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당국, 알뜰폰 필요성 및 수익성에 의문부호 붙여
노조 "지역영업그룹서 영업점별 실적 순위 매겨"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허인 KB국민은행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KB국민은행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알뜰폰) 사업 리브엠(Liiv M)이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위기에 봉착했다. 금융당국이 필요성과 수익성에 의문부호를 붙인 가운데, 노조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영업압박을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다.  

리브엠은 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와 함께 내놓은 혁신금융서비스다. 첫 금융권 이동통신 서비스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리브엠은 출시 1주년을 앞두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은행의 리브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은 위원장은 리브엠 사업에 대한 필요성과 수익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은 위원장은 “알뜰폰이 뭐라고 국민은행이 그렇게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뭘 얼마나 이익이 난다고 저렇게까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감사가 끝나고 국민은행장과 통화해보겠다”고 했다. 

이 같은 은 위원장의 발언은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민 의원은 “은행 직원에게 포상을 내걸고 리브엠을 판매하라고 독려하고 있는데 불완전판매나 끼워팔기 우려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불완전판매는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할때 상품에 대한 기본 내용 및 투자 위험성 등에 대한 안내 없이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끼워팔기는 어떤 상품에 다른 상품을 끼워 파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은행은 노조의 반발로 내부진통까지 겪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국민은행 노조)는 직원들이 리브엠 영업압박을 받고 있다며 지난 6월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양우람 국민은행 노조 홍보실장은 “지역영업그룹대표 인사평가항목에서 리브엠이 디지털평가 부분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고 사측은 설명하지만, 일부 지역영업그룹에서 이미 영업점별 리브엠 판매실적 순위를 매기고 있다”며 “직원들이 영업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창했다.  

일각에선 국민은행의 리브엠이 지난해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탄생했지만, 부가조건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실적 경쟁 등을 지양하라고 주문했지만 이를 어기고 있다는 것이다. 

민 의원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회가 국민은행 알뜰폰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부가조건으로 끼워팔기 금지, 내부 통제 기준 마련, 과도한 실적 경쟁 지양을 내걸었다”며 “영업현장에서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리브엠의 경우 지점이나 직원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돼 있지 않다며 실적할당도 없다고 반박했다. KPI는 금융권에서 사용하는 인사고과 채점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엠은 임원급인 지역영업그룹 대표의 비계량 평가 항목에 자율선택 항목 지표”라며 “다수 항목 중 선택적 지정이 가능해 미지정 시 평가항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리브엠 관련 구속행위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지침에 따른 내부통제 점검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대신 직원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홍보프로그램 ‘리브엠 프렌즈’를 운영하고 있으며, 리브엠 홍보활동과 서비스 개선 의견을 제안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은행은 리브엠 가입채널이 비대면 중심이라고 밝혔다. 영업점을 통한 가입률은 17% 수준으로 은행 고유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직원에게 업무부담을 주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영업점을 통한 한 달 평균 신규 건수는 약 2건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국의 리브엠 매니저 130여명이 영업점 대면 채널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며 리브엠프렌즈를 신청한 직원의 실적은 포상 관련 자료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10월 리브엠 론칭행사에서 리브엠 가입자 목표로 100만명을 제시했다. 업계 안팎에선 현재 국민은행의 리브엠 가입자 수를 8~1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허 행장은 당시 통신서비스에선 이익을 내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부가적인 금융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고 마진 없는 경쟁력 있는 요금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일부에선 국민은행의 리브엠에 대한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최악의 경우 혁신금융서비스 인가 취소 등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혁신금융서비스 기본 적용기간은 2년으로 최대 4년 동안 규제 적용을 면제받는다. 

KB국민은행 사옥./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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