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민정에 "왕자 낳은 후궁도 못 받을 대우"…국민의힘 내부서도 "과했다" 비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왼쪽),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조선시대 왕자를 낳은 후궁'에 빗대 논란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악재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성희롱성 막말"이라며 즉각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고 고 의원은 조 의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막말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1대 총선에서 고 의원이 이인영 전 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고 의원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광진을 주민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조건부 정치를 하시는 걸 보며 아쉽도 또 아쉽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올리면서 나온 표현이다. 조 의원은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면 더욱 겸손해져야 할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조 의원이 같은 여성 국회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비유하며 역대급 성희롱성 막말을 했다"며 "도를 넘는 극언이자 희대에 남을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허 대변인은 "2006년 2월 당시 조수진 기자(현 의원)는 '국회엔 정치인들이 생산해 낸 배설물로 가득했다'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며 "지금 조수진 의원은 무엇을 하고 있는 중이냐"고 상기시켰다.

이어 그는 "조 의원은 지금 즉시 성희롱 막말의 피해자인 해당 의원에 사과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또한 국회의원직을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 민주당은 이를 좌시하지 않고 윤리위 제소 등 필요한 조취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 의원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우상호 의원은 "툭하면 쏟아지는 국민의힘발 망언들을 보면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 의원은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최혜영 의원은 "같은 여성의원으로서 시대착오적인 성희롱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는지 성찰해 보시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정춘숙 의원은 "여당 여성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비유한 막말은 너무나 모욕적"이라며 "조 의원은 당장 사과하고 스스로의 발언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이 사태에 책임지고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조 의원의 도를 넘는 발언이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같은 당 소속이고 같은 지역 출신이지만 이번 조 의원의 발언은 과했다"며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할 때는 '호되게, 아프게' 그러나 '점잖게, 품격있게' 비판해야 효과적이고 위력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무리 선거철이고 여당의 잘못이 크다 해도 넘어선 안 될 선이 있다"며 "청와대 출신 고민정의 특별대접을 비판하더라도 '왕자 낳은 후궁' 표현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조 의원은 지금이라도 과도한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글을 삭제하기 바란다"며 "보궐선거 야당여론이 우세하다고 벌써부터 방심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고민정 의원은 조 의원을 모욕죄로 형사고소했다. 27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고 의원은 "조 의원은 국민세금을 받는 제1야당의 국회의원이다. 그냥 참고 넘기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을 생각"이라며 "민형사 모두를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 공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조 의원은 판결 뒤 기자들을 만나 '후궁 발언' 논란에 대해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 과정에서 한 기자가 휴대전화로 자신을 촬영하자 "구경 오셨어요?"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조 의원은 해당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보좌진에게 건네며 "이거(영상) 지워"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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