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가 부양 의지 드러내...증권가 반응 '시큰둥'
신한금융지주가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지만 증권가 반응이 시큰둥하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가치 회복을 논의하는 등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창업 멤버인 재일교포들이 최근 지분율 올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지주 종가는 2만8450원으로 연초 4만2600원 대비 33.22% 하락했다. 여타 금융주도 하락을 거듭했지만, 신한지주의 하락 폭이 다소 큰 상황이다. 

한편, KB금융은 연초 대비 12.46%, 하나금융지주는 15.02%, 우리금융지주는 30.18%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주가가 내리막을 걷자 신한지주도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2020년 하반기 워크숍’에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을 비롯한 지주 최고경영자(CEO) 육성후보군 전원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극복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조 회장과 지주 CEO들은 금융권 1위 수익성, 저평가된 주당순자산가치(BPS)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에 주가가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경상수익력 방어·개선 ▲중간배당 등 탄력적 자본정책 ▲트랜드·환경 변화에 따른 신사업기회 발굴 ▲능동적인 시장 커뮤니케이션 등 방안 실행을 논의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하반기 워크숍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끝난 뒤 수익을 증대 시켜 주주환원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또 배당뿐만 아니라 자본 쪽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재일교포들이 지분율 늘리기에 나서면서 신한지주의 책임감은 배가되는 모양새다. 

최근 한 달간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한지주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교포 주주들이 추가로 사들인 지분율은 약 1% 안팎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은 15~17% 수준이다.

일각에선 신한지주가 지난달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함에 따라 글로벌사모펀드(PEF)의 지분율 상승이 가시화됐고 이를 우려한 재일교포 주주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신한지주는 1조1582억원(약 3913만주)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홍콩 소재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가 대금을 납입했다. 

오는 20일 신주가 상장되면 글로벌사모펀드의 지분율은 16%대로 치솟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분율은 1%p 하락할 수도 있었다. 한 재일교포는 신한지주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자 이틀 후 369억원(약 130만주) 규모를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들은 신한지주의 주가 부양 의지에도 지난달 하향 조정한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3만6000원을 유지한다”며 “신한지주의 갑작스런 유상증자 이후 약 1400만주 이상의 물량이 출회되는 등 외국인의 매도세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상증자에 따른 BPS 희석, 경영진 신뢰도 하락 등이 야기한 결과”라며 “투자심리 회복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주가 반등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제시한 목표주가 4만3000원을 유지한다”며 “유상증자와 리스크 요인(RC)을 통한 충당금 적립으로 충분한 수준의 대손 여력을 확보했다고 판단되나 라임, 젠투, 헤리티지 등 분쟁상품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주가가 반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러나 지난 유상증자발표에서 분기 배당 의지를 피력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연말 일시배당에 따른 은행주 수급 왜곡이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기 배당에 대한 신한지주의 선행을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증권사들은 신한지주의 목표주가를 3만2000원~4만6000원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당시 증권사들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20년 하반기 이사회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신한금융지주 제공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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