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속도 경쟁에 총알배달 강조하는 유통업계,
사고율 증가에도 의무보험 가입률 45%
오토바이 운전자의 절반 이상이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길거리를 활보하는 오토바이 중 절반 이상이 무보험인 것으로 파악됐다. 배달업계에선 늘어나는 수요에 발 맞춰 주문 즉시 배송을 하는 '퀵커머스(Quick-Commerce)' 열풍이 한창이다.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는 5000원 이상 주문시 초소량 '번쩍배송'을 제공한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 코리아'는 지난달 16일 초고속 딜리버리 스토어 요마트 1호점을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요마트의 도심형 물류창고를 통해 무엇이든 30분내 배달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 역시 초소량 배달을 즉시 배달하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배달시장 수요가 확대된 만큼, 늘어나는 오토바이 사고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이륜차 교통사고는 1만864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만3730건을 기록한 2017년 대비 4917건(35.81%)증가한 수준이다.

언택트 문화로 배달수요가 급증한 올해는 사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늘어나는 배달 수요와 오토바이 사고에도 이륜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오토바이는 절반 미만으로 집계됐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오토바이 신고 및 의무보험 가입현황'에 따르면 7월 기준 사용 신고된 오토바이는 총 226만4000여대 중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오토바이는 125만5000여대로 전체 대비 55.43%를 기록했다.

특히 배달업 종사자가 자주 사용하는 '50cc미만 경형 오토바이'는 2011년 11월25일부터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로 분류, 의무보험 가입 대상이지만 이를 따르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근본적으론 오토바이 보험 미가입자 적발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운전자의 안일한 인식을 키운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법상 이륜차 의무보험 미가입 적발시 최초 10일간 9000원씩 과태료를 납부한다. 이후 매일 1800원을 추가 부과, 최고 30만원을 한도로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4월 기준 1년치 이륜자동차 평균 보험료는 ▲유상운송 기준 184만7000원 ▲비 유상운송 43만4000원 ▲가정용 15만9000원을 보였다. 유상운송 이륜자동차 보험 가입을 위해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보다, 적발시 부과되는 과태료가 훨씬 저렴한 것이다.

유상운송이란 배달 목적으로 건수 당 요금을 받는 배달업체 및 퀵서비스 등을 일컫는 말이다. 비 유상운송은 배달의 목적을 갖고 있지만 해당 업소에 포함돼 월급, 급여를 받으며 배달하는 것을 말한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토바이는 의무 보험 가입대상이지만, 높은 보험료 등으로 인해 가입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배달은 갈수록 증가하는데 사고 발생시 피해자는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에 따라 택시와 버스 등은 공제조합을 설립, 보험료 문제 등을 해결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오토바이 공제조합 설립을 위한 논의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국택시공제조합 공시에 따르면, 이 조합의 공제는 자동차 사고로 인해 타인이 다치거나 사망했을 때 대인배상을 무한으로 보장한다. 타인의 재물에 대한 손해액은 2000만원까지 보상된다.

금융당국이 오토바이 자기부담 특약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픽사베이

금융당국도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월 공개한 '2020년 상세 업무계획'에서 오토바이 등 이륜차에 대한 자기부담 특약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자기부담금을 ▲0원 ▲30만원 ▲50만원 등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사고발생시 자기부담금 이하는 자비로 부담케 하는 제도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11월 공개한 보고서 '인슈어테크와 배달용 이륜차보험 가입 확대 방안'에서 '오토바이 배달원의 보험 가입 확대를 위해 사후정산형 개인 간(P2P)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오토바이 유상운송 공제보험 제도가 도입돼도 손해율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보험료 조율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택시운수업에 종사하는 A씨는 "2017년 초반에는 공제조합에 납부하는 비용이 분기별 30만원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42만원 수준"이라며 "최근 몇년 사이 길거리 배달 오토바이와 택시의 접촉사고가 자주 일어난 것이 공제비 인상의 주원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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