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노진혁. /NC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하성(26ㆍ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시절 ‘평화 왕자’로 불렸다. 최고 유격수를 논하는 토론을 종결해 ‘평화왕’으로 불린 강정호(은퇴)의 후계자인 점을 빗댄 별명이다. 김하성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KBO리그 ‘톱 유격수’로 군림했다. 지난 2년간 WAR(대체 선수대비 승리기여도 ㆍWAR)가 2019년 7.22(타자 전체 1위), 2020년 6.87(전체 2위)로 경쟁자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넘사벽’이었던 김하성이 큰 무대로 떠나면서 최고 유격수 자리는 다시 공석이 됐다. 2021시즌에는 유격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왕좌를 두고 각 팀 유격수들이 펼칠 경쟁이 흥미롭다.

‘우승 유격수’ 노진혁(32)도 KBO리그 최고 유격수 타이틀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2년 NC의 창단 멤버로 프로 무대를 밟은 그는 지난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주전 유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132경기에서 타율 0.274 20홈런 82타점 70득점 장타율 0.480, OPS 0.836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80타점'을 넘기며 NC의 통합우승에 이바지했다. 노진혁은 리그에 흔하지 않은 ‘거포 유격수’다. 최근 몇 년 동안 장타가 늘었다. 2018년에는 11홈런, 2019년에는 13홈런, 지난해에는 정확히 20홈런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장타율은 김하성에 이은 2위다. 이동욱(47) NC 감독은 “유격수가 20홈런을 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본인 만의 노하우가 생겼다고 본다. 많이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새 시즌에도 최대한 많은 홈런을 치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6일 마산야구장에서 만난 노진혁은 “솔직히 타율도 높이고 싶지만 그보다는 홈런과 타점 욕심이 더 크다. 30홈런까지는 솔직히 힘들 것 같고, 25홈런을 목표로 잡았다. 타점은 80개 이상을 올리고 싶다. 그 정도 성적은 올려야 쟁쟁한 경쟁자를 앞설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노진혁은 생애 첫 황금장갑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하성의 빅리그 진출로 공석이 된 최고 유격수 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다. “작년까지는 (김)하성이가 있어서 불가능했다. 누가 봐도 최고 유격수는 김하성이었다. 2019년, 2020년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은 박민우가 동반 수상하자고 늘 이야기 하는데 올해는 황금장갑 수상에 욕심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C 노진혁(가운데)이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NC 제공

넓은 수비 범위와 어려운 타구를 커버해야 하는 유격수는 유연성, 순발력, 민첩성이 좋아야 한다. 노진혁은 비활동기간인 12월과 1월 척추를 받치는 코어 근육을 강화했고, 아내의 강화로 필라테스를 하면서 유연성을 길렀다. “12월 초주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몸을 교정하는 운동을 하고싶어서 시작했다. 그동안 안했던 동작을 하면서 코어가 단단해졌다. 유연성에 좋은 운동이어서 시즌 중에도 계속 할 생각이다”며 “근육이 딱딱하면 다치기 쉽다. 유연성 키우고 싶으면 필라테스를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특히 내야수에게는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진혁의 진짜 가치는 수비력도 갖췄다는 점이다. 뛰어난 타격 능력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주는 유격수다. 지난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한 유격수 중 가장 적은 8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올해는 수비 범위를 넓히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지난해는 종종 허리가 아파서 몸을 사리는 경우가 있었다. 수비 범위가 좁은 편이었고, 내 앞으로 오는 타구를 착실히 처리하자는 마음이 있었다. 올해는 수비 범위를 좀 더 넓히고 허슬플레이를 많이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 반지를 낀 노진혁은 올해 NC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 시즌 우승을 계기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계속 우승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올해도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면 팀 우승에 보탬이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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