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CEO 인베스트 데이’ 주목…관련주 연달아 신고가 경신
애플카 가상 이미지. /맥옵저버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업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전망이 거듭 제기되면서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공동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기아가 애플의 파트너로 직접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오는 9일로 예정된 ‘인베스터 데이’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근접했다.

이른바 ‘애플카’는 미국 조지아주(州) 웨스트포인트의 기아 조립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생산 시기는 2024년이 유력한 가운데 최종 출시 시점은 미뤄질 수 있다.

애플은 이번 계약을 통해 기아에 4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자금은 애플카 생산을 위한 전용 설비 구축과 차량 개발 등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가 제작하는 애플카에 현대차그룹에서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궈밍치(郭明錤) 대만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투자자대상 보고서를 통해 “기아가 현대차의 E-GMP를 기반으로 애플카의 1차분을 제작하고, 애플은 차량 제작을 스마트폰 조립과 비슷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애플이 제너럴모터스(GM)이나 푸조시트로앵(PSA)과의 협업도 고려하고 있지만 생산부터 수송과 판매까지 완벽한 서플라이체인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이 가장 적합한 협력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과 애플은 공식적인 답변을 아끼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8일 공시를 통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기아 역시 이틀 뒤인 같은달 20일 같은 입장을 공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말할 수 있는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힌 내용이 전부”라며 “공시를 통해 명시한 재공시 시점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때 다시 공시를 1개월 미룰 수도 있는 만큼 답변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세간의 관심이 쏠린 만큼 현대차그룹도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본사 건물. /연합뉴스

협상의 주체로 주목 받고 있는 기아는 오는 9일 오후 2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회사의 중장기 미래 전략과 재무 목표 등을 새롭게 제시하는 자리인 만큼 애플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아는 지난달 27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 약속한 바 있다.

관련 업계가 굵직한 두 글로벌 기업의 협력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현대차와 기아 등 관련주의 주가도 함께 술렁거렸다.

협력의 주체로 알려진 기아는 지난 2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10만2000원을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달 11일 장중 28만9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차그룹의 물류·해운업 계열사 현대글로비스 역시 25일 장중 23만5000원 까지 오르며 부푼 기대감을 대변했다.

다만 전례없는 대규모 합종연횡이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 그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애플카 협업에 대한 세부사항을 두고 경영진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애플이 이미 세계적인 IT기업인만큼, 애플과의 협업이 장기적으론 OEM 방식에 머물러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경영진의 일부 교체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세부 내용이 어떻게 이뤄지든 두 회사의 협력은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전례 없는 협업이 성사되는 것만으로도 현대차그룹은 브랜드 이미지와 위상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누릴 것”이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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