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與, '박영선 vs 우상호' 빅매치로 서울 지지층 결집…부산서 '가덕공항' 건설 승부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운데)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오른쪽),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당 지지율 변화에 여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에서 국민의힘에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영선 대 우상호' 빅매치가 확정되면서 선거 분위기가 고조돼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정책 선명성 경쟁을 펼치면서 '코로나' 관련 민생 이슈를 장악한 점도 긍정적이다.

28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510명을 대상으로 조사(4.2% 응답률 /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한 결과 민주당은 전주보다 5.8%포인트 오른 32.4%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6.6%포인트 급락한 28.5%였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국민의힘에 역전한 것은 지난해 11월 4주차 조사 이후 9주 만이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로 우상호 의원과 당내 거물급 후보 매치가 형성되면서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이다.

보궐선거 특성상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한 심리가 반영됐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정책을 이어 가는 게 안정적 시정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얘기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29일 <한스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1년 임기' 시장을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1년 정도는 (기존 방향대로 시정을) 계속하라'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을 수 있다"며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나 재난지원금 등 문제에서 여당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더 많다"고 분석했다.

야당 입장에선 정책 비전이나 인물경쟁으로 반전을 노려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벌이는 '야권후보 단일화' 기싸움이 지지층의 피로감과 식상함을 불러온다는 지적이다.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정책공약도 단일화 이슈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조직력 대결에서도 열세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단 1곳(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제외한 24곳의 자치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정치권에선 보궐선거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떨어져 조직력이 좌우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지지율 하락이 국민의힘에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부산에서도 민주당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36.4%)과 민주당(33.5%)의 지지율 격차는 불과 2.9%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 21일에는 민주당(34.5%)이 국민의힘(29.9%)에 역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은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대구·경북(TK)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과 부산시장 예비후보들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9일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21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 이어 두 번째 부산 방문이다. 국민의힘과 달리 당 차원에서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가덕 신공항 건설을 승부수로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보궐선거 판도와 직접 연관은 없지만 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잠룡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코로나 이슈'를 장악한 점도 민주당에 긍정적이다.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와 정 총리의 '손실보상제'·이 지사의 '경기 재난지원금' 등은 민생과 직결된 이슈인 만큼 여당이 주목받는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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