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파일러 구제' 천명한 토스뱅크, 본인가 신청 완료…7월 인뱅 삼국시대 개막
'중신용자 외면했던'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신축년 경영 키워드는 '중금리대출'
오는 7월 토스뱅크 출범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시대가 예고된 가운데 업계는 이들이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오는 7월 토스뱅크의 출범이 예고되며 케이뱅크·카카오뱅크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시대'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중금리대출 시장이 첫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주문과 발맞춰 올해 경영 목표를 '중금리대출 확대'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 소외계층에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천명한 토스뱅크는 신파일러(Thin-filer·금융이력·신용이 부족한 사람)를 위한 다양한 대출 상품과 서비스 출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금리대출이란 시중은행의 연 3~5% 대출을 이용하는 고신용자와 저축은행·대부업체의 20%대 고금리대출에 내몰린 저신용자 사이에 놓인 중간 정도 신용을 가진 사람(신용등급 4~6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연 10% 이내 금리의 신용대출 상품을 말한다.

15일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제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칭)' 출범을 준비 중인 '토스혁신준비법인(이하 토스뱅크)'은 지난 5일  금융위원회에 인터넷 전문은행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위원회는 관련법령에 따라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토스뱅크의 본인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애초 계획보다 한 달 늦게 본인가 신청을 마쳤지만, 7월 영업개시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토스뱅크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신용자와 신파일러를 포용하는 '챌린저뱅크'를 표방한 토스뱅크는 출범과 동시에 중금리대출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했던 금융 소외 계층이 1금융권 금융 혜택을 받아볼 수 있도록,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을 수립하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 본인가 신청서 제출은 계획보다 늦었지만, 7월 출범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본인가 여부가 결정되 않은 상황에서 주력 상품에 대한 이야기할 수 없지만,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개인중신용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을 설립해 다양한 중금리대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출범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인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나란히 중금리대충 비중 축소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역시 중금리대출 확대에 노력을 쏟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대출 경쟁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카카오뱅크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 중 한 영역이 중금리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제공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해 7~9월 신규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1557억원으로, 같은 기간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1조4016억원)의 11.2%에 불과하다. 출범 초기인 2018년 24%대까지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카카오뱅크 상황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신용대출 가운데 고신용자로 분류되는 1∼4등급이 가져간 비중이 93.5%, 5∼6등급은 5.54%, 7등급 이하 비중은 0.87%였다.

전체 신용대출 금액(17조3452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1∼4등급이 가져간 신용대출(17조783억원) 비중은 98.46%로 더 높았다. 5∼6등급은 1.37%, 7등급 이하는 0.17%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고신용자에 치중하고 신파일러를 외면한 인터넷전문은행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지난 3일 "혁신적인 방식으로 중금리대출 시장을 열라고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했는데, 실제 은행보다 못한 실정으로 당초 법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인식"이라며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도입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정부가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취지에 맞춰 올해 중금리대출 비중 확대를 천명한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당행 대출 실행이 어려운 고객을 대상으로 제2금융권 대출 상품을 소개해 주는 연계대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상반기 중 소액 마이너스통장 및 사잇돌 대출은 물론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한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을 위해 공급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며, 지난달부터 고신용자 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여신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고신용자 신용대출의 최고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축소하는 한편,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0.34%p 올렸다.

반면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기반한 민간 중금리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금리는 최대 0.60%p 내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에 본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대출 공급 규모는 기존 중금리대출 상품 공급액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및 금융이력부족자를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CSS)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대주주, 자본 확충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올랐고, 카카오뱅크도 흑자 전환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만큼, 성장세를 보여 올해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취지인 중금리대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특히 하반기에 신파일러 구제를 천명한 토스뱅크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면 혁신상품보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배경인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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