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개량신약 개발 활발
대원제약 본사. /대원제약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 '펠루비(성분명 펠루비프로펜)'를 탄생시킨 대원제약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연구개발(R&D)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DW1903'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DW1903은 위염 치료제다. 이번 3상은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미란, 출혈, 발적, 부종)을 보이는 국내 환자 324명을 대상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대학교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등 27개 기관에서 진행된다.

R&D 투자 꾸준히 증가

대원제약은 DW1903 외에 다수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올해 들어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임상(14일 기준)은 모두 16건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종근당(30건) 다음으로 가장 많다.

R&D 투자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는 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8억원에서 18.4% 증가했다. 특히 2017년 194억원에서 2018년 256억원으로 32.3% 급등했고, 지난해에도 2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으로는 고지혈증 치료 신약 'DW-4301'와 자궁내막증·자궁근종 치료제 'DW-4902' 등이 있다.

DW-4301는 지난 2018년 10월 단회 투여에 대한 국내 1상을 완료했고, 올 하반기 다회 투여 1상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임상 2상에 집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DW-4902는 티움바이오에 라이센스 아웃(해외 개발)해 공동으로 개발 중이며, 이달 승인을 목표로 국내 임상 2상을 신청한 상태다. 

아울러 티움바이오는 러시아 연방보건부(MOH)로부터 임상 2a상 IND를 승인받았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해당 임상는 향후 이탈리아와 체코,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유럽 5개 국가 40여 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원제약 소염진통제 신약 '펠루비 서방정'. /대원제약 제공

개량신약 개발 확대…펠루비 신화 잇는다

이와 함께 대원제약은 원발월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펠루비'의 임상 3상(적응증 추가)에 더해 DW1806(제2형 당뇨병), DW1808(근골격계 질환), DW1902(제2형 당뇨병) 등 다수의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개량신약이란 이미 허가된 약물에 비해 기술이나 효능 등이 진보된 의약품으로 제네릭(복제약)보다 상품성이 뛰어나다. 게다가 개발기간이 5년 이내로 짧고, 20년간 독점판매권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펠루비'의 적응증 추가 및 제형 변경은 개량·복합제와 궤를 같이 한다. 현재 이 약물이 보유한 특허 중 일부는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마더스제약과 휴온스, 영진약품, 넥스팜코리아, 한국휴텍스제약 등은 제네릭 개발을 위한 생물학적동등성평가를 승인받았다.

즉, 다양한 질병에 사용하는 것은 물론 복용 편의성을 개선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 지난 2008년 국산 12호 신약으로 출시된 '펠루비'는 골관절염 진통제로 시작해 류마티스 관절염, 요통, 발열 등에도 처방할 수 있게 적응증(치료범위)을 확대해왔다. 

또한 2015년에는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서방정' 형태로 출시해 복용 횟수를 1일 3회에서 2회로 줄였고, 7월 외상 후 동통을 비롯한 급성 통증에도 처방할 수 있게 되는 등 진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2015년 52억원에 불과했던 처방액은 2017년 157억원을 돌파해 블로버스터 의약품이 됐고, 지난해 312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혔다.

대원제약이 중견업체(지난해 매출 3178억원)라는 점, 국내사가 개발한 신약 대부분이 상업화에 실패한 점을 감안하면 펠루비의 성공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산 신약은 1999년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총 31개 품목이 허가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펠루비 포함 총 6개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제약은 국산 신약 '카나브' 출시 후 개량·복합해 연매출 1000억원대 대형 브랜드로 진화시켰다"며 "대원제약 '펠루비'도 이와 같은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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