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낙연만의 선별 복지' 확충 제시… '단독 1위' 이재명 '보편 복지'와 차별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달 29일 부산 중구 부평시장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김영춘, 박미영, 변성완 예비후보들과 함께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정체를 겪고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新)복지국가' 구상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전국민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제 등 보편 복지 정책으로 '단독 1위' 까지 치고 나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견제하고 대선주자로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의 복지정책을 언급하며 "기본 복지제도의 축적을 바탕으로 경제·사회적 변화에 맞게 사회안전망을 혁신적으로 재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해 대선공약 선포식을 방불케했다.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복지제도로 '국민생활기준 2030'을 제안했다. 지난 2015년 세계은행과 국제노동기구 등은 대전환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보편적 사회보호'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표의 '국민생활기준 2030은' 이를 한국에 맞게 적용하자는 제안이다.

이 대표는 "국민생활기준 2030은 최저기준과 적정기준,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며 "소득·주거·교육·의료·돌봄·환경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생활의 최저기준을 보장하고 적정기준을 지향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기준은 최저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기준"이라며 "그것은 국가의 의무다. 가까운 시기에 국가가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한 구상으로 ▲아동·청년·성인·노년층 등 생애주기별 소득지원 (만 18세까지 아동수당 확대) ▲포괄적인 의료보장제도 (전국민 상병수당 도입) ▲차별없는 교육시스템 (나이에 관계없이 교육받을 기회 제공) ▲일상의 건강과 행복 보장 (산간 벽지나 작은 섬에도 생활체육·문화생활 시설 제공) 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 많다"며 "그것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국민생활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날 제안한 '국민생활기준 2030'은 사실상 선별적 복지 확충 방안으로 볼 수 있다. 복지 분야에서 자신만의 간판 정책을 통해 이재명 지사와 차별화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당시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론을 제시해 대선주자로서 면모를 보인 바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이 지사가 '전국민 지급'을 주장한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도 "방역 조치로 벼랑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은 두텁게 도와드리겠다"며 선별지급 우선 방침을 시사했다. 다만 전국민 지원 여부에 대해서도 "코로나 추이를 살피며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며 "적절한 단계에서 야당과도 협의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선별복지 확충 기조를 유지하면서 여론 추세에 따라 보편복지 정책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이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심화된 불평등을 완화할 방안으로 ▲영업제한 손실보상제 ▲협력이익공유제 ▲사회연대기금 조성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급한 주요 현안으로는 ▲주거 안정 ▲교육 불평등 개선 ▲노동존중 사회 구성을 꼽았다.

이 대표는 특히 노동존중 사회와 관련해서는 "전국민고용보험제도 확대를 서두르겠다"며 "필수노동자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정부는 모든 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국민고용보험제도를 2025년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를 받아 25~29일 조사(2529명 / 응답률 4.4% / 95% 신뢰수준 ±1.9%p) 하고 1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낙연 대표는 지난달보다 4.6%포인트 하락해 3위(13.6%)로 밀려났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조사에선 1위(20.6%), 12월 조사에선 2위(18.2%)였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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