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곽시양이 SBS 금토극 ‘앨리스’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자아내는 연기를 펼쳤다. 극 중 시간 여행자들이 머무는 공간인 앨리스의 가이드팀 팀장 유민혁 역을 맡아 날 선 액션은 물론이고 복합적인 감정 연기를 소화했다. 장장 9개월이라는 긴 촬영 기간을 거친 ‘앨리스’에 대해 곽시양은 “고맙고도 미안한 작품”이라고 했다. “내가 좀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있다. 마음 한켠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액션을 시작으로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준비 과정을 거친 것 같은데.

“촬영 들어가기 전에 시간이 있어서 주원이랑 함께 두 달 정도 액션스쿨에 가서 연습했다. 또 감독님이 ‘날카로운 인상이면 좋겠다’라고 주문하셔서 체중을 6kg 가량 감량했다. 외적인 관리를 많이 했다.”

-다중세계를 다룬 내용이다 보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배우로서 충분히 이해하고 연기했나.

“처음에 대본 받았을 때 ‘이게 무슨 내용이지?’하면서 본 기억이 난다.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쉬워야 할 텐데라며 걱정하기도 했다. 그래도 초 중반까지는 평행세계의 이해가 쉽도록 전개됐던 것 같다. 다만 뒤로 갈수록 아쉬운 점이 있었다. 조금 더 시대 배경의 색이 묻어났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유민혁은 결국 죽음으로 엔딩을 맞았는데 알고 있던 결말인가.

“전혀 몰랐다. 1부부터 4부를 보면서 ‘누군가는 희생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죽음에 있어서 좀 더 멋있게 죽었으면 어땠을까, 진겸(주원)과의 관계를 좀 더 보여줬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희선, 주원과 호흡을 맞춘 소감은.

“주원은 촬영 전부터 액션스쿨을 함께 다녀서 호흡은 문제없었다. 현실에서 주원과 좋은 친구다 보니 드라마에서 생물학적 아버지 역할을 내가 할 때도 어렵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촬영장 분위기 자체가 좋았다. (김)희선 누나가 얼음공주일 줄 알았는데 반전으로 호탕했다. 동생들을 참 잘 챙겨주고 분위기 메이커였다. 감정신이 있을 때는 많이 도와주기도 했다. 배우들이 연기하기 쉽도록 잘 도와줬다.”

-액션신이 유난히 많았는데 힘들었던 신이 있다면.

“자동차에서 벌어지는 카 체이싱 액션을 찍으며 갈비뼈에 금이 가기도 했다. 한참 추울 때였다. 초반에 부상을 입어서 감독님의 배려로 그 후 액션신은 살짝 뒤로 빼서 촬영했다. 부상을 당하고 한 달 정도 지나니 아무렇지 않았다. 바로 액션신을 찍을 수 있었다.”

-유민혁은 항상 경직돼 있는 표정이었다. 웃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는데.

“웃는 모습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안 웃어 본 적이 없다. 실제 성격은 장난기가 많고 유쾌한데 희한하게 작품 할 때마다 웃는 장면이 많지 않고 우직한 캐릭터가 많았다. 그 동안 해온 역할들을 좀 더 보완해서 유민혁을 만든 것 같다. 이제는 좀 웃고 싶다. 로맨틱코미디나 정통 멜로, 개과천선 하는 변호사의 내용을 다룬 작품을 해보고 싶다.”

-시간여행을 한다면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10년 전쯤으로 돌아가고 싶다. 군대 가기 전이다. 지금은 내가 겁이 많은데 그 당시에는 열정과 용기가 넘쳤던 것 같다. 지금 마음가짐으로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미친 듯이 오디션을 보러 다닐 것 같다.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 나이 때 느낄 수 있는 열정과 용기가 부럽다.”

-‘앨리스’를 통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많이 받았는데.

“’앨리스’를 찍으면서 자존감이 회복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셔서 살 것 같았다. 사실 아버지 같은 경우는 시니컬하셔서 큰 칭찬은 하지 않으신다. 어머니는 ‘잘 봤다’라며 내색하시는데 아버지는 뒤에서 자랑하고 다니신다. (웃음)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작품으로 인해 얻은 게 있다면.

“이 작품을 하면서 희선 누나에게 많이 배웠다. 배우들끼리 경쟁을 한다든지 스태프와 거리감이 있으면 작품이 잘 안 풀리는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희선 누나가 정말 포괄적으로 끌어안는 힘이 있다. 다음 작품을 하게 된다면 희선 누나에게 보고 배운 것들을 실천하고 싶다. 사람들을 끌어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배우로서도 포함이 되고 내 인생의 마지막 목표이기도 한데 ‘시양타운’이라는 걸 만들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사는 거다. 사실 내가 돈 욕심이 크게 없는 편이다. 돈을 벌어 집을 짓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주면서 다 같이 모여 살고 싶다. 내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대중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

“대체 불가라는 말을 듣고 싶다. 아니면 ‘이 사람 연기 진짜 잘한다’같은 말도 듣고 싶다. 조승우, 이병헌 선배처럼. 개인적으로 정지훈 형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렇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

사진=스타하우스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