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매출액의 10% 이상 매년 R&D에 투자, 오픈이노베이션 강조
일동제약 중앙연구소. /일동제약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일동제약이 R&D(연구개발) 전략을 가다듬고, 혁신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조직 짜임새를 강화하고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등을 강조하며 수익성 향상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동제약은 ▲암 ▲당뇨병 ▲NASH(비 알코올성 지방간염) ▲노인성 황반변성 ▲녹내장 ▲파킨슨병 등 시장성 높은 분야와 관련한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2016년 기업분할 이후 윤웅섭 대표 체제에서 연구개발 조직 및 인력을 확충하고, 연 매출액의 10% 이상을 매년 R&D에 투자하는 등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일동제약 R&D 전략의 핵심은 ▲연구 속도 및 품질 제고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 ▲신속 의사결정 모델(‘Quick win, Fast fail’)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일동제약은 ‘3HP’(High Probability, High Pace, High Productivity)라는 R&D 기조도 새롭게 정립했다. 가능성, 신속성, 생산성 확보 여부에 따라 신약 개발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의미에서다.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수익성 창출 기대

일동제약의 이러한 노력은 기술이전, 수익성 확보 등에 유리해지고 있다. 일동제약은 NASH(비 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신약 연구과제인 ‘ID11903’과 관련한 물질특허를 취득하고 해당 물질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특허의 내용은 핵 내 수용체의 일종으로서 지질 대사, 항상성 유지 등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파네소이드 X 수용체(farnesoid X receptor, FXR)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유도체에 관한 것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NASH의 경우 환자 수는 증가 추세에 있는 반면, 아직까지 뚜렷한 약물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성이 높은 분야”라며, “이번 특허 취득을 통해 ID11903에 대한 개발 및 기술이전, 향후 수익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요건을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올 들어 일동제약은 독일의 글로벌 신약개발회사인 에보텍(Evotec)과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자체 발굴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NASH 치료제 등과 관련한 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해당 과제가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에 맞춰 신속하게 임상1상시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황반변성 신약 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자사의 노인성습성황반변성 신약후보물질 IDB0062(과제명 ID13010)와 관련한 임상용 시료 개발에 착수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일동제약은 임상용 시료 확보 등 임상 준비가 완료되는 2022년경 황반변성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1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이렇듯 어렵고 복잡한 분야가 아닌 가능성이 높고 시장성이 충분한 질병 영역의 신약을 개발한다.

일동제약은 현재 ▲고형암 치료제 ID13009, ID11902 ▲제2형 당뇨병 치료제 ID11014, ID11052 ▲NASH 등 간 질환 치료제 ID11903, ID11905 ▲노인성 황반변성, 녹내장 등 안과 질환 치료제 ID13010, ID11901, ID11041 ▲파킨슨병 치료제 ID11904 등 10여 개의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상태다.

일동제약 본사 사옥. /일동제약 제공

신약개발 위한 짜임새 강화 및 외부 협력 활용

일동제약은 신약 R&D의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짜임새를 강화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형 신약개발회사인 아이디언스와 임상약리컨설팅회사인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를 그룹내 계열사로 확보했다.

아이디언스는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항암 신약후보물질 ‘IDX-1197’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으며, 항암 신약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와는 현재 개발 중인 신약 과제에 대해 협업하고 시간과 비용을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외 다양한 임상과제들에 대한 임상약리 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방침이다.

또 일동제약은 중앙연구소 조직을 연구 파트와 개발 파트를 통합해 상호 업무 연계 및 의사소통이 용이하도록 통합하고, 세부 부서들은 기능 및 분야 단위로 재편해 프로젝트 진행의 효율성과 속도를 높였다.

또한 사내 벤처 형식의 프로젝트팀(TFT)을 만들어 신약 물질의 탐색, 상용화, 라이선스 아웃 등과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일동제약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특화된 디스커버리 조직을 활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얻고 있다.

연구개발의 속도 확보를 위해서는 외부와의 파트너십을 활용한다. 진행 속도에 따라 약물에 대한 권리와 자산 가치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디스커버리 조직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2~4년 안에 가능한 빨리 임상에 진입시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독성 및 효과 검증 등의 비임상 연구, 임상용 시약 제조 등 임상 진입에 필요한 제반 작업은 전문 업체에 맡겨 속도는 물론,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 신속한 임상 전개와 함께 일동제약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하기에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고, 성공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분업·전문화된 최근의 글로벌 제약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더욱 요구되는 조건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7월 열린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투자 포럼'에서 서진식 일동제약 부사장은 차별화된 중개연구 역량만으로도 신약 개발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의 경우 활성화가 시급한 분야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중개연구란 실험실 등에서 얻은 기초 단계의 아이디어를 적합한 상용화 모델 및 기법을 적용해 질병 진단과 치료 등으로 연결 짓는 가교적 연구로, 통상 비임상·임상1상·임상2상 연구까지를 의미한다.

일동제약 측은 R&D 활동과 관련 “유망 후보물질의 비임상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국내외 제약회사와 투자회사 등으로부터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내년부터 매년 3~4개 이상의 신약 과제가 임상시험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개발은 물론, 라이선스 아웃 등을 병행해 수익 실현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동제약은 최근 ‘바이오 USA’, ‘인터비즈 바이오’ 등 제약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비즈니스 미팅에 참가해 자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공개하고 협력 파트너를 물색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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