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코로나19 장기화 속 영화계가 서서히 정상화되는 모양새다. 예년과 달리 여전히 극장을 찾는 관객수는 부족하지만 지난 주말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일 평균 10만 명 대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세 배우들을 앞세운 작품들 역시 11월을 시작으로 연말인 12월까지 개봉한다. 기대작들의 개봉이 줄줄이 이어지며 극장 정상화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 ‘도굴’→‘서복’, 이제훈·공유·박보검이 돌아온다

영화 '도굴' 포스터./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작품은 이제훈 주연의 ‘도굴’이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도굴이라는 소재를 접목시킨 작품으로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영화다. 11월 4일 개봉을 확정했다. 개봉을 앞두고 28일 언론시사회를 열었으며 SBS ‘런닝맨’ KBS1 ‘진품명품’ 촬영 등 열띤 홍보 활동을 이어갔다.

‘도굴’은 총 제작비 100억 원 가량 투입된 작품이다. 약 250만 명의 관객이 봐야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다. 적은 예산이 든 작품은 아닌만큼 예비 관객들의 인지도 상승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훈이 천재 도굴꾼 강동구 역을, 조우진이 강동구가 제안하는 거액의 프로젝트에 합류한 고분 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로 분했다. 신혜선이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 윤실장으로, 임원희는 전설의 삽질 달인 삽다리를 연기하며 웃음 제조기로 활약한다.

메가폰을 잡은 박정배 감독은 잘 다뤄지지 않았던 도굴의 세계를 리얼하게 구현하기 위해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도굴의 과정을 섬세하게 배치하여 단계별 구조로 이야기를 완성했다. 황영사 9층 석탑부터 고구려 고분, 서울 선릉까지 픽션이지만 실제 있을 법한 도굴 사건들을 배치했다. 여기에 천재 도굴꾼과 고분 벽화 전문가, 엘리트 큐레이터, 전설의 삽질 달인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의 팀플레이로 관객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새로운 걸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배우들의 새로운 변신도 기대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공유와 박보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서복’은 ‘도굴’의 바통을 이어받아 12월 개봉을 확정했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서복’ 역시 약 16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봉 시기가 불투명했으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12월 개봉을 확정하며 연말 극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공유의 액션과 박보검의 복제인간 변신 등 풍성한 볼거리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 ‘건축학개론’(2012)으로 첫사랑과 건축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선보인 이용주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 역시 기대 포인트로 꼽힌다.

이 감독은 애초에 공유와 박보검을 두고 각본을 썼다며 “천만 비주얼이 될 것”이라고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복’에 대해서는 “인간이 가진 두려움을 이야기하기 위해 선택한 소재가 영생이고, 그 소재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 복제인간”이라며 “고대에 불로초를 찾아 나섰던 인간이나, 요즘 백세시대를 살며 아프면 병원에 가는 인간이나 죽음과 유한함에 대해 가진 두려움은 숙명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넷플릭스行 택한 영화들과 달리 극장 개봉 고수

영화 '서복' 포스터./CJ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장가의 침체기가 길어지며 대형 OTT 업체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 영화들이 늘어난 상황 속 극장 개봉을 고수한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제작비 240 억 원의 대작 ‘승리호’와 ‘콜’ ‘낙원의 밤’ 등은 개봉 대신 넷플릭스 공개를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담보’ 등이 여름 시장과 추석 시즌 흥행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해가는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도굴’ ‘서복’ 등이 개봉을 확정하며 극장가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소지섭 주연의 ‘자백’ 역시 당초 11월 말 개봉을 예정했으나 내부적으로 영화의 호평이 이어지자 설 개봉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볼 것 없다’던 극장가에 흥행성을 갖춘 ‘볼 만한’ 작품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둔 가운데 이들이 성공적인 수확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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