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달 초 출시한 플레그십 세단 S90을 지난달 10일 미디어 시승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S90 B5 인스크립션’으로. 볼보자동차코리아가 4년 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 중 하나다.

외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길쭉한 차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S90의 전장은 5090㎜로 이전 모델 대비 125㎜ 길어졌다. 전폭은 1800㎜, 전고는 1450㎜이다. 전장은 동급 경쟁차로 꼽히는 벤츠 E클래스(4925㎜), BMW 5시리즈(4935㎜), 아우디 A6(4950㎜) 중 가장 길다.

전면부 그릴 가운데 밖힌 볼보의 ‘아이언’ 마크 역시 새롭게 바뀌었고, 후면부는 방향 지시등이 깜빡임 방식에서 최근 유행하는 턴 시그널 방식으로 변경됐다.

내부는 가죽과 우드로 마감돼 플레그십 세단의 품격을 그대로 전달했다. 12.3인치의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시원한 비주얼을 제공했고, 아래에 놓인 공조장치도 깔끔하고 직관적인 느낌이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는 기어 노브(손잡이) 옆에 있어 사용이 편리했다. 상대적으로 가장 큰 축에 속하는 ‘갤럭시 노트 9’에 범퍼케이스까지 사용하고 있었지만,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넉넉했다.

널찍한 실내 역시 마음을 휘어잡았다. S90의 휠베이스는 3060㎜으로 벤츠 S클래스(3035㎜)를 압도한다.

2열 역시 넓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넉넉하고 편안해진 느낌이었다. 트렁크 용량이 이전 모델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충분한 깊이와 넓이를 자랑했다.

놀랍도록 부드러운 승차감…자율주행 기능도 으뜸

시승은 서울 여의도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진행했다. 총 100㎞ 가량의 구간을 이동했다. S90은 B5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엔진을 탑재했다. 트렁크 아래에 48V 배터리를 탑재한 덕분에 가속과 감속이 확실히 부드러웠다.

직원의 도움으로 탑승할 수 있었던 뒷좌석에서도 가속으로 인한 쏠림이나 진동을 거의 느끼기 힘들었다. 볼보 특유의 가죽 마감과 인체공학적 설계는 차량 정체로 오랜 시간 앉아 있어야 했음에도 불편함이 적었다.

옵션으로 적용된 바워스&윌킨스(B&W) 사운드 시스템은 풍부한 소리로 편안한 승차감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인천에서 반환점을 찍고 돌아오는 길은 직접 운전했다.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m의 성능에서 느낄 수 있는 힘있는 주행과 뒷좌석에서 느낄 수 있었던 부드러운 승차감을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고속 주행에도 노면의 질감을 거의 느끼기 힘들었고, 흔들림 없이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안전·편의사양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파일럿 어시스턴트II’ 시스템이다. 별도의 스티어링 휠 조작 없이도 차선을 잡아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10여초가 지나면 경고등이 떠 스티어링 휠을 조금 흔들어줘야 했지만, 미리 설정해둔 차간거리와 속도에 맞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스티어링 휠 조작부에 사용하기 쉽도록 배치돼 어렵지 않게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사람이 운전하는 것만큼, 부드러운 감속이 없어 아쉬웠다.

이번에 시승한 S90 B5 인스크립션은 6690만원으로 이전 모델 대비 100만원 오른 가격에 판매한다. 동급 차량대비 월등히 넓은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프리미엄 감성은 볼보의 기술력과 빼어난 가성비를 여실히 느끼게 했다. 합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라면 망설임 없이 권할 수 있는 차량이다.

김호연 기자 hoyeon5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