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하면서 삼성그룹 내 지분에 대한 상속과 향후 경영체제에 대한 변화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하면서 삼성그룹 내 지분에 대한 상속과 향후 경영체제에 대한 변화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그룹 내 계열분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단기간 내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지분에 대한 상속대상과 규모가 정확히 정해진 이후 살펴봐야 할 문제란 지적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미 삼성그룹 내 지배구조 변화 등에 기대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호텔신라,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급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증시 개장과 동시에 삼성물산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이 높은 상장사로, 삼성그룹 내 지배구조의 핵심적 위치에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 대비 15% 이상 급등한 12만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때 21.15% 오른 12만6000원을 기록했다. 이후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 폭을 다소 반납, 전일 대비 1만4000원(13.46%) 오른 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부진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호텔신라 주가 역시 장중 강세를 보였다. 이날 4% 이상 오른 7만9800원까지 올랐던 호텔신라는 이후 상승 폭을 반납하며 하락 전환, 0.13% 내린 7만6400원에 마감됐다. 호텔신라는 앞서도 그룹 내 경영권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우선주들의 주가도 크게 요동쳤다. 삼성물산우B와 호텔신라우는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며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성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00원(0.33%) 오른 6만4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삼성생명은 전일대비 3.80% 오른 6만5500원에 마감됐다. 삼성SDS 주가도 5.51% 올랐다. 반면 삼성물산의 지분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날보다 0.94% 내린 6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선 고(故)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 대상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등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상속 대상이 되는 지분은 삼성전자 주식(4.18%)과 삼성전자 우선주(0.08%), 삼성물산(2.86%), 삼성생명(20.76%), 삼성SDS(0.01%) 등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대한 상속세만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 별세에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삼성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도 아니고, 금융과 비금융 혼재돼 있지만, 2018년 순환출자 완전 해소로 현행 지배구조 관련 법규를 준수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양 연구원은 특히 "지배주주 3세대는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상관없이 그룹내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상속에 따른 (그룹) 계열분리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 가능성에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10조원을 상회하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지배주주의 지분 일부 처분 및 지분 보유 계열사에 대한 배당정책 강화가 예상된다"며 "금융부문 및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공고화를 위한 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현행 법안을 감안할 때 상속세는 연부연납 또는 물납이 가능하다"면서 "단기간 내 지배구조 급변의 필요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특정 시나리오에 기반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전개에도 지분가치 우상향 가능한 종목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