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사태로 국회서 뭇매를 맞은 가운데 공분을 사는 피해보상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사태로 국회서 뭇매를 맞은 가운데, 공분을 사는 피해보상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옵티머스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안정적인 정부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에게 설명한 뒤, 실제로는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본 사건이다. 투자금은 약 1조5000억원으로 환매중단 규모는 5000억원대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PEF) 피해자들은 지난 26일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예고했다. 지난 8월 NH투자증권이 여타 증권사와 달리, 피해보상을 ‘긴급 유동성 자금’ 형태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 유동성 자금은 사후 정산이 없는 선지원이 아니다. 또 지급률에 차등을 두고 있다. 이로 인해 피해자의 원성을 사고 있으며 사실상 ‘무이자 대출’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펀드 가입 규모에 따라 30~70%로 차등해 선지급한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NH투자증권의 긴급 유동성 자금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결정한 배상비율보다 비율이 낮을 경우, 피해자들은 나머지 비율에 대한 금액을 토해내야 한다. 

반면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에게 원금의 90%를 선 지급키로 결정했다. 금감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은 432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피해액 중 84%에 이른다. 한국투자증권은 287억어치를 팔았다.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피해자들은 NH투자증권이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펀드로 소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남편의 재산을 투자하거나 자식의 결혼자금을 펀드에 넣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피해자도 적지 않았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의 개인투자자 판매액 중 70대 이상이 697억원(29.0%)으로 가장 많으며, 60대가 591억원(24.6%) 50대가 657억원(27.3%)이 뒤를 이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위공직자와 공공기관도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5억원을 투자했으며 공공기관인 한국전력(10억원)과 한국마사회(20억원), 한국농어촌공사(30억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공공기관은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타사와 달리 상장사이기 때문에 법적 책임이 객관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상할 경우, 주주로부터 소송이 제기되거나 경영진의 배임이슈 발생 소지가 있어 상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의 신용도나 기타 대출에 영향이 없으므로 무이자 대출이란 표현에는 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태 관련 의혹으로 국회에서 질타를 받았다.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상품 판매 결정 과정이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옵티머스 상품을 접하게 된 경위를 추궁했다. 이에 정 사장은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으로부터 지난해 4월에 전화가 걸려왔고, 금융상품 판매 관련 담당자를 소개해달라고 부탁받았다”며 “상품 담당자에게 옵티머스 측을 한번 접촉해보라고 메모를 넘긴 적이 있지만, 부하 직원에게 지시나 영향력 행사를 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정 사장은 그동안 옵티머스 관계자와의 연관 가능성을 부인했다. 정 사장은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와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를 만난 적은 있지만, 펀드 판매 건과는 무관한 자리였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지난 27일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537억원으로 올해 2분기에 이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규모는 5012억원으로,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당기순이익 4764억원을 이미 상회했다.  

금융상품 판매수수료수익은 21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2%가 증가했으며 자산 1억원 이상 고객(HNW 고객)은 역대 최대 수준인 13만6570명으로 집계됐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왼쪽)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했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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