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외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위기 때마다 여러분 가까이 있다'는 내용의 IBK기업은행 광고가 무색해지고 있다. 국회에서 중소기업을 외면한 정황이 여럿 포착되면서 융단폭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업은행의 기업 예대금리차는 2.14%p로 유일하게 2%대를 나타냈다. 기업은행의 기업 예대금리차는 지난 2017년 2.31%p, 2018년 2.45%p, 지난 해 2.42%p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기업에게 빌려줄 때 받는 평균금리에서, 기업이 예금 등 상품에 가입했을 때 지급하는 평균금리를 뺀 격차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예대금리차는 예금과 대출시장의 경쟁도가 낮을수록, 은행의 위험기피성향이 강할수록, 신용위험이 높을수록 확대된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의 ‘4대 시중은행 및 기업·산업은행의 기업 예대금리차’ 자료를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올해 2분기 기준 여타 은행의 기업 예대금리차는 ▲KB국민은행 1.72%p ▲신한은행 1.65%p ▲하나은행 1.57%p ▲우리은행 1.51%p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은행과 함께 국책은행으로 분류되는 KDB산업은행은 1.11%p에 불과했다. 기업은행이 시중은행은 물론, 여타 국책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기업에게 대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은 타 은행 대비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 여신보유액이 압도적으로 많고, 기업 예대금리차 산출시 주 조달상품인 ‘중소기업 금융 채권(중금채)’이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금채 조달비용을 포함하면 지난 6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1.62%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이 기업대출의 대부분인 96% 정도를 중소기업에 대출하고 있지만, 이 중 60% 이상을 물적 담보 대출로 취급하고 신용대출 비중까지 점점 줄이고 있어서다.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에 신용대출을 내주면서 받은 평균 금리도 5년 연속으로 가장 높았다. 올해 2분기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87%로, 유일하게 4%대를 기록했다. 이어 ▲국민은행(3.52%), ▲우리은행(3.47%) ▲신한은행(3.43%), ▲산업은행(3.28%) ▲하나은행(3.17%) 순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기업은행이 설립 목적과 배치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한다. 어느 금융기관보다 중소기업을 챙겨야 할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은행법 제1조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자에 대한 효율적인 신용제도를 확립, 중소기업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경제적 지위향상을 도모한다고 규정됐다. 

여기에 기업은행은 대부업체에 공급하는 대출을 늘리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지난 16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8월 말 기업은행의 대부업체 대출잔액이 525억원으로, 2018년 479억원 대비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 8월 말까지 대부업체에 26건, 691억원을 신규 대출했다.

기업은행은 대부업체에 3~5%대 저금리로 대출을 내줬다. 이후 대부업체는 서민에게 최고 24% 고금리 신용대출 공급해 지난 4년간 3조8058억원을 벌어들였다. 

반면 산업은행 산하 KDB캐피탈의 올해 대부업체 신규 대출잔액은 479억원으로, 지난 2017년 880억원, 2018년 780억원 대비 꾸준히 감소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부업체에 신규 대출이 나간 건 맞으나, 대부업체도 회사로써 자금용도가 대부업 이외의 사업목적으로 대출이 진행된 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대부업체에 대한 자금지원 억제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16일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8월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는 2.97%로 시중은행인 ▲우리은행(2.29%) ▲신한은행(2.39%), ▲국민은행(2.62%)보다 최대 0.68%p 높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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