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무주택자 누구나 30년 이상 거주' 기본주택 홍보관 지난달 말 개관
일주일 만에 누적 방문객 2000명 이상… "취지 공감, 청약 의향 有"
"진행 빨리 됐으면", "임대료 적지 않아" 등 일부 아쉬움 드러내기도
기본주택 홍보관 전경. /김준희 기자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기본주택의 취지는) 좋은 것 같다. 다만 진행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 아직 구체적인 지역이나 시기가 나온 게 없다 보니 지금은 그냥 ‘그림의 떡’인 것 같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핵심 정책 ‘기본주택’ 홍보관이 문을 열었다.

5일 오후 방문한 기본주택 홍보관은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제법 있었다. 연령대는 30~40대 젊은 층부터 60~70대 노년층까지 다양했다.

홍보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기본주택 정책에 대한 소개가 눈에 띈다. 기본주택의 개념은 ‘무주택자 누구에게나 핵심 지역에 30년 이상 평생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적정 임대료로 공급하는 주거서비스’다.

소득과 자산, 나이 등 조건을 따지는 일반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무주택자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입지도 역세권 등 핵심 지역 위주로 들어설 예정이다.

홍보관 내 기본주택 소개 코너. /김준희 기자

장기임대형은 전용 ▲26㎡ ▲44㎡ ▲59㎡ ▲74㎡ ▲85㎡ 5개 타입으로 계획돼있다. 예상 보증금은 최소 1415만원부터 6340만원, 임대료는 최소 28만3000원부터 63만4000원이다. 기본주택 홈페이지에 따르면 임대료를 너무 낮게 책정할 경우 지속가능성이 없고 저품질, 좋지 않은 입지 등의 문제가 발생해 운영비를 충당할 정도의 임대료를 책정했다고 설명돼있다.

분양형도 준비 중이다. 분양형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되 주택은 무주택 실수요자가 분양받아 주거하는 형태다. 매월 일정 수준의 토지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분양형은 전용 ▲74㎡ ▲85㎡로 계획돼있으며 예상 분양가는 각각 2억7700만원, 3억5000만원, 월 토지 임대료는 29만5000원, 33만7000원이다.

소개 코너를 지나면 85㎡·44㎡형 견본주택이 마련돼있다. 85㎡는 5인 가구, 44㎡는 2인 가구용으로 구성됐다. 둘 다 실제 분양주택 및 행복주택 평면을 따와 넓고 쾌적한 구조를 자랑했다. 85㎡형의 경우 안방 드레스룸과 팬트리 등 확장된 실내 수납공간이, 44㎡형은 신혼부부를 위해 거실 한 켠에 아기 침대와 책상 등을 겸할 수 있는 다용도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실물모형을 비롯해 가상현실(VR)존이 운영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있다.

전용 85㎡형 견본주택 내 거실 모습. /김준희 기자

기본주택 홍보관은 지난달 25일 개관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개관 첫 주말에만 10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홍보관을 찾았다. 4일 기준 누적 방문객 수는 2046명으로 개관 약 일주일 만에 2000명대를 넘어섰다.

이날 지인과 함께 홍보관을 방문한 A씨는 “무주택이라 기본주택에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지인을 통해 홍보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하게 됐다”며 “설명을 들어보니 위치도 괜찮은 것 같고 조건만 맞는다면 하고 싶다. 입주자 모집 공고가 뜬다면 넣을 의향이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기본주택의 취지는) 좋은 것 같다. 갓 졸업한 청년들이나 직장인들에게 좋을 것 같다"며 "다만 진행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 아직 구체적인 지역이나 시기가 나온 게 없다 보니 지금은 그냥 ‘그림의 떡’인 것 같다”고 아쉬운 점을 지적했다.

인터넷으로 직접 기본주택 홍보관을 찾아보고 왔다는 노인 부부 B씨는 “우리는 집이 있다. 그런데 기본주택이라는 게 있길래 집은 반으로 줄이고 (남은 돈은) 우리가 쓰면서 살까 해서 와봤다”며 “알아보니 전세 이런 건 없고 매월 임대료를 내야 하더라. 근데 적지가 않다. 노인네들이 내긴 쉽지 않은 금액”이라고 토로했다.

또 “젊은 직장인들한텐 괜찮을 것 같은데 노인네들은 연금을 많이 타면 몰라도 어려울 것 같다”며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전용 44㎡형 견본주택 내 거실 모습. /김준희 기자

신동석 기본주택 홍보관 소장은 “방문객들 반응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기본주택 정책이 너무 늦게 나온 것 아니냐’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많다”며 “다만 입지나 입주 기간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정부와 제도 협의가 진행되면 그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료의 경우에도 대체적으로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데 일부 분들의 경우 ‘그래도 임대료가 조금 낮았으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본주택은 관련법 제정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건의한 한편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필두로 발의한 ‘공공주택특별법 일부개정안’을 통해 국회 차원에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제반 규정을 마련해 공급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게 기본주택 주관처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입장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기본주택 홍보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경기도 지역구 여야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정책 협의회를 열고 “공정한 질서를 위한 제1의 길은 경제적 풍요를 구성원들 모두가 최소한 함께 나누는 것”이라며 “기본주택도 선순환을 위한 경기도의 대책이다. 기본주택을 가능하게 하는 입법화에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기본주택 홍보관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262-1에 위치하고 있으며 화요일~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홍보관 내 동시 관람객 수는 30인 이내로 제한된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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