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해 상반기 침체됐던 IPO(기업공개) 시장이 하반기 들어 활황세로 돌아섰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IPO기업이 수십조 규모의 자금을 끌어들이며 시장 반전에 기여한 덕분이다. 이 외에도 다수의 기업이 3분기에 IPO를 진행하면서 작년 대비 공모 규모는 2배 가량 늘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이후 4분기엔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알려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IPO 일반 투자자 청약과 증시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IPO 시장을 또 한번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카카오그룹의 금융사업 분야를 책임지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증시 상장 계획을 본격화하면서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침체됐던 IPO(기업공개) 시장이 하반기 들어 활황세로 돌아서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SK바이오팜이 포문 연 하반기 IPO 시장, 역대급 활황 기록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스팩을 제외한 누적 신규상장(IPO) 기업은 총 46개사로 전년대비 6개사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초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들어 3분기에만 34개 기업이 증시에 상장할 정도로 IPO 시장은 역대급 활황세를 보였다.

올해 누적 IPO 공모규모는 3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93.6%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반기 SK바이오팜을 필두로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IPO기업의 등장이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SK바이오팜의 일반공모에 개인 투자자의 청약 증거금이 31조원, 카카오게임즈에는 58조원의 증거금이 몰리는 등 공모주 청약 열기는 그야말로 뜨거웠다.

이 외에도 바이오와 소프트웨어, 2차전지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IPO에 나서면서 시장의 다양성을 키웠다. 이에 16개사가 IPO 당시 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설 정도로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 회복에 따른 투자 심리 회복과 함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IPO 종목의 청약열풍에 힘입어 하반기 IPO 시장은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을 딛고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면서 "추석 이후 빅히트엔터를 비롯, 다양한 예심청구 기업들의 상장 추진이 이어지고 있어 IPO 시장의 활기는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 창구로 몰려들었다./삼성증권 제공

추석 이후 공모 나서는 빅히트엔터, 사상최대 청약전쟁 '예고'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 이후 IPO 투자자의 모든 관심은 빅히트엔터에 쏠리고 있다.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는 이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17.25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이후 일반 투자자 공모에서도 청약 전쟁을 예고한 상태다.

빅히트엔터 전체 공모 물량의 60%에 해당하는 427만8000주에 대해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선 국내외 총 1420개 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히트엔터는 오는 4분기 IPO 시장의 최대 관심 기업으로,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13만5000원으로 확정한 상태다. 당초 빅히트엔터의 공모가 희망밴드는 10만 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약 1조원 규모다.

빅히트엔터는 내달 5일과 6일 양일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후 같은 달 15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일반 투자자는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및 인수회사인 키움증권을 통해 공모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이미 빅히트엔터 청약을 위한 자금이동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IPO시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63조원 규모까지 급증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증권사 CMA 잔고가 1조원 넘게 늘어났으며, 이 같은 잔고 증가세는 빅히트엔터 청약일까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공모주 대박 신화를 작성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청약 당시 각각 31조원, 59조원 규모의 청약증거금이 몰린 것을 감안하면 빅히트엔터는 IPO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갈아치울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선 100조원 규모의 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이 55조원 규모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증권사의 CMA 잔고와 투자자예탁금을 합하면 110조원 이상의 투자자금이 대기중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IPO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각 사 제공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역대급 흥행 기록 이어갈까

빅히트엔터 상장 이후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기업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다. 양사 모두 최근 핀테크 열풍과 함께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카카오그룹 계열사다. 앞서 상장한 카카오게임즈가 IPO 당시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은 것을 감안하면 두 기업 모두 투자자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일단 내년 상반기 증시 상장을 목표로 IPO 작업에 나섰다. IPO 대표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간편결제사업을 중심으로 핀테크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최근 증권사를 인수,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으며,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금융업 전반에 걸친 종합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 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를 대략 10조원 규모로 보고 있다. 

국내 2번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역시 올 하반기 중 IPO 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앞선 23일 이사회를 열고 공식적인 IPO 추진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상장주관사 선정 등 IPO를 위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 역시 상당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장외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비상장 주식 가격은 주당 10만원 선이다. 이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추정하면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대략 36조원 규모다.

한편 이들 외에도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내달 일반투자자 공모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빅히트엔터에 이어 7일과 8일엔 피플바이오가, 12~13일엔 노브메타파마가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청약에 나선다. 또한 같은 달 13~14일에 미코바이오메드, 19~20일엔 바이브컴퍼니, 20~21일엔 센코와 위드텍이 공모청약을 실시한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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