로 갈 순 없다.

이소영의 공이 떨어진 곳 가까운 옆 쪽은 가파른 경사면이었다. 이소영은 구제를 받지 않고 그대로 공을 쳤다. 김영(40) SBS 골프 해설위원은 “구제를 받을 경우 (경사가 가파른) 안 좋은 곳에서 드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평지인 시멘트 카트 도로에서 샷을 하는 게 훨씬 쉽다”며 이소영이 카트 도로 위에서 샷을 강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겐 카트 도로 위에서 공을 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뒤 땅을 칠 경우 팔 등에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다. 그러나 프로 골퍼들의 경우엔 다르다. 김영 위원은 “뒤 땅을 칠 수 있는 아마추어 골퍼들과 달리 프로 선수들한테 이러한 샷은 벙커 샷과 같다. 그리 어려운 샷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소영은 성공적으로 공을 쳐 그린 위에 올렸고, 이 홀에서 파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는 이날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 7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카트 도로 위 샷으로 유명한 또 다른 장면이 있다.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50)는 지난 2014년 6월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14번홀(파4)에서 기막힌 카트 도로 위 샷을 선보였다. 당시 공이 떨어진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구제 지점은 페어웨이의 깊은 러프 쪽이었다. 때문에 최경주는 구제 받지 않고 그대로 공을 쳐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PGA 투어는 ‘빛나는 샷’이라고 칭찬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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