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중국 알리바바의 라이브 판매 방송에 등장한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를 앞두고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인기 품목인 한국 화장품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매년 11월 11일 여는 쇼핑행사로, 중국에서 가장 큰 쇼핑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광군제 하루 동안 알리바바 거래액은 44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 해외 직접구매 순위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 내에서 한국 화장품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지난해 광군제에서도 국내 화장품 업체의 제품이 많은 수량 판매됐다. 코로나19로 뷰티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광군제에서의 선전 여부가 올해 실적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화장품 업계는 광군제 특수를 겨냥한 막바지 총력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브랜드 ‘후’의 ‘천기단 화현세트 / LG생활건강 제공

먼저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인 후, 숨, 오휘 등을 앞세워 광군제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중국 고객이 선호하는 후의 '천기단' 세트를 중심으로 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다. 천기단은 지난해 열린 광군제에서 25만 2000세트가 팔리며 기초 스킨케어 카테고리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에 LG생건은 또 다른 브랜드의 인기 제품과 특별 기획 제품을 선보이며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이번 광군제에서 설화수, 헤라, 마몽드, 려, 아이오페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이달 중순 사전 예약 및 1차 판매를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트래픽이 집중되는 광군절 기간에는 광군절 테마 '영원한 아름다움의 비밀' 콘셉트로 비디오 캠페인을 전개한다. 중국 소셜 어플리케이션 샤오홍수, 도우인, 웨이보를 중심으로 셀럽 및 KOL의 숏 비디오를 공개해 티몰 트래픽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광군제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중국 20대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돌 리자치, 왕홍 레이야와 점포 직원들이 출연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광군제를 앞두고 중국 ‘리리앤뷰티’와 유통·판매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알리바바가 주요 주주로 있는 중국 최대 화장품 유통사 릴리앤뷰티와 협력 계약을을 맺은 미샤는 이번 광군제에서 첫 번째 협업에 나선다.

임준원 에이블씨엔씨 해외영업본부장은 “릴리앤뷰티와 함께 중국에서 홍비비로 유명한 ‘미샤 M 퍼펙트 커버 비비크림’을 필두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며 “첫 협업인 만큼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경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 / 애경산업 제공 

애경산업은 주력 제품인 ‘AGE 20’s(에이지 투웨니스)’의 에센스 커버 팩트 등의 제품을 할인 판매하고 전용 기획·협업 세트를 선보인다. 콘텐츠도 강화한다. 직원이 출연하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뿐만 아니라 인기 왕훙을 섭외한 방송도 계획 중이다.

한편 최대 해외시장인 중국에 최근 한한령이 옅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뷰티업계에도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의 수입 상품 전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글로벌은 다음달 열릴 ‘광군제’ 쇼핑 축제를 위한 특별 라이브 판매 프로그램 `공중예언(空中豫言)`을 16일 방영했다. 이프로그램은 중국 유명 연예인 및 해외 유명인이 돌아가면서 상품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한국 연예인들도 종종 출연했으나 한한령 강화 이후 한국 연예인들은 모습을 감췄다. 그러나 이날 김수현이 자신이 모델로 활동하는 한국의 한 한방 화장품 브랜드를 시청자에게 소개한 것이다. 김수현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특별 라이브 판매 방송에 초청돼 얼굴을 비친 것은 중국에서 ‘한류 금기’가 점차 옅어지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고 내수 소비가 살아나면서 한국 화장품 수요도 덩달아 늘고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광군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만큼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부진하던 화장품 업종의 실적이 광군제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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