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청주 아파트 거래량·매매가 급감… 천안은 연일 신고가 경신
전문가 "천안, 규제 덜하고 수도권 접근 용이해 '풍선효과'"
충남 천안시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충청도 대표 지역’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청주 아파트 시장은 규제지역 지정 이후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는 반면 천안 아파트 시장은 주요 아파트 단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급기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도 올라오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청주 7월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 3967건에 비해 60.6% 감소한 1562건으로 나타났다. 방사광가속기 유치 호재가 있었던 지난 5월 5410건에 비하면 71%나 줄어든 수치다.

청주 아파트 시장 과열 원인으로 지목됐던 외지인 매입량도 대폭 감소했다. 서울시와 타 시·도 거주자 매입량은 7월 578건으로 5월 2048건, 6월 1563건에 비해 급감했다.

월간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또한 큰 변화폭을 보였다. 한국감정원 기준 청주의 8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14로 지난 6월 3.78, 7월 0.95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가격 하락과 더불어 매물량도 줄어들면서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청주는 지난 6·17 부동산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급속도로 열기가 식으면서 시세와 매물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7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 비상대책위원회는 '청주 조정대상지역 즉각 해제'를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청주시는 7~9월 아파트 거래량과 청약 경쟁률 등을 분석한 뒤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건의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 비상대책위원회가 충북도청 앞에서 '조정대상지역 즉각 해제'를 요구하며 집회를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반면 천안은 최근 주요 지역 아파트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가격이 치솟고 있다. 특히 서북구 불당신도시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거래정보 애플리케이션(앱) 호갱노노에 따르면 불당동 ‘충남불당지웰더샵’ 전용 85㎡는 지난 7월 8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작성했다. 인근 ‘천안불당지웰시티푸르지오’ 2단지 전용 112㎡도 지난 6월 10억35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최근 한 달간 매물 평균 호가는 11억2500만원에 이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천안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6월 0.37에서 7월 1.51로 급등했다. 8월 또한 1.22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8월 누적 상승률은 2.73%로 올해 1~8월 누적 상승률 4%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급기야 ‘심각하게 치솟는 천안 집값 좀 잡아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까지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자신을 천안에 16년째 거주 중인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현재 천안 부동산 시세는 거품이 너무 심한 투기판 그 자체”라며 “투가과열지구 대상에서 빠지면서 집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고 일반 서민들은 집을 구하기도 무서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3년 전 대비 집값은 2배 이상 뛰었지만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투기판은 현재까지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천안이 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정부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은 “유동성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갈 데가 없다 보니 결국 규제가 없는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천안은 규제가 덜할뿐더러 수도권 접근성도 좋기 때문에 (풍선효과) 대상 지역이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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