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칸타라. /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잠실벌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28ㆍ두산 베어스)에겐 한화 이글스의 고춧가루도 무용지물이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남은 시즌 선발로테이션 운용 계획을 공개하며 외국인투수 라울 알칸타라(28)와 크리스 플렉센(24)이 4일 휴식 후 선발등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O리그에서 선발투수들은 5일 휴식 후 등판이 일반적이지만, 시즌 후반 승부처인 만큼 확실한 카드인 둘을 한 번이라도 더 쓰기 위해 강수를 뒀다.

시즌 첫 4일 휴식 후 등판에 나선 알칸타라는 완벽투를 펼치며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그는 이날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알칸타라의 호투와 김재환의 결승타를 앞세운 두산은 5-0으로 승리했다. 알칸타라는 시즌 17승을 올렸다.

이날 알칸타라는 장기인 빠른 공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며 한화 타선에 단 1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최고 시속 155km의 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슬라이더, 투심,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삼진을 무려 8개나 솎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알칸타라는 이날 83개의 공을 던져 61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알칸타라는 1회초 노수광, 최재훈, 2회초 김민하, 브랜든 반즈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초 1사 후 노시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엔 노수광, 최재훈, 송광민을 상대로 공 5개만 던지며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6회초 선두타자 이도윤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알칸타라는 후속타자 이용규를 2루수 병살타로 잡았다. 7회는 삼진 3개로 끝냈다. 알칸타라는 5-0으로 앞선 8회 홍건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알칸타라(왼쪽). /임민환 기자

두산 타선은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뽑으며 알칸타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 2사 2루에서 김재환이 좌중간 적시타를 때려 선제점을 뽑았다. 2회에는 무사 1,3루에서 정수빈의 땅볼로 추가점을 냈다. 선두타자 최주환이 2루타를 치고 나간 3회엔 1사 후 김재환의 2루타로 1점을 더했고, 이어진 2사 2루에서 박건우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4-0으로 점수 차로 벌렸다. 4회에도 1사 1,2루서 최주환의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알칸타라는 이날까지 올 시즌 한화전에 3경기에 등판해 21이닝 1실점(1자책)으로 극강의 면모를 자랑했다. 지난달 20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주춤한 알칸타라는 이후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펄펄 날았다. 두산은 9월 이후 알칸타라가 등판한 8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경기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은 "4일 로테이션으로 들어갔는데도 흔쾌히 나선 알칸타라에게 고맙다. 오늘도 에이스답게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알칸타라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기분 좋다. 4일 만에 등판이었지만 몸 상태는 문제 없었다. 포수 박세혁과의 호흡도 완벽했고. 타자들도 초반부터 점수를 뽑아줘 마운드에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는 관중 입장이 재개됐고 2806명의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알칸타라는 “팬들의 응원소리 들으면 에너지가 넘치고 좀 더 힘을 낼 수 있어 좋다”고 웃었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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