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환.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한화 오른손 투수 장시환(33)은 올 시즌 26경기에서 4승 14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했다. 14일 오전까지 최다패 부문에서 SK 와이번스 리카르도 핀토(26)와 함께 공동 1위에 랭크됐다. 장시환이 기록한 14패는 1998년 이상목(17패), 2004년 문동환(15패)에 이은 한화 구단(빙그레 제외) 역대 공동 4위다.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거나 허약한 팀 전력 때문에 최다패 기록을 세운 사례가 많다.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자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반대로 투수가 흔들려도 타자들이 그보다 더 많은 점수를 뽑아주면 승리할 수 있는 게 야구다.
 
장시환 역시 타선의 부진과 불펜의 방화로 패전 투수가 된 경기가 많았다. 그의 올해 평균 득점지원은 2.00으로 리그 규정 이닝 투수 중 득점 지원 최하위다.
 
올해 한화 선발진의 버팀목 노릇을 했던 장시환은 최근 팔꿈치 수술을 위해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애초 올 시즌이 끝난 뒤 수술대에 오를 계획이었지만, 내년 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겼다. 최원호(47) 한화 감독대행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장시환이 팔꿈치에 뼛조각이 있는 상태에서 시즌을 치렀다. 계속 통증이 반복됐는데 규정 이닝을 채우고 싶어서 참았다. 그런데 9일 키움 히어로즈와 등판 이후에 '조금 힘들 것 같다'고 이야기해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장시환은 12일에 정밀 검진을 받았고, 며칠 내로 수술을 하기로 했다. 최 대행은 "뼛조각만 제거하는 상황이라서 재활을 잘 마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다. 잘 복귀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장시환은 올해 무너진 한화 선발진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며 고군분투했다. 한화 토종투수 중 가장 많은 132.2이닝을 소화했다. 한화 국내 선발 투수 중 1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김민우(125.2이닝)와 장시환 둘뿐이다.
 
그는 규정 이닝을 채운 토종 투수 중 평균자책점 4위를 달리고 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는 토종 투수 중 공동 4위에 해당하는 11차례 기록했다. 최 대행도 장시환의 꾸준함과 헌신을 높게 평가했다. “선발 투수의 덕목은 자신의 차례를 거르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장시환은 선발투수로서 올 시즌 잘해줬다.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다. 팔 상태가 안 좋은 데도 열심히 해줬다. 성적을 떠나서 25경기 이상 소화하며 자기 몫을 해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잠실구장=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