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저탄소 배출회사인 기술주 편입비중 높은 것이 원인
단기 트레이딩보다?장기투자 시각으로 봐야

 

흔들리는 기술주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술주의 급락에 따라 ESG 펀드가 흔들리고 있다. 나스닥과 코스닥은 각각 9월 약 12%(최고점대비 최저점) 떨어졌다. ESG 펀드가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뱅가드 ESG 미국주식 ETF와 iShare ESG MSCI USA ETF는 약 10%씩 하락했다. 이는 ESG 펀드가 저탄소 배출회사인 기술주의 편입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ESG 투자는 단기적인 트레이딩보다 장기 투자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작된 거대한 변화는 향후 1~2년이 아니라 수십 년을 흔들 잠재력이 있다.

펀드분석회사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지속가능한 펀드의 약 60%가 다른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10년 된 ESG 펀드의 약 77%가 시장에 생존한 반면, 다른 펀드는 46%만 살아남았다.

 

장기투자 운용으로 회전율·변동성 낮아

ESG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이유는 ▲장기투자로 낮은 리스크와 변동성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축소와 기술주 비중확대 ▲자산관리회사의 이사회 주주권 행사 ▲ESG 데이터의 질적 향상 등이다.

ESG 펀드는 장기투자로 운용, 다른 상품대비 회전율과 변동성이 낮다. ESG 포트폴리오는 기후 변화로 인한 리스크와 위기상황에서 복원력을 고려했기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돌발변수에 상대적으로 강하다.

ESG 자산운용사는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회사 투자를 줄였다. 글로벌 ESG 등급평가사가 온실가스 배출이 높은 에너지, 석유화학기업에 낮은 등급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반면 기술주의 비중을 확대했다.

뱅가드, 블랙록 등 자산관리회사가 기업 이사회의 의사결정과정에 적극 참여, ESG 이슈에 주주권을 행사했다.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저지하는 등 기업 ESG 리스크 관리에 관여했다.

ESG 데이터의 질이 개선되면서 정보투명성이 향상되자, 투자자와 자산운용사의 투자 효율성이 높아졌다. 또 기업 이사회의 ESG 리스크 파악, 회피, 사후관리가 용이해졌다.

ESG 이슈중 하나인 성 다양성 사진=연합뉴스 제공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충돌 피해야

ESG 투자가 대세로 대두됨에 따라 새로운 도전과 리스크도 많다. 기업이 ESG 역량을 확대함에 따라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관리하기위한 투자결정이 복잡해진다. ESG 역량확대는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조지 세라핌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최근 연구발표에서 “ESG 전략과 관련, 이해 관계자를 위한 가치창출에 연계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기업이 수익창출 방식을 재설계할 때 발생하는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장기적인 트레이드오프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SG 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 와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기술주의 비중이 크다. 기술주 중 일부는 데이터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가 부실하거나 비즈니스 윤리가 취약하다. ESG 투자자와 자산운용사가 포트폴리오 다양성 및 평가기준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특히 ‘S(사회적 책임)’는 평가하기 쉽지 않다. 기업이 정보공개를 꺼려, 사회적 지표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어렵다. 정부의 정보 미공개 정책도 문제를 어렵게 만든다. 이에 따라 평가사는 언론에 공개된 기업정보에 주로 의존한다. 테리 요시에 전 세계환경센터이사장은 “사회적 책임의 평가방법이 환경·지배구조에 비해 가장 미숙하다”며 “S에 평가 우선순위를 둬야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SG 전략이 미래의 장기적 영업경쟁에서 기업의 생존을 보장하지는 못한다고 주장한다. 관리자가 의사결정을 ▲환경 ▲사회적 책임 ▲지속 가능성 문제로부터 기업의 위험을 제거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ESG 데이터가 ▲연구·개발 우선순위 ▲제품 혁신기회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등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글로벌 금융기관마다 ESG 평가기준과 등급이 다르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기업의 규모도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대기업이 세부적인 공시를 통해 높은 등급을 받기 때문이다. 최근 ESG 평가가 투자자의 주목을 끌면서 금융감독당국과 대형 운용회사는 지침과 평가방법의 일관성을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ESG가 기업평가에서 표준지표가 될 것”이며 “핵심은 정량화여부에 상관없이 기업이 직면한 모든 리스크 파악 및 통제 가능한 리스크를 식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광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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