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동화·자율주행 기술 관련 협업 이어져
업계 간 주도권 경쟁 심화…미래차 포문
애플카의 가상 이미지. /맥옵저버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자동차업계와 IT업계가 각자의 기술력을 활용한 합종연횡을 이어가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포드, GM 등이 IT업계와 협업에 나서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는 지난 1일(현지시간) 구글로부터 6년간 차량 내 커넥티비티와 클라우드 기술을 제공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포드에서 생산·공급하는 포드와 링컨에는 2023년부터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구글 지도, 구글 플레이 등이 들어간다.

두 회사의 협업은 포드의 사업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그간 포드는 커넥티비티 서비스 독자 개발을 위해 연간 수억달러를 지출해왔다. 하지만 유럽과 남미 등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뒀고, 2018년부터 감원과 공장 폐쇄 등 110억달러(약 12조3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번 협업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구글은 이번 계약을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고, 수익 다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MS의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MS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를 제공한다. 크루즈는 이를 활용한 자율주행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5’의 사이드미러 시스템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탑재한다. 아이오닉5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해 만드는 최초의 전기차다.

이와 더불어 애플과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전기차 ‘애플카’를 만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증권가와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다양한 업체와 자율주행전기차 개발을 협의 중이며,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기아가 애플카 제작한다는 등 추측과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자동차업계와 IT업계의 굵직한 협업 사례가 이어지는 것은 미래차가 첨단기술의 집합체로 발돋움해서다. 기존의 자동차는 기계 기술이 집약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난해부터 전동화·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급물살을 타면서 차량에 들어가는 IT기술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운송수단에서 벗어나 디지털 장비 같은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며 “소비자는 머지않아 미래차를 디바이스의 일종으로 인식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한양대-컨트롤웍스-LG유플러스' 5G 자율주차 공개 시연에서 5G 자율 주행차 'A1(에이원)'이 공영주차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미래차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일부에선 조만간 업계 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차그룹이다.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애플카 협업에 대한 세부사항을 두고 경영진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애플이 이미 세계적인 IT기업인 만큼, 애플과의 협업이 장기적으론 단순 계약생산(OEM) 방식에 머물러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우려 때문이다.

상품의 성질도, 업계 관행도 전혀 다른 두 글로벌 기업의 주도권 경쟁으로 협업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애플카의 개발 방향에 따라 현대차의 강점 또는 애플 강점이 사라진다면 굳이 서로가 어느 한 쪽에 끌려가듯 협업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업계의 협력이 여러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사내 문화, 업계 내 위상과 관행 등 여러 부분에서 심도 있는 협의도 필요하다”며 “언젠가 업계간 주도권을 쥐게 되는 쪽이 확대되는 미래차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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