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가 설치한 방역 게이트. /이정인 기자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한국배구연맹(KOVO)과 프로배구 V리그 구단들이 스포츠 방역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V리그는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지난 2월25일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사상 첫 무관중 경기를 벌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져 3월 3일 중단된 리그는 같은 달 23일 리그 종료를 선언했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최초로 우승팀도 결정되지 못했고 선수들과 팬들 역시 허무하게 시즌을 끝내야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구단들은 올 시즌 이러한 사태가 재현되지 않도록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했다. 통합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 코로나19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남자부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개막전이 열린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은 분주했다. 방역복을 입은 전문 방역 관리 요원들이 체육관 이곳저곳을 소독했다. 방역관리자는 “경기장 내, 외부를 전날 1회, 경기 당일 3회 소독한다”고 밝혔다.

QR코드 설명 입간판. /이정인 기자

경기장에 입장하는 절차도 예전보다 까다로워졌다. 우선 출입구 앞에서 의무적으로 손 소독을 진행한다. 이어 체온을 자동 인식해주는 기계로 정상 체온 여부를 확인했다. 정상 체온이면 클로게이트를 통과한다. 이 게이트에 들어가 약 3초간 서 있으면 머리 위와 양옆에서 살균제가 분사됐다. 다음엔 QR코드를 통해 체크인하고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는 과정이 거쳐야 한다. 핸드폰 카메라를 켜 QR코드를 인식하면 발열 및 관련 증상 여부 등 문진표가 나왔다. 이상 없음을 체크한 뒤 출입코드가 발급됐고, 모든 절차를 끝마치고 나서야 입장이 허락됐다. 특이사항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방역 감독관’ 등 전문 인력 2명이 체육관 입구에 상주해 있었다. KOVO는 경기장 별 방역 관리자를 9개 경기장에 전담 배치한다. 방역 교육 자격증을 소지한 방역 관리자를 고정 배치해 구단별 관리자와 함께 경기장 세부 방역 관리를 한다.

KOVO는 선수들과 프로배구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해 자가 검진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선수와 관계자들은 KOVO가 사전에 개발을 마친 자가검진 어플리케이션으로 매일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KOVO와 구단들의 노력으로 경기장 방역 시스템이 구축됐고,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이 마련돼 지난 8월에 열린 제천 KOVO컵부터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KOVO 관계자는 “방역 체계 구축을 위해 5억 원이 넘은 예산이 투입됐다”고 귀띔했다.

V리그의 관중 입장은 오는 31일 남자부 한국전력-현대캐피탈, 여자부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전부터 시작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완화 조치로 점진적인 개방이 가능해졌다. 우선 KOVO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방 차원에서 정부 지침에 따라 경기장 전체 좌석 30%선에서 관중을 먼저 입장시키기로 했다. 연맹은 11월부터 입장 허용 인원을 전체 좌석의 50%까지 상향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중들은 입장 뒤엔 선수단과의 분리를 위해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보다 넓은 간격으로 배치된 2층 지정 좌석에만 앉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KOVO 관계자는 “관중 입장이 시작되면 확진자가 체육관에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방역에 각별한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홈팀인 우리카드 구단 사무국은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랜선 응원전을 진행했다. 텅빈 객석에는 실제 팬들의 모습을 담은 입간판형 ‘아바타 응원단’을 배치했다.

장충체육관=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