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K텔레콤, 5G 통한 ICT 기반 산업 강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로 그린 모빌리티 시장 공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 제공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친환경 등을 주축으로 국내 경제성장을 다시금 일으키겠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이 가운데 SK그룹의 경우 관련 분야에서 계열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 등을 통한 내부 역량 강화에 이어 사업 확대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18일 개최되는 SK이천포럼에서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포럼은 SK 구성원들이 세계적 석학·전문가들과 함께 경제·사회·지정학 이슈·기술혁신 등에 대해 토론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 및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연례 심포지엄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온라인으로만 열리는 만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최 회장이 직접 사내 방송을 통해 홍보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이처럼 SK이천포럼을 알리고 나선 이유는 그간 SK가 추진해온 비즈니스 방향이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한 딥체인지를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린 SK이천포럼에서 최 회장은 “AI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우리가 추구해온 딥체인지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며 에너지와 화학,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에너지솔루션분야 사업모델을 강조했다.

이 같은 딥체인지는 정부의 정책 가운데 하나인 한국판 뉴딜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뉴딜의 큰 주제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으로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자하는 국가 발전 사업이다.

특히 이번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선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와 도움이 필요한데 SK그룹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은 이미 딥체인지를 통한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었던 만큼 이를 국내 산업에 적용하는 것도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디지털 뉴딜에서는 정부가 5세대 이동통신망(5G)을 활용해 제조 분야에 스마트화를 추진한다. 대표적인 사업으론 ▲기존 1·2·3차 전 산업에 5G와 AI를 도입한 스마트공장 추진 ▲5G 국가망 구축 및 클라우드 전환 ▲디지털·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공공서비스 제공 ▲국민안전 SOC(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 등이다.

이런 디지털 중심의 사업에 있어서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기업은 SK텔레콤으로 다른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먼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와 손을 잡았다. ‘스마트 상수도’ 운영관리 사업이 주 목표지만 사회적 약자의 수도 사용량과 사용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SK텔레콤의 이동통신 통화이력 및 데이터 사용량 등을 결합해 돌봄 서비스로 고도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

여기에 고 부가가치 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해 신한카드와도 손잡고 빅데이터 사업 역량도 강화한다. 또한 코로나19로 침체를 겪고 있는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카드 소비 데이터와 통신사 이동 및 모바일 사용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한 분석 결과를 주요 지자체 및 관광 연구원에게 제공한다.

근본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는 5G 통신망 구축으로 디지털 뉴딜에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SK텔레콤은 이에 더해 빅데이터 경제 활성화와 국민안전을 위한 SOC 디지털화에도 나서고 있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조감도 /SK이노베이션 제공

한국판 뉴딜의 다른 축인 그린 뉴딜에 있어서는 SK이노베이션이 앞장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통적으로 정유, 화학 사업이 중심이었지만 배터리 사업에 수 조원을 투자하며 사업을 키워왔다. 올해 초만 해도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약 1조원을 들여 제2공장을 짓는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과감한 배팅에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그린 뉴딜 가운데 하나인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주역인 K배터리 분야에서 남다른 입지를 확보해 가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업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전기차·수소차 분야에서 시장 확대를 기대하게 됐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개발과 더불어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SK에너지는 지난해부터 자사 주유소에 100kW급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나섰고 올해 안에 4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서버·PC·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에 더해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환경 반도체 기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처럼 최 회장의 바람대로 딥체인지가 국가 산업 전반에 걸쳐 이뤄지는 상황속에서 SK그룹사 전체가 나선만큼 뉴딜이란 기회의 순풍을 타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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