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청춘기록' 포스터.

[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박보검의 군복무 전 마지막 작품인 tvN 월화극 ‘청춘기록’이 매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0회는 전국 유료 가구 기준 평균 8.2%, 최고 9.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자체 최고 기록이다.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성장 기록을 담은 이 드라마는 청춘은 물론 어른들의 이야기까지 한 데 담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꾀하고 있다. ‘청춘기록’이 다룬 일화 속 판타지와 현실을 짚어봤다.

■ 스타일리스트 교제·팔로워 수 늘리기..연예계 현실과 달라

tvN '청춘기록' 방송화면.

‘청춘기록’은 차가운 현실을 딛고 배우의 꿈을 이룬 사혜준(박보검)의 성장 과정이 주로 담겨져 있다. 사혜준을 중심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 안정하(박소담)와 사혜준의 절친한 동료 원해효(변우석)로 이야기가 꾸며진다.

안정하는 극 중 ‘성덕’(성공한 덕후를 줄여 이르는 말)이다. 사혜준을 좋아했던 안정하는 그와 사랑을 이루게 됐다. 무명시절을 견딘 뒤 어느 덧 톱배우가 된 사혜준과 안정하는 변함없이 사랑하는 사이다. 그러나 이는 연예계의 현실과 많이 다르다. 실제로 배우와 스타일리스트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만큼 배우들은 스태프와 자연스러운 대화가 힘들다”며 “아이돌의 경우에는 스태프와 열애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역시 오래 가지는 못한다”라고 귀띔했다. 이어 “스태프랑 사귀고 있다는 연애담이 소문나면 당사자는 샵에서 해고되거나 제명되기 쉽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원해효의 열혈 엄마 김이영(신애라)은 아들의 드라마 캐스팅을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팔로워 수를 현금을 내고 구매한다. 인기의 척도로 꼽히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늘려 관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원해효보다 적은 사혜준은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이러한 설정 역시 현재의 연예계와는 거리가 멀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팔로워 수 늘리기 수법은 존재했지만 과거에나 있던 일이지 요즘은 하지 않는다”며 “드라마를 위한 불필요한 설정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사혜준은 의학드라마 ‘게이트웨이’로 한 순간 톱스타가 된다. 각종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고 한류스타 박도하(김건우)의 광고를 쟁취하며 전 매니저 이태수(이창훈)의 질투를 받는다. 이러한 사혜준의 인기는 시상식에서 고스란히 재현됐다. 신인상 대신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름을 알린 지 1년 만에 신인상을 건너뛰고 최우수연기상을 받는 국내 배우는 거의 없다. 신인배우들이 한 시상식에서 신인상 혹은 인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사례는 있다. 2007년 김아중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로 제44회 대종상영화제 인기상,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최희서는 10년 후인 2017년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야말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경우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전문성이 중요한데 사회적 성공스토리에 집중되다 보니 현실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제 막 직업군에 대한 꿈을 키우는 10대들이 ‘청춘기록’의 연예계의 단면적인 모습을 현실로 착각할까봐 우려되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 현실적인 대사는 공감 높여

tvN '청춘기록' 방송화면.

이처럼 극의 설정은 드라마라는 장르 탓에 비현실적인 게 많지만 현실적인 대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된다는 평가다. 김이영의 “요즘은 부모가 자식한테 온 평생이야”라는 대사는 부모의 부와 지위가 자식들에게도 미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김이영이 말을 하는 대상은 사혜준의 엄마 한애숙(하희라)이다.

비록 ‘흙수저’이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눈물을 삼키며 성장한 사혜준의 일화나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불화와 이혼, 평탄치 않은 가정 속 스타일리스트라는 꿈을 고수한 안정하의 모습은 청춘에게 공감과 힐링을 선사한다는 평가다. 인기를 얻은 청춘드라마 ‘쌈 마이웨이’(2017) 역시 고단한 청춘들의 삶을 웃음과 감동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또한 현실 속 언어를 반영한 듯한 사혜준의 매니저 이민재(신동미)의 대사 역시 ‘사이다’로 꼽히고 있다. ‘개좋아’ 등 통상적으로 쓰이는 표현은 물론이고 “똑똑한 애들은 20대에도 깨달아. 이룰 수 없는 꿈보다는 돈을 벌지. 근데 넌 그 꿈에서 아직도 못 헤어 나오고 있어”등 현실적인 대사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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