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올스톱됐던 영화계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영화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해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하며 어려운 시국 속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반면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나 제약이 걸려 좀처럼 시동을 걸지 못하는 신작들도 여러 편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 ‘비상선언’부터 ‘더 배트맨’까지..촬영 중인 기대작들

영화 '비상선언'에 출연한 송강호(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병헌, 전도연,박해준, 김소진, 임시완, 김남길./각 소속사 제공.

촬영을 진행하는 국내영화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영화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의 조합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항공기가 재난 상황에 직면 했을 때 기장의 판단에 의해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여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언하는 비상사태임를 뜻하는 항공용어를 제목으로 한 이 영화는 항공 재난을 소재로 했다. ‘관상’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으로 2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촬영을 중단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8월 확진자와의 접촉자 발생으로 촬영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른 ‘비상선언’은 최근 촬영을 재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송강호의 촬영 분량은 모두 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이선균과 주지훈 주연의 재난영화 ‘사일런스’는 이달 촬영에 돌입한다.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재난 영화다. 이선균이 딸과 함께 재난 상황에 맞닥뜨린 차정원 역을, 주지훈이 레커차 기사 조박 역을 맡았다. ‘미녀는 괴로워’ ‘신과 함께’ 시리즈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제작한다.

곽경택 감독의 신작 ‘소방관’은 코로나19로 차질을 빚었으나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당초 캐스팅된 유승호가 코로나19로 인한 촬영 지연으로 지난 4월 하차했다. 새롭게 투입된 주원과 곽도원, 유재명 등의 출연진으로 무사히 촬영을 마무리했다.

신원호 PD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인기를 누린 유연석은 한국·프랑스 합작영화영화 ‘고요한 아침’에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했던 바 있다. 영화 ‘더 페이지 터너’로 잘 알려진 프랑스 감독 드니 데르쿠르가 연출하는 작품으로 한국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한 여성의 사건을 파헤치는 그린다. 당초 4월께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할리우드 배우 올가 쿠릴렌코가 지난 3월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촬영이 지연됐다. 올가 쿠릴렌코의 완치 후 지난 9월 촬영에 돌입했다.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더 배트맨’ 역시 코로나19로 촬영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 달 초 로버트 패틴슨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일정이 또 다시 미뤄졌다. 이후 영국에서 촬영을 재개했으며 올해 말 촬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내년 6월 개봉을 목표로 했으나 촬영이 미뤄지며 2022년 3월 개봉을 확정했다.

■ 코로나19 속 신작 난항 여전

영화 '비광'에 출연하는 류승룡(왼쪽부터), 하지원, 이지원 감독./

코로나19 시국 전 이미 제작을 확정한 작품들은 촬영을 재개했지만 이후 제작된 신작의 경우 차질을 빚고 있다.

‘미쓰백’ 이지원 감독의 신작이자 류승룡, 하지원 등이 출연을 확정한 가족 누아르 ‘비광’은 코로나19로 인해 투자에 난항을 빚으며 좀처럼 촬영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원은 ‘담보’ 인터뷰 당시 “코로나19 때문에 촬영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비광’ 외에도 올해 촬영에 돌입하기로 했던 신작들은 코로나19 여파와 투자 난항 등 여러 이유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촬영을 마친 영화가 개봉을 하고 수익이 나야 신작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데 개봉을 못 하는 상황이니 여러 모로 어렵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개봉작들의 흥행 성적 역시 저조해 새로운 작품에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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