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BTS는 비난·송혜교는 찬사
中 정치 논리…사드문제 거론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스경제=허지형 기자] 중국 환구시보가 방탄소년단(BTS)에 트집을 잡더니 갑자기 송혜교 띄우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역사 문제를 등에 업고 사드 문제를 거론하는 등 한국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먹잇감’ 잡아 갈등 고조↑

중국에서 BTS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는 지난 7일 BTS 리더 알엠(RM)이 한미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받으며 말한 소감 때문이다. 그는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내용이 전해지면서 중국 내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중국 정부는 6.25 전쟁을 ‘애국주의 운동’으로 꼽고 있으나 수상 언급에 반감을 느낀 일부 중국 누리꾼의 반응을 공론장으로 끌고 와 대중들의 분노를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가 짠 ‘중국 무시’ 프레임으로 큰 논란을 겪으며 앞서 사드 보복으로 인해 큰 피해를 봤던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은 방탄소년단 홍보물들을 내리는 등 긴장하는 태도를 보였다.

같은 시기에 중국의 각종 택배업체에서 논란을 문제 삼으며 BTS 관련 제품의 운송을 중단 등을 공지해 논란이 가중됐다. 그러자 중국 해관총서는 “유언비어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해야 한다”며 환구시보를 두둔하는 대신 한중 우호를 강조함으로써 갈등 확산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표출했다.

이후 환구시보는 한중 누리꾼 갈등의 원인이 한국 언론의 선정적 보도에 있다는 뜬금없는 보도를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대국(大局)’을 못 읽고 방탄소년단을 섣불리 먹잇감으로 삼으려 했다가 모양새만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송혜교 인스타그램

◆ 한국 길들이기?

그런가 하면 중국 관변 매체 글로벌타임스 신문이 헤이룽장성의 한중 우의공원에 항일 영웅 김좌진 장군의 얼굴 부조를 기증한 배우 송혜교의 선행을 소개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송혜교의 기부에 대한 중국 팬들의 반응은 이달 초 방탄소년단이 한국전쟁 관련 발언을 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 영문판이다.

제작비를 낸 송혜교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를 극찬한다는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도 함께 소개하면서 BTS 비난 기사로 역풍에 부딪힌 방향을 바꿔보려고 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국 사이에서 큰 갈등이 된 사드 배치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양국 간 협의의 달성, 이른바 3불이 양국의 공통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사드 추가 배치, 미사일 방어체재 참여 등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은 “한국이 중한 양국의 공동인식에 따라 이 문제를 적절하게 저리하여 양국 관계가 방해와 영향을 피하기 바라고, 우리는 한국과 함께 노력해서 중한관계의 계속적인 발전을 추진할 것을 바란다”고 했다.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은 항미원조를 계속 부각하면서 반미 정서를 자극해 나부 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더 나아가 한국 연예인뿐만 아니라 기업까지 중국에 입맛에 맞지 않는 행동·발언 등으로 중국 시장을 잃게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코로나19와 홍콩보안법 강행, 인도와 국경 분쟁 등 중국의 대외 환경은 매우 악화된 상태다.

허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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