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동대문마켓 총 8000여 곳 입점...상권 풀필먼트 사업 '헬피' 전개
상품 수요예측에 '집중'...12시간 배송 가능
AI추천 서비스를 진행하는 브랜디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대한민국 패션의 근원으로 단연 ‘동대문’을 꼽을 수 있다. 의류 소매상과 소매상이 만나 거래가 이루어지고, 수 천군데 옷가게가 즐비해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언택트 시대, 연간 15조원의 거래가 발생하는 동대문 패션 클러스트를 온라인에 옮긴 패션커머스 스타트업이 있다. ‘브랜디’다.

동대문의 ‘디지털화’

브랜디는 지난 2016년 7월 런칭한 패션커머스 플랫폼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브랜디’ 월간 사용자 수(MAU)는 64만665명에 이른다. 월 거래액은 약 2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연간 거래액 3000억원에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디는 동대문마켓을 한 데 모았다. 물건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닌 동대문 상인을 입점하게 만들어 하나의 앱에서 수 천군데 상점을 손쉽게 쇼핑가능하게 만든 원리다. 브랜드에는 총 8000여 곳 상점이 입점해있다.

브랜디는 동대문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한다. 그렇게 동대문 상권을 위한 풀필먼트 서비스 ‘헬피’가 탄생했다. 헬피를 이용하는 이용객은 단순히 옷 사진만 찍으면 끝이다. 브랜디가 직접 상인들의 물건을 직접 사입한 뒤 상품 포장에서부터 배송, 더 나아가 CS까지 관리한다.

현재 브랜디에는 헬피와 일반 쇼핑몰 판매자들이 공존하고 있다. 이중 헬피 판매자는 약 700여명으로 상품만 16만 개, 일 출고량은 4만 건에 달한다.

브랜디는 동대문 풀필먼트 서비스 '헬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 브랜디 제공

동대문, 빅데이터를 입고 IT 패션 클러스터로 진화

브랜디는 패션커머스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IT'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다. 상반기부터 이번 달까지 개발자 100명 채용을 목표로 IT인력을 늘려왔다. 브랜디는 앱에서 매일 거래되는 수만 개의 상품 데이터를 수집해 제품을 수요 예측한다. 상품의 알고리즘 정확도를 높여 2000평 규모의 풀필먼트로 직매입해 상품을 관리한다. 해당 인력을 늘리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빅데이터를 활용해 동대문 풀필먼트 센터 내 전체 물량의 20%를 선매입하며 이를 약 4일 안에 모두 소진하고 있다.

정확한 수요예측은 ‘빠른배송’으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동대문 패션을 당일 또는 새벽에 받을 수 있는 하루배송 및 12시간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의류 새벽배송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브랜디 관계자는 “다년간 쌓아왔던 구매데이터를 활용해 제품을 선매입하고 고객이 주문했을 때 배송일이 늦춰지지 않게 만들고 있다. 이 힘은 수요예측에서 나온다”라면서 “풀필먼트와 수요예측이 합이 잘 맞다보니 하루배송 당일배송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하루배송을 진행하는 브랜디 / 브랜디 제공

이 같은 IT 인프라를 인정받아 지난달에는 네이버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독으로 유치했다. 올해 3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10억원 투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유치한 금액만 450억에 달한다.

최근엔 매장과 소비자를 잇는 B2C를 넘어 사업장과 사업장을 잇는 B2B 사업도 시작했다. 동대문에서 옷을 대량으로 거래하는 도매상들과 이를 매입해 판매하는 소매상을 연결해주는 서비스 ‘트랜디’다. 소매상은 샘플을 보고 옷을 구매하러 도매시장까지 직접 방문하는 수고가 줄어들고, 도매상은 거래처를 온라인채널까지 확대해 ‘윈윈’할 수 있다는 게 브랜디 측 설명이다.

브랜디 관계자는 “브랜디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한 동대문 상인들이 지금껏 접해보지 않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동대문 도매상이나 셀러, 고객 등 모두가 편리하게 옷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게 지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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