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코스피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15일 오전 증시 개장과 함께 빅히트는 유가증권 시장 거래를 시작하고 공식 상장됐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 시장본부 역시 빅히트(A352820)의 주권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빅히트 상장, 개장 후 바로 '따상'

이날 빅히트는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인 27만 원에 형성한 뒤 상장 직후 가격제한폭인 35만1000원까지 뛰어올랐다.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하면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한 것이다.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따상 기준 시가총액 11조 8800억 원이다. 개장 후 따상에 성공했기 때문에 코스피 시총 순위도 27위로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따상은 오래 가지 못했고 오전 중 30만 원 선이 무너지는 등 초반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주춤했다.

그런데도 거래는 폭발했다. 개장 후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거래량은 255만 주 가량에 달했다.

이처럼 빅히트가 개장 초 따상을 유지하지 못한 것은 투자자들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사례에서 얻은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상장 후 따상에 성공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상장일부터 3거래일 연속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으나 이후 장에서는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지난달 13일 8만9100원까지 올랐지만 15일 기준 4만6600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방시혁 지분 4조3000억까지

15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 주식 1237만7337주(지분율 34.74%)를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 기준 지분 평가액은 1조6709억 원이었다. 이날 따상으로 장을 마감하면 기록 평가액은 4조3000억 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뛴다. 이는 삼성전자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수 다음으로 높은 주식 지분 가치이며 연예계 주식부호 1위 등극과 동시에 국내 기업인 중 5위의 부호가 되는 것이다, 

빅히트를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사로 만든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이번 상장으로 인해 돈방석에 앉았다. 공모를 진행하면서 방시혁 대표는 방탄소년단 멤버 7인(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에게 47만8695주의 보통주를 균등하게 증여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1인당 주식 재산은 공모가 기준으로 92억 원이며 따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24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빅히트는 전체 공모주식 713만 주 가운데 60%인 427만 8000주를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했다. 기관 배정 물량 중 78%에 해당하는 333만 6518주가 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에 이르는 의무 보유 확약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사주를 배정받는 빅히트의 직원들도 평균 억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말 기준 빅히트의 전체 직원 수는 313명, 우리사주에 배정한 주식은 142만6000주로 단순 계산했을 때 1인당 평균 4556주다. 따상으로 장이 마감되면 직원 1인당 지분가치는 평균 15억9900만 원이다. 

주요 주주인 기업들의 이익도 상당하다. 넷마블은 빅히트의 주식 708만7569주(상장 후 지분율 19.90%)를 갖고 있다.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사모투자합자회사도 지분 9.72%(346만2880주)를 보유하고 있다. 따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들이 보유한 지분 평가액은 2조4877억 원, 1조2154억 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이날 '2020 빌보드 뮤직 어워즈(2020 Billboard Music Awards)'에서 4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부문을 수상해 빅히트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빅히트 관련주가 상승세를 기록했기 때문.

빅히트는 2005년 설립됐으며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한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이 소속돼 있다.

15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빅히트 상장 기념식에서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가 올해 15주년이 됐다. 음악과 아티스트로 세상에 위안과 감동을 주려는 작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시작했지만 네 개의 레이블과 일곱 개의 종속법인을 보유하고 천여 명의 구성원이 이끄는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며 "기업과 아티스트, 소비자, 산업이 모두 상생하도록 할 것이다. 상장 회사로서 깊은 책임 의식을 갖고 사회적 기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로 힘차게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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