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분기 최대 매출 67조9642원…코로나19에도 실적 반등
반도체 호황이던 2018년 이후 영업이익 10조원대 넘어
올해 반도체 28조9000억, 디스플레이 4조3000억원 투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불확실성 요인이 증가했음에도 3분기에 깜짝실적을 발표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29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66조96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2조3533억원, 순이익은 9조3607억원을 달성해 같은 기간 각각 58.83%, 48.88% 늘었다.

매출액은 2017년 4분기에 기록한 65조9800억원을 넘어선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이다. 영업이익 역시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불리던 2018년 3분기 17조5700억원을 넘어선 이후 2년만에 만에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상반기 코로나19로 부진했던 모바일(IM)과 TV·생활가전(CE) 등 세트 부문이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 덕에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덕에 반도체 부문도 선전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세트 제품 수요가 예상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고, 글로벌 SCM(공급망관리)을 활용한 적기 대응으로 판매량 확대와 부품 사업 수요가 모바일 중심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갤럭시 Z 폴드2'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 모든 분야 고른 성장

부문별로 살펴보면 반도체는 3분기 매출 18조8000억원, 영업이익 5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메모리 사업은 서버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서버용 D램 가격은 하락했지만, 모바일과 PC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신규 게임 콘솔용 SSD 판매를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화웨이 특수’가 서버 수요 감소를 상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 시작 전 반도체 물량을 긴급 발주하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 부문 모두 출하량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4분기에는 D램의 경우 서버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10나노급(1z) D램 전환을 확대하고, 낸드의 경우 6세대 V낸드 전환을 지속 추진한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선 모바일 수요 회복과 HPC용 수요 증가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4분기는 모바일 SoC와 HPC용 제품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에서 EUV(극자외선)적용 경험이 있어 D램 적용에 기술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고 인프라 확보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며 “EUV는 단순히 설비를 고려해 생산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세정, 검사, 소재 관련 전반 에코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해서 ‘EUV 전담조직’을 운영해 기술 측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상반기에 부진했던 IM 부문은 하반기 들어 저력을 보여줬다. IM 부문의 3분기 매출은 30조4900억원, 영업이익은 4조4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마트폰 판매량은 갤럭시노트20, 갤럭시 Z폴드2 등 신규 플래그십 모델 출시로 전 분기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매출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와 마케팅비 효율화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태블릿과 웨어러블 제품 판매도 증가하면서 이익 확대에 기여했다. 4분기에도 연말 성수기 효과로 전분기 대비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네트워크 사업은 국내 5G 장비 공급 확대와 함께 북미, 일본 등의 글로벌 5G 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5G 신규 수주를 적극 추진해 글로벌 사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생활가전과 TV를 아우르는 CE 부문에서는 3분기 매출 14조9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냈다. 3분기에 각국의 경기부양 효과와 주요 국가 중심으로 일명 ‘보복 소비’라 불리는 펜트업 수요 등으로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TV시장에선 QLED와 가정용 마이크로 LED 같은 초고화질 TV와 초대형 TV 시장을 공략하고,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해 효율적인 마케팅과 온라인·B2B 사업 강화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DP) 부문에서는 3분기 매출 7조3200억원, 영업이익 4700억원을 기록했다. DP 부문은 중소형 부문에서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OLED 판매가 확대됐다. 대형 디스플레이 부문은 여전히 적자 상태이지만 초대형 TV, 고성능 모니터 패널 판매 증가로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하며 소폭 적자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시설투자 늘리고, 내년 새주주환원정책도 발표할 예정

삼성전자는 3분기 시설투자로 8조4000억원을 집행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6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5000억원 수준이다. 3분기 누계로는 25조5000억원이 집행됐고, 반도체 21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1000억원 수준이다.

올해 전체 시설투자로는 약 35조2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전년 대비 증가가 예상되며, 사업별로는 반도체 투자에 28조9000억원, 디스플레이에 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반도체는 메모리 선단 공정 전환과 인프라 투자, 메모리·파운드리 증설 투자에 활용되고, 디스플레이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생산용량 증설 투자 목적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354원으로 결정해 총 2조4000억원가량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달 30일로, 배당금지급 예정일은 내달 18일이다.

한편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 “현시점에서 불확실한 수치를 바탕으로 주주환원 정책에 관해 언급할 수 없다”며 “2020년 실적을 마감한 내년 1월 잔여재원 규모를 공유하고 새 주주환원정책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