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아이스크림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빙과 시장 점유율 2위인 빙그레가 4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시장은 빙그레와 롯데제과의 양강 체제로 재편됐다. 국내 빙과시장이 쪼그라드는 가운데 각 사는 해외 시장 확보, 마케팅 등에 열을 올리며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6일 빙과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5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빙그레는 지난 3월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했다. 공정위의 심사결과 지난 9월 29일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받아 빙그레는 10월 5일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인수를 위한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최종인수금액은 1325억원으로 공시했다.
 
또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빙그레 경영기획담당인 박창훈 전무를 선임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31.8% ▲빙그레 27.9% ▲롯데푸드 15.3% ▲해태 12.7% 등의 순이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빙과 매출은 5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 기간 빙그레는 3000억원, 해태아이스크림은 1800억원의 빙과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의 매출을 합치면 롯데제과를 바짝 추격한다.
 
박 대표는 “당장은 해태아이스크림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제품력 및 마케팅 활동 강화 등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조직구성,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점진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빙그레와 해태가 힘을 합치며 업계에 지각변동이 전망되지만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어 과제 역시 산적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1조9564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6749억원 규모로 쪼그라들었고, 2024년에는 1조6608억원까지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빙과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한 4700만달러(약 553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한 해 전체 빙과류 수출액은 5418만달러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사는 해외에 눈을 돌렸다. 빙그레는 중국, 미국 법인에 이어 지난해 9월 베트남 호치민시에 지분 100%를 투자한 단독법인 'BC F&B Vietnam Co., Ltd'를 설립했다. 대표 제품 ‘메로나’로 미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롯데제과 역시 중국에 ‘설레임’, 러시아에 ‘더블비얀코·스크류바·죠스바’, 북미 지역에 ‘월드콘·수박바’ 등을 팔고 있다.

(왼쪽부터) 롯데제과, 빙그레 제공

국내 시장에선 제품, 마케팅 차별화, 젊은층 공략이 관건일 전망이다. 특히 양사는 프리미엄 제품의 구독 서비스를 통해 충성고객 확보에 나선 상태다. 지난 7월 롯데제과는 ‘월간 나뚜루’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나뚜루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또 기존 ‘본젤라또’를 업그레이드한 ‘본젤라또 앙상블’ 3종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보강에도 한창이다. 
 
빙그레 역시 대표 프리미엄 제품 끌레도르의 리뉴얼을 완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기구독 서비스 신청을 받고 있다. 끌레도르는 2005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돼 작년까지 약 2500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주요 소비층인 젊은 소비자 확보에도 한창이다. 롯데제과는 올해 상반기 1020세대에 인지도가 높은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자사 대표 아이스크림은 ‘월드콘’ 모델로 기용했다. 빙그레는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선보인 자사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를 활용한 굿즈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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