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로고 /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국내 뷰티업계 맞수로 불리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변수 속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면세를 중심으로 중국 수요가 일부 회복된 LG생활건강은 선방한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며 코로나 타격을 그대로 흡수했다.
 
28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6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4% 감소한 1조 886억 원을, 당기순이익은 93.1% 줄어든 70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과 채널 재정비로 면세,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하락했다. 온라인에선 고가와 저가 브랜드 골고루 매출이 올랐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부진의 타격은 컸다. 계열사 브랜드의 저조한 실적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니스프리와 에스쁘아가 영업이익 적자전환했고, 에뛰드는 폭이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과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관광 수요가 급락하며 매출이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6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찍은 뒤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와 유통 채널 재정비로 면세,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이 하락하며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며 "해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며 전반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맞수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22일 공시한 LG생활건강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한 2조 706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5.1% 증가한 3276억 원, 당기순이익은 6.7% 증가한 2317억 원을 달성했다. 분기 최대 매출이다. 2005년 3분기 이후 59분기,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62분기 증가세를 이어갔다.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사업으로 나뉜 LG생활건강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와 브랜드력이 위기를 최소화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화장품 사업은 전년동기대비 6.7% 역신장했지만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 선방으로 전체 영업이익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LG생활건강은 4분기에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이익 개선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후’를 중심으로 중국 내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체 면세 실적 회복 속도도 당초 기대보다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화장품 비수기였음에도 후, 오휘, CNP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채널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22%의 매출 증가를 이뤘다. 특히 후는 8월 티몰 슈퍼브랜드데이에서 알리바바 기초 화장품 1위를 기록하는 등 중국 대표 디지털 채널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업계에선 결국 사업 다각화가 양사의 실적을 갈라 놓은 원인이 됐다고 분석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 새로운 혁신 상품 출시와 온-오프라인 시너지 마케팅을 통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