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포스텍사회문화데이터연구소(ISDS) 설문조사
정규직 비전환 이유 그래프/포스텍사회문화데이터연구소(ISDS)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 100명 중 98명은 정규직 제안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8일 포스텍사회문화데이터연구소(ISDS)에 따르면 배영 교수가 지난 7월~8월 이커머스 기업 A에 등록해 배송업무를 담당하는 플랫폼근로자 47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8.1%는 정규직 제안에도 지원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 제안에 응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1.1.%(53명)로 집계됐다.

정규직을 원치 않는 이유로는 ▲‘다른 직업이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40%로 가장 많았고 ▲‘원하는 시간에 근무하고 싶어서’(33%) ▲가사 육아(13%) ▲학업(2%) 등의 이유로 정규직 전환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긱(gig) 노동이 투잡 성격이 강해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정규직을 거부하는 자발적 임시직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긱 노동자는 필요에 따라 임시로 계약을 맺은 후 일을 맡기는 '긱 경제 플랫폼'에서 일거리를 구하는 노동자로 배달, 대리운전 등에 종사하며 온라인 중개 플랫폼을 통해 일을 얻는 자들을 뜻한다.

실제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자영업이나 회사원 등의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현재 무직이라고 답한 응답자에도 휴직중인 회사원, 취업준비생, 학생의 비중이 커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성향은 ‘플랫폼 근로자의 장점’에 대한 질의에서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79%인 3797명이 임시직 선호 이유에 대해 ▲‘원하는 시간에 선택 근무할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57%는 ▲‘다른 직업이 있어도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회사원 등 배달 플랫폼에 뛰어든 투잡 근로자가48%에 이른다”며 “이들은 미래를 위해 현 상황에 최적의 일을 선택한 자발적 임시직”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에 공공서비스, 돌봄, 배달 업무와 같은 필수 근로자들의 자발적 선택은 존중되야 한다”며 “상황에 따라 비정규적인 노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정 수준의 안정성과 복지를 제공하는 노동환경에 대한 고민없이 고용형태만을 기준으로 정규직화를 외치는 노동 운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p로 자세한 사항은 연구조사가 발표된 ISDS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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