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차그룹, 반도체 재고 충분…'위기는 기회' 낙관론 부상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 사태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목 받고 있다. 글로벌 신차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등은 안정적인 차량 생산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독일 폭스바겐, 일본의 토요타, 스바루, 닛산 등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1분기 대규모 생산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이상 한파와 일본 후쿠시마 지역의 지진 등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공장도 함께 가동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에 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신차 수요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는데 팔아야할 차가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현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까지 중단 없이 생산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국내에 반도체 생산을 이어가고 있어 생산 차질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현대차가 차질 없이 차량 생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해둔 덕분이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자동차업계는 수요가 급감할 것을 예상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했다. 이에 해외 반도체 업체는 수요가 폭증한 IT 또는 전자제품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한 신차 수요 대응에 실패한 것이다.

이에 GM은 영업손실 15억~20억달러와 잉여현금흐름 15억~25억달러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1분기 생산량이 최대 20%까지 감소하고, 10억~25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기록적인 한파로 피해가 커졌다.

일본은 후쿠시마현의 지진이 발생하며 사태를 악화시켰다. 토요타는 일본 내 9개 공장, 14개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2019년 한·일 무역분쟁 당시 마련해둔 차량용 반도체 재고가 완충제 역할을 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신차 수요는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는 경쟁 차종 조업 차질로 북미 시장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차 잔가 상승으로 북미 파이낸셜 법인의 이익이 급속하게 올라오고 있다는 점도 금융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여전한 상황이다. 현 상황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가올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경고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삼성전자 등에서 즉시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며 “오히려 하반기 글로벌 차 업계의 판매량 확대로 하반기 점유율이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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