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드업계, 신규채용 미온적 대응
카드사의 채용시장이 불투명하다./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하반기 채용계획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코로나19로 내수 경기가 위축되면서 상반기 카드사 채용시장 역시 크게 위축된 바 있다.

◆ 카드업계, 채용박람회 참여는 했지만...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BC·우리·하나·현대 등 7개 카드사는 지난 26일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 참여했다.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는 이 채용박람회는 카드업계 뿐만 아니라 ▲은행사 12곳 ▲보험사 10곳 ▲금융권 협회 10곳 ▲금융 공기업 12곳이 함께 참여한 대규모 행사로 올해 4회째를 맞이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경제가 점차 성숙하면서 저성장이 기조적으로 자리 잡은 오늘날, 일자리는 청년세대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며 "특히 올해는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위기까지 더해져 기업들의 채용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어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바로 현재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 인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회사의 미래 경쟁력은 구성원의 다양성이 얼마나 확보되는지에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IT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 데이터 신산업을 통한 외연 확장 등 금융산업 내 탈바꿈과 각성이 촉발됐고,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며 IT와 금융의 결합에 따른 취업시장 자극을 강조했다. 이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사의 금융권 진입이 이뤄지면서 카드사들의 기존 영업 방식이 변화하는 것을 인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 카드업계, 하반기 공채 계획 대부분 미정

하지만 카드사는 하반기 공채에 미온적인 모습이다. 카드업계는 신한, 삼성, KB국민카드만 하반기 공채 일정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은행사 12곳 중 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KB국민은행 등 6개사가 취업준비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역량평가를 실시해, 일부 우수 면접자를 대상으로 하반기 공채 시 1차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부여키로 했다.

먼저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 5일~19일까지 ▲웹서비스 개발 ▲모바일앱 개발 ▲데이터 사이언스 ▲UX기획 ▲GUI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공채를 진행했다. 합격자는 오는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공채 계획이 세워져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매년 진행한 하반기 공채를 올해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40여명을 선발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하반기 공채 진행을 예정하고 있지만 자세한 사항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역시 하반기 공채를 진행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하반기에 공채 계획은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3월 ▲오더페이·빌페이 개발 ▲클라우드 환경 기반 데이터베이스(DB) 관리 및 운영 ▲클라우드 환경 기반 인공지능(AI) 플랫폼 및 서비스 개발 등 총 7개 분야에서 경력직 직원 채용을 진행했다.

우리카드는 매년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6월에는 디지털·IT 관련 전문 컨설팅 및 디지털 신사업 추진 등의 분야에서 3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지원자를 모집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공채 일정은 미정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6월 디지털 미디어 전략 실행 및 디지털 광고 기획 등의 경력직을 채용했지만 하반기 계획은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역시 하반기 공채 계획은 따로 없지만 필요한 인력을 수시 채용으로 충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 현대카드·BC카드 인턴십 진행

현대카드는 앞선 4월 기획관리 직군 인턴십을 모집했다. 인턴십 참여자 중 채용전환 여부는 9월 중순 쯤 결과가 발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하반기 예정한 공개채용은 없으나 수시채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BC카드 역시 지난 7월 중순 ▲빅데이터·인공지능 ▲리스크 모델링 등의 분야에서 채용전환형 인턴을 채용했다.

BC카드 관계자는 "면접과정과 합격자 통지를 한 상황이다"며 "현재 당사 직원들도 절반 이상이 재택근무 중이고, 인턴십 참여자들의 건강도 우선되야하기에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유동성 있게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1년에 1번 채용전환형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는 BC카드는 지난해 5월에도 ▲영업·마케팅 ▲프로세싱 ▲정보기술(IT) 등의 분야에서 채용전환형 인턴십을 진행했다.

◆ 평균 근속연수 늘고, 직원수 줄고

이 같은 신규채용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카드사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길어진다는 뜻은 세대 교체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카드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신한카드는 전체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6년 6개월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7개월 가량 증가했다. 롯데카드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 역시 10년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년 증가했다. 이밖에 우리카드와 BC카드의 평균 근속연수는 6개월, 하나카드 4개월, 삼성카드 1개월이 증가했다.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와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카드업계는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사업 등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BC카드 등 8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184억원으로 1615억원(16.9%) 증가했다. 이는 지난 5월 13일부터 지급된 정부의 재난지원금 총 14조원 중 70%가량이 신용·체크카드 충전방식으로 진행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전체 카드사의 직원수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현대·롯데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직원수는 올해 1분기 1만121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명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과 비교했을 땐 750명 감소했다. 각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현대카드의 1분기 전체직원은 1824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2명 감소했다. 이밖에 삼성카드는 12명, 신한카드는 4명 감소했다.

국내 영업점 또한 206곳으로 2018년 대비 125곳(37.76%)가 감소했다.

카드업계가 5월부터 참여한 재난지원금 사업으로 8월까지는 매출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지원 사업이 끝나는 9월부터는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각 카드사가 상반기에는 할부금융이나 리스, 장기렌탈 등 중개수수료, 신금융상품 확대 등 사업을 확장했지만 하반기에는 오히려 연체율 상승에 의한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대규모 확산과 이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이 예상되며 카드업계의 취업 시장 역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1.3%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월 전망한 올해 성장률 2.1%과 비교했을 때 무려 3.4%포인트가 감소한 수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언택트 등 채용절차를 위한 기술적인 시스템들은 마련이 되어 있지만, 현재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향후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아직은 신규채용을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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