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부모님 세대의 과자가 10·20세대를 품고 온 가족이 즐기는 간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가치로 전통과 역사는 이으면서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더욱 유연하고 젊어지고 있다. 단순 먹거리를 벗어나 문화를 이끄는 주체가 되거나 협업을 진행하며 몸집 부풀리기에 한창이다.
 
6.25 견딘 연양갱, 스낵시장 포문 연 새우깡
 
국내 최장수 과자는 1945년 회사 출범과 함께 탄생한 해태의 ‘연양갱’이다. 올해 나이 75세다.
 
오래된 제품인 만큼 중간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현재까지 단 한 번도 공장가동을 중지하지 않았다. 심지어 6·25전쟁 당시 해태제과 임직원들은 전국 각지에 생산설비를 들고 다니며 명맥 잇기에 집중했다고 알려져 있다.
 
고급 디저트 시장이 확대되면서 입지가 좁아질만 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판매된 연양갱만 약 35억 개로 총 7200억대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연간 200억대의 판매 실적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1956년 크라운제과의 크라운 산도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 국내 최소 샌드형 과자로 크라운제과 창업주인 고 윤태현 회장의 결과물이다. 우리 기술력이 투입됐으며 당시 고급 재료로 귀했던 밀가루와 우유, 버터 등이 원료로 쓰여 차별화를 뒀다.
 
이후 1971년생으로 내년 50살을 맞는 농심 ‘새우깡’이 있다. 농심이 고소한 새우 소금구이 맛을 구현하기 위해 출시한 제품이다. 연구 기간만 1년이 소모됐으며 기존 건빵, 비스킷에 한정돼 있던 과자 시장에 스낵을 내놓으며 강수를 뒀다. 현재 연간 약 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국민 스낵'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후 농심은 72년 감자깡, 73년 양파깡, 고구마깡을 연이어 출시하며 평균나이 45세를 훌쩍 넘긴 ‘깡’ 브랜드를 지니고 있다.
 
70년대는 유독 현재까지 명성이 자자한 제품 출시가 활발했다. 1972년 삼양식품은 ‘별뽀빠이’, 이듬해 ‘짱구’를 출시했다. 뒤를 이어 1975년엔 오리온은 초코파이, 롯데제과는 1978년 롯데샌드를 출시하며 장수식품의 시작을 알렸다.

농심 '깡 시리즈'/농심 제공

새 옷 입고 젊은 모델 기용... 젊어지니 ‘제2의 전성기’
 
오래된 제품이라고 기성세대만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각 제품은 젊은 세대의 입맛 공략을 위해 트렌드를 반영하고 협업을 진행하는 등 ‘제2의 전성기’ 맞이에 적극적이다.
 
올 상반기 장수 제품으로 방끗 웃은 건 단연 농심이다. 지난 5월 온라인에서 가수 비의 노래 '깡'이 인기를 끌자 농심은 비를 새우깡의 광고 모델로 발탁하고, 적극적으로 방송 PPL을 진행했다. 여기에 일반인이 참여하는 새우깡 챌린지를 기획, 지난 6월 패키지를 변경하며 새 옷을 입는 등 대대적 변신을 진행했다. 
 
롯데제과는 10대들이 단어를 줄여 말하는 것에서 착안, 지난해 롯데샌드의 이름을 롯샌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제품명 변경 외에도 슬로건, 패키지 디자인 등에도 변화를 두는 등 ‘요즘 감성’ 담기에 집중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롯데샌드에서 '롯샌'으로 제품 이름을 바꿨다/롯데제과 제공

오리온은 대표적 장수식품 초코파이의 이름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반경한 자매품을 내며 신규 소비자 유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 오리온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초코파이 바나나맛을 출시, 지난 8월엔 기존 검은 초콜릿 제품에서 하얀 바나나크림으로 갈아입는 등 대대적 변화를 거쳤다. 
 
이외 지난해 삼양은 편의점 CU와 손잡고 별뽀빠이, 사또밥, 짱구를 재해석한 콜라보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식품은 브랜드의 실적을 견인하는 대표 제품이자 업체를 대표하는 얼굴”이라며 “전통은 이어가면서 트렌드를 반영해 차별화를 두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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