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판호 문제로 중국 진출 어려워…“중국 판호 문제 해결에 민‧관 힘 합쳐야”
[국내 게임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중국 수출 금지는 큰 장애물이다. 사진은 국내 3대 게임사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2020년은 게임 업계가 큰 성장을 이룬 한해라 말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안 생활이 늘어나면서 이용자가 증가하고 국내 게임이 북미, 유럽 등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게임 한류’가 큰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큰 성장 이루고 있는 게임업계에도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중국 판호(중국내 서비스 허가) 발급 문제는 국내 게임 업계의 글로벌 시장 확보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해외 매출 상승 게임업계…중국 판호 해결해야 글로벌 수익성 확대

작년 국내 게임 업계 빅3로 불리는 3N(엔시소프트, 넥슨, 넷마블)의 매출 합은 8조 원대를 돌파했다. 카카오게임즈와 게임빌, 컴투스 같은 중견 게임사들의 매출도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향후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 공략을 통해 흥행을 이어갈 전략이다.

내수가 빈약한 국내시장 특성상 게임 업계도 글로벌 시장 공략은 필수적인 상황이다. 작년 한해 국내 게임 업계는 판호 발급 문제로 중국 게임 시장이 사실상 막히면서 주로 미국을 포함한 북미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출시했다.

넷마블의 경우 북미 등에서 출시한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2020년 해외 매출은 1조 7909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72%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23.3% 상승해 글로벌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넥슨도 자사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북미·유럽 지역과 아시아·남미 지역에서 각각 134%, 85%의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게임사들이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흥행 성적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공략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도 함께 오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는 것이 중국의 판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20.7% 증가한 약 47조5000억 원이다. 이중 중국게임의 해외 매출은 약 17조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글로벌 게임시장 점유율은 2019년 기준 18.7%로 미국(20.1%)에 이은 2위이다.

최근 14억 인구 프리미엄의 내수 시장과 거대한 자본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은 조만간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배치 관련 외교 문제로 한한령(한류 제한)을 선포했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서적 등 출판물에 대한 판호 발급이 대부분 중단됐다.

실제로 2014년부터 2016까지 국내 48개의 게임이 중국에 수출됐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이 판호 발급을 중단하면서 4년 동안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은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를 포함한 단 3개뿐이다.

올해 들어 지난 2월 9일 국내 개발사 핸드메이드의 모바일 게임 ‘룸즈:풀리지 않는 퍼즐’에 이어 16일 펄어비스의 '이브 에코스' 중국 판호를 발급 받아 국내 게임 업체에 기대감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

한한령 이후 급격히 성장한 중국 시장…“판호 문제는 정부 외교적 지원 필수”

국내 게임이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중국은 글로벌 게임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인 게임‧IT 기업 ‘텐센트’와 ‘넷이즈’ 등 거대 자본을 통해 세계 게임 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 지난 2월 3일 52개의 모바일 앱 퍼블리셔(유통사)를 대상으로 ‘2021년 레벨업 상위 퍼블리셔 어워드’를 발표했다. 52개 기업 중 TOP10를 살펴보면 중국의 텐센트와 넷이즈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 중에는 넷마블이 유일하게 8위에 위치했다.

또한 중국 게임사 미호요의 ‘원신’은 작년 출시 한 달 만에 약 2700억 원을 벌어들이며 모바일 게임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중국 게임공작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의 해외 매출액은 약 16조9000억 원으로 국내 게임사들의 전체 매출(17조원)과 비슷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반포 발급 문제는 게임 업체들만의 노력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수라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판호 미발급에 대응해 상호 주의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학회 신년 기자 간담회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의 게임 산업에 대한 중요성과 판호 발급의지가 매우 중요한 시기다”며 “중국에 대한 민‧관이 함께 지속적인 압박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관의 노력으로 4년 만에 ‘서머너즈 워’ 판호를 발급받은 성과에 대해 “지난해 12월 서머너즈워 판호 발급은 전례 없는 민‧관의 협력과 노력에 의한 결과이다. 특히 문체부와 외교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양 부처의 장관들이 모두 교체되면서 이 같은 공조가 약해질 것을 우려해 “신임 장관들은 게임 산업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판호 발급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 학회장은 “가만히 있으면 중국 판호는 발급되지 않는다”며 “1년 동안 국내엔 중국 게임 수백개가 들어왔는데 한국게임은 1개 진출했다. 이런 무역 격차를 누가 공정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위 회장은 판호 발급 대응책에 대해 우리나라도 상호주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한한령 이후 국내에 서비스 중인 중국 게임에 대한 심의와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부가 나서서 중국 판호로 인한 게임 수출 금지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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