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청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주 청약이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시행되는 것. 방탄소년단의 K팝 가수 최초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힘입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빅히트의 상장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수십 조원 이상의 뭉칫돈이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초 58조 원대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았던 카카오게임즈의 투자 열기가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CMA 잔액 역대 최대

지난달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지난달 24일 62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지난달 17일(61조7100억 원)과 비교해 일주일 새 1조1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일반 공모주 청약까지 4거래일이 남아 있어 계좌 잔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앞서 공모주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거래일 전 잔액보다는 이미 7조 원이나 더 많다.

게다가 증시 대기 자금 규모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2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5조2800억 원으로 카카오게임즈 청약 4거래일 전 예탁금 규모(5조3200억 원)를 웃돈다. SK바이오팜(55조3600억 원)과 비교하면 7조 원에 가까운 예탁금이 추가로 쌓여있는 것이다.

■ 시가총액 4조8000억

이로 인해 빅히트가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도 높다. 지난달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 25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빅히트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1400여 개의 국내외 기관이 참여해 1100대 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IPO 대어였던 SK바이오팜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 수요예측 경쟁률은 835.66대 1이었다. 지난달 카카오게임즈의 수요예측 경쟁률인 1479대 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결과다.

당시 기관 투자자들의 99% 이상이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내면서 공모가는 희망 밴드 상단인 13만5000 원으로 결정됐다. 총 공모금액은 9626억 원이다.

공모가에 따라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4조8000억 원으로 정해졌다. 코스피 시총 50위인 포스코케미칼(4조7571억 원)을 제치고 오리온(5조 606억 원)을 바짝 뒤쫓는 수준이다.

여기에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상한선인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에 성공하면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단숨에 코스피 20위권으로 뛰어오른다. 이 경우 첫날 주가는 35만1000원까지 오르고 시가총액은 약 12조5000억 원이 된다. LG(12조 4414억 원)와 SK바이오팜(12조 4126억 원)을 제치고 시총 25위인 한국전력(12조6467억 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는 것이다.

■ 아미(ARMY)도 청약 대기 중

공모주펀드는 기관 수요예측에 참여해 소액으로도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는데 빅히트 청약을 앞두고 그 수가 증가했기 때문에 청약 열기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 코레이트 자산운용은 한국포스증권과 키움증권 등 7개 증권사를 통해 빅히트를 겨냥한 공모주 펀드를 판매했다.

또한 지난달 11일에는 에셋원자산운용이 빅히트 청약 겨냥 펀드를 판매하기도 하는 등 지난달 15일 113개였던 공모주펀드 숫자는 23일 123개로 늘었다.

여기에 케이뱅크가 빅히트 일반 투자자 청약증거금으로 1만 명에게 최대 4천500만 원을 대출해주는 상품까지 내놓는 등 대출도 늘고 있다.

8월 4조 원 이상 늘어났던 은행 신용대출 증가액은 9월에도 3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중 상당한 금액이 청약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도 공모주 청약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 몰려든 개인투자자를 일컫는 동학개미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한국 방탄소년단 팬들 사이에서 (빅히트 주식을)한 주라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 주라도 청약에 성공하면 행운이라고 여기는 아미들 사이에선 공모가가 얼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증시 대기성 자금만 100조 원을 훌쩍 넘어 증거금이 카카오게임즈를 넘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상장을 앞두고 방탄소년단도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발매 직후 2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후 2주간 2위였다가 발매 5주 차인 지난달 29일 자 차트에서 다시 1위로 올라서는 등 계속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투자 심리를 북돋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 정도의 흥행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카카오게임즈에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빅히트 공모가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방탄소년단의 활약으로 인해 상장을 앞둔 빅히트 상장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만큼 빅히트도 공모주에서 새로운 기록을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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