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저성장·저금리·고령화 '삼중고'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포화상태인 국내 떠나 해외로 눈 돌려
中, 보험 대외개방 확대…외국 보험사 시장점유율 확대에 총력
국내 보험사가 포화상태인 국외를 떠나 국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보험시장의 대외개방을 확대해 외국 보험회사에게 시장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저성장·저금리·고령화 등 삼중고에 코로나19라는 뜻하지 않은 악재까지 겹치며 생존위기에 직면한 보험업계가 국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바다 건너에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분주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제장벽이 높았던 중국이 대외개방 확대에 나서면서 보험사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는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 해외 보험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을 개척하거나 기존 진출국에서는 현지화를 위해 영업 네트워크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 침투율 낮은' 동남아 Vs '14억 거대시장' 중국

최근 교보생명과 현대해상은 각각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 확대에 나섰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미얀마 주재사무소 설치에 대한 미얀마 당국의 최종 인가를 획득해 본격적으로 동남아 보험시장 공략에 나서게 됐다. 내년 하반기부터 미얀마에서 보험판매를 시작하며 향후 동남아시아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얀마는 생명보험시장 침투율(GDP 대비 수입보험료)이 0.01%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3개년 평균 경제성장률이 약 6.2%에 이르며 다수 기관이 향후 10년간 GDP가 매년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금융산업 육성정책 ▲소득 상승에 따른 보험니즈 증대 ▲30세 미만에 불과한 국민 평균연령 등의 영향으로 2028년까지 생명보험시장이 연평균 40%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14억 시장' 중국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현대해상 중국법인 현대재산보험은 중국 현지사업 확대를 위해 광동성 지점을 설립한다. 기존 청도에 이은 두 번째 지점이다.

현대재산보험은 현지화를 통한 중국 내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4월 중국의 대표 IT기업 레전드홀딩스와 차량공유업계 1위 기업 디디추싱과 손잡고 합자법인을 출범했으며, 지난 9월에는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로부터 광동성 지점 설립에 대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광동성은 중국 내에서 지난해 기준 GDP(약 1851조원) 및 손해보험시장규모(약 20조원) 1위 도시다. 현대재산보험은 레전드홀딩스의 IT기술과 디디추싱의 공유경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인슈어테크 경쟁력을 강화하고, 광동성을 중국 현지화 전략의 핵심지역이자 출발점으로 삼아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주요주주인 중국 기업들과의 화학적 융합과 현지에서의 원활한 사업 운영을 위해 중국 1위 손해보험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주식유한공사(PICC)에서 온라인사업부를 총괄했던 인슈어테크 전문가 쟝신웨이 씨를 합자회사 초대 CEO로 영입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으 보험료 규모 1조3000억위안(한화 약 224조원)의 세계 2위 손해보험시장으로 지난 18년간 연평균 17%로 고속 성장했다. 특히 2019년 온라인 손해보험 수입보험료는 한화 1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보험회사 해외점포 진출현황. /금융감독원 제공

中, 보험시장 대외개방…"외국 보험사, 시장점유율 확대에 총력 기울일 것"

국내 보험사는 중국보다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규제 장벽이 높지 않은 동남아 시장을 선호해 왔다. 실제로 2018년 기준 중국 시장에 진입한 외국 보험회사 개수는 약 50개를 기록했지만 높은 진입장벽의 제약으로 외국 보험회사들의 총 시장점유율은 6.2%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인구 14억명이란 광활한 시장을 자랑하는 중국이 대외개방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금융시장의 대외개방 확대 조치의 일환으로 외국 보험회사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외자보험회사관리규정'을 수정해 30년 보험영업 경험 및 2년 중국 사무소 운영 경험을 포함한 영업허가제한조치를 폐지했으며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는 '외자보험회사관리규정실시세칙'을 수정해 외국 보험회사의 영업지역 제한조치를 폐지했으며 올해 1월부터는 생명보험회사의 외국인 지분 소유 상한 역시 폐지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외국 보험사의 자산운용 관련 규제 역시 개선하고 있다. 일반 자산관리회사의 외국인 소유 지분 상한을 폐지했으며, 보험계 자산관리회사의 외국인 소유 상한을 25%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보험자산관리상품관리잠정방법'을 통해 보험계 자산관리회사에 적용된 차별적인 거래규제를 없애 보험계 자산관리회사는 일반 자산관리회사와 같은 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영업환경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영업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으로 향후 보험사의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은 보험 침투율이 낮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볼수 있지만 반대로 빠른 시일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는 힘들 수 있다"면서 "반대로 중국은 막대한 인구와 함께 영업 환경은 잘 갖춰져 있었지만, 외국보험사에 다양한 규제가 적용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진입장벽을 대폭 완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보험시장 대외개방을 확대하면서 외국 보험회사에 시장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일부 외국 보험회사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합작 중국법인의 중국 주주 지분 인수 및 중국법인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생명보험사 3개사, 손해보험사 7개사 등 10개 보험사는 모두 11개국에 진출해 34개의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보험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코리안리 등 모두 5곳이다.

보험업 관리법인 등 3개를 제외한 31개 점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6990만달러(809억원)로 전년 2270만달러 대비 4720만달러(207.9%) 증가했다. 보헙업에서 7190만달러(824억원) 이익을 거뒀다. 생보사가 아시아지역에서 손익이 개선됐고 손보사의 손해액이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4940만달러(566억원·219.6%) 늘었다.
 

이성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