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추추트레인' 추신수(39)가 한국으로 돌아온다. 추신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손을 잡고 한국 무대에 나선다. 신세계그룹은 23일 "메이저리그 자유계약(FA)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연봉 중 10억 원을 기부와 선행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쓰기로 했다. 추신수는 25일 오후 5시25분 대한항공 KEO32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다.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거친 뒤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고향팀' 롯데 아닌 신세계로 향한 이유는

추신수는 왜 고향인 부산을 연고로한 한 롯데 자이언츠가 아닌 신생 신세계로 향하는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2007년 KBO는 해외파 특별지명을 실시했다. 지명 결과 당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던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한화 이글스에, 송승준은 롯데 자이언츠의 지몀을 받았다. 이 밖에도 최희섭(KIA 타이거즈), 김병현(넥센 히어로즈, 현 키움), 류제국(LG 트윈스), 이승학(두산 베어스), 채태인(삼성 라이온즈)가 각각 국내 행선지를 정했다. 추신수는 SK 와이번스의 콜을 받았다. 당시 SK 단자잉던 민경삼 대표이사는 미국에서 추시니수를 만나 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 왔다. 

◆빅리그 16년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1년 미국에 진출한 뒤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네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추신수는 지난 16년 간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타율 0.275 홈런 218개 타점 782, 득점 961, 도루 157개를 기록했다. 

특히 추신수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3할-20홈런-20도루(2009년) 대기록을 작성했다. 또 아시아 출신 타자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2015년)을 쳤고, '호타준족'의 장점을 앞세워 20홈런-20도루는 통산 3번째로 성공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생애 첫 올스타에 뽑혔고 현재 아시아 출신 타자 최다 홈런(218개)과 최다 타점(782) 기록을 보유 중이다. 

◆결실을 맺은 KBO리그 복귀 노력

신세계도 '별들의 전쟁'인 빅리그에서 오랜 시간 꾸준한 성적을 내 온 추신수에게 수 차례에 걸쳐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료 표명해 왔다. 특히 신세계는 지난주부터 야구단을 통해 본격적으로 추신수와 협상을 진행했다. 추신수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 받았지만 KBO리그에서 뛰며 국내 팬 앞에서 활약하고 싶은 열망 끝에 신세계와 손잡고 한국으로 복귀를 결정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지만 고맙게도 메이저리그 몇 개 팀이 좋은 조건으로 제안을 했다. 하지만 항상 마음 속에 KBO리그에 대한 그리움을 지우기 어려웠다"면서 "한국행이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인 만큼 고민을 많이 했고, 이 와중에 신세계그룹의 방향성과 정성이 결정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동시에 그는 "야구 인생 끝이 어디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팬 분들께 그리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은 꼭 지키고 싶다"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신세계라는 팀을 통해 곧 인사 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추신수 "이마트에 감사…빅리그 추억 잊지 못해"

KBO리그로 복귀 소식을 전한 추신수가 국내 복귀 소감을 전했다. 추신수는 23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야구 인생을 정리한 영문 글과 함께 빅리그에 데뷔하던 시절 입던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 사진을 올렸다. 

추신수는 "20년 전, 나는 빅리거가 되겠다는 인생의 꿈을 안고 미국에 온 작은 소년이었고, 빅리그에서 뛸 한 번의 기회를 갈망했다"며 "내 꿈은 현실로 이뤄졌고,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뛰었다"고 적었다. 이어 "(빅리그에서 뛴 건) 내 인생에서 큰 영광이었으며, 나 혼자 이룬 것이 아니었다"며 "위대한 코치, 구단 직원, 팀 동료 덕분에 가능했고, 빅리그에서 보낸 멋진 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신수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야구를 시작했으며 언젠가는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늘 마음에 간직해왔다"며 "이제 행동으로 옮겨 인생의 새 챕터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한국행 결심을 알렸다. 그러면서 "내 나라와 특히 부모님 앞에서 뛸 기회를 준 팀(이마트 야구단)에 감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세계를 덮친 재앙에도 나를 불러준 것에 고마움을 건넨다"고 했다.

추신수는 마지막으로 "나를 믿어준 팀, 내 활약을 보려고 기다려 준 팬들과 내게 큰 희망을 보내준 이들, 야구 선수로서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희생해 준 가족, 30년 야구 인생, 그리고 내 심장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또 "얼마나 잘할지는 약속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만큼은 약속한다"며 "2021년 모든 이에게 행운이 깃들고, 건강하게 지내기를 기원한다. 조만간 봅시다"란 말로 글을 맺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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