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일명 '서학개미'라 불리는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노력도 본격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높아진 언택트 기업에 대한 관심과 함께 미국의 애플, MS(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테슬라 등 IT(정보통신)기업과 성장주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급증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 금액은 무려 70조원을 넘어섰다.

해외주식 거래의 경우 국내주식에 비해 거래수수료가 높아 증권사 입장에선 좋은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관련 서비스를 크게 확대하며 고객에 대한 편의 제공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지난 3분기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910억6000달러(약 103조1394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예탁원의 외화증권 관리금액 역시 602억2000달러(약 68조2186억원)를 기록하며, 앞선 2분기 말 대비 103억7000달러 증가하며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 중 개인투자자의 참여 비중이 높은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620억2000달러(약 70조2646억원)로, 지난 2분기 대비 42.7% 급증했다. 반면 외화채권 결제금액은 290억4000달러(약 32조8657억원)로 지난 분기 대비 10.3% 줄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한 해외시장은 역시 미국이었다. 미국시장의 외화증권 결제금액 비중이 66%를 차지해 전체 시장 중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특히 결제금액 상위 5개 시장인 미국과 유로시장, 홍콩, 중국, 일본의 비중이 전체 결제비중의 99.6%를 차지하며 선진국 시장에 투자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개별 종목에선 전기차 1등 기업인 미국의 테슬라가 외화주식 중 결제금액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주식의 결제금액은 105억달러(약 11조9896억원)로, 지난 2분기 대비 315% 급증했다. 나머지 상위 결제종목(ETF 제외) 역시 모두 미국의 대형 기술주가 차지했다. 애플(49억8000달러)과 아마존(27억8000달러), 엔비디아(21억5000달러), MS(16억9000달러)가 차지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추가 부양책 시행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중국 압박도 이어지는 상황이자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정치적 이벤트 너머의 이슈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의 대선 이후 부양책과 경기 회복, 인프라투자, 중국의 14차 5개년 계획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국내 투자자의 지난 3분기 외화주식 결제금액이 70조원을 넘어섰다./픽사베이 제공

해외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달 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해외주식 거래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나이트 홈(HOME) 서비스를 오픈했다. NH투자증권 고객이 매일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MTS(QV, 나무)에 접속하면, 해외주식을 보다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나이트 홈 모드로 자동 변경된다.

나이트 홈에서는 미국 S&P500, 나스닥 종합 지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조회하고 있는 국가별 종목 실시간 순위는 물론, 다양한 종목 순위 정보를 볼 수 있다. 또한 미국 주식을 비롯한 해외주식 관련 서비스 바로가기 메뉴를 제공하고, 해외 리서치 자료 및 해외 뉴스를 홈 화면에 한눈에 확인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NH투자증권은 또한 모바일증권앱 나무를 통해 해외주식 온라인거래 우대수수료 0.09%, 환전수수료 100% 우대 이벤트와 함께 20달러 투자지원금 이벤트, 미국주식 실시간시세 무료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나무 앱을 이용하는 투자자들 모두를 대상으로 미국증시 종가 맞추기 Up&Down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안인성 NH투자증권 Digital솔루션본부장은 “나이트 홈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이용하던 증권사 앱의 한정됐던 사용을 밤 시간대까지 확장할 것”이라며 “국내주식과 함께 해외주식 거래에서도 고객이 사용하기에 가장 편리하고 유용한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미국 주식 프리마켓 거래 시작 시간을 기존 대비 2시간 빠른 오후 8시로 대폭 앞당겨 제공키로 했다. 미국 주식 시장은 시간대별로 프리마켓, 정규시장, 애프터마켓으로 구분되는데, 올해 들어 미국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정규시장 전 오픈되는 프리마켓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삼성증권은 당초 미국 정규장 개장 30분 전부터 프리마켓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이번 서비스 확대를 통해 2시간 30분 간 장전거래가 가능해졌다. 이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가장 긴 시간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6월부터 신규 고객 대상 온라인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를 증권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데 해외주식 관련 투자정보 및 컨텐츠도 대폭 업그레이드 했다. 특히 영어에 익숙지 않은 투자자들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글화된 해외 기업 투자 자료를 갖췄다. 

삼성증권 모바일 앱 '엠팝(mPOP)'의 '투자정보'-'해외시장정보'에서 조회할 수 있으며, 개별 종목의 ROE(자기자본이익률), 영업활동현금흐름과 같은 지표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주요 공시, 관련 뉴스 등도 확인 가능하다. 기존에 제공됐던 중국, 미국, 해외ETF 시장정보 외에도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베트남 등 5개 국가의 시장 정보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서종범 삼성증권 글로벌영업전략팀장은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서비스 니즈도 다양해졌다"며 "해외주식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머니무브의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안타증권은 모그룹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만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대만주식 거래 서비스를 오픈했다. 거래대상 주식은 대만 타이완증권거래소(TWSE, 약 1120종목)과 타이페이증권거래소(TPEX, 약 875종목)에 상장된 주식이며, HTS 티레이더나 MTS 티레이더 M을 통해 매매 가능하다.

이번 서비스 오픈으로 유안타증권 고객들은 기존 중국(후/선강퉁, 홍콩), 미국, 베트남에 이어 대만 주식까지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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