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 탑텐키즈 / 신성통상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무난한 디자인의 패션 아이템들의 판매가 활발해지자 수혜를 본 국내 SPA들이 키즈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탑텐’은 2016년 키즈 라인 론칭 이후 4년간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으며, ‘스파오’ 역시 올해 4월 키즈 라인을 정식 론칭, 공격적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탑텐의 오프라인 매장 수는 지난 연말 289개에서 올해 9월 기준 381개까지 92개나 늘었다. 탑텐의 성장에 힘입어 신성통상의 최근 1년(2019년 7월~2020년 6월) 매출도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노노재팬’ 논란 이후 토종 브랜드를 내세워 SPA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운 덕분이다. 매출도 기대 이상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출 1조 272억 원, 영업이익 39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5% 늘었고 영업이익은 2.4% 줄었다.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대부분의 패션 기업들이 역성장한 상황을 고려하면 보기 드문 성적표다. ‘탑텐키즈’는 단독 매장만 9월 말 기준 180개다. 숍인숍 매장까지 합치면 210개다. 탑텐 키즈는 연말까지 220개 구축을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탑텐키즈 관계자는 “폭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스파오키즈 화보 / 스파오키즈 제공

스파오 역시 그동안 스파오 매장 내에서 숍인숍으로 선보이던 키즈 라인을 단독 브랜드로 구성해 유아동복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4월 론칭을 시작한 ‘스파오키즈’는 현재 9개의 단독 매장을 열었다. 숍인숍도 13개점으로 총 22개점을 운영 중이다. ‘스파오키즈’는 성인 스파오의 강점을 살린 가성비에 베이직한 아이템을 중심으로 트렌디한 스타일을 적절하게 믹스한 감도 높은 키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스파오키즈 뿐만 아니라 2013년 론칭한 뉴발란스키즈 역시 아동복 단일 브랜드로 지난해 1300억 원을 올린 효자 브랜드로 손꼽힌다. 100년 전통의 뉴발란스 헤리티지와 기능성에 키즈 트렌드를 더한 것이 적중했다. 튼튼한 내구성과 활동성 높은 디자인, 고급스러운 소재 등으로 차별화하면서 키즈 애슬레저 대표 브랜드로 떠올랐다. 여세를 몰아 다운점퍼와 신학기 가방 등 시즌 아이템을 국내 환경에 맞게 개발하고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마케팅을 적절히 펼치면서 현재 아동복 시장의 넘버원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 밖에도 유니클로, H&M, 자라 등 글로벌 SPA들의 아동복 시장 점령은 이미 국내에서 자리를 잡은지 오래다. 진출 초기부터 성인과 함께 키즈 라인을 복합 구성함으로써 패밀리 SPA로 인식이 잡혀있다. ‘유니클로’는 2005년 한국 시장 진출 초기부터 브랜드 신성장 동력으로 ‘키즈 라인 확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키즈 라인을 선보여 왔으며 현재 166개 매장 중 135개 매장에서 숍인숍으로 전개 중이다. H&M그룹(대표 칼 요한 페르손)의 「코스」도 첫 매장부터 키즈 라인을 필수로 가져가는 만큼 키즈 SPA 성장 속도는 빨랐다. ‘자라키즈’ 역시 대부분의 매장에서 키즈 라인을 복합으로 선보이면서 성인 매장과 비슷한 추이로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다. 매출 비중도 많게는 15~20%에 달하는 중요한 성장 동력이다. 이에 따라 키즈 라인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 속도가 빠른 유아동에게 세련되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공급하는 SPA의 키즈 사업은 경쟁력이 높다. 특히 성인들의 소비가 고가와 중저가로 양극화되고 있는 만큼 아동복에 대한 소비도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SPA 브랜드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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