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데뷔 시즌을 맞이하고 있는 김하성이 시범경기에서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20타수 3안타. 타율 0.150. OPS(출루율+장타율) 0.442. 출루율 0.292.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김하성(26)이 17일(한국시각) 경기까지 빅리그 시범경기에서 남긴 기록이다.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에서 나온 안타는 기록원의 실책 정정이라는 행운이 포함된 안타다. 전체적으로 김하성은 타격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하성은 1일 시애틀 매리너스 전으로 애리조나 캑터스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시범경기 초반과 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이후 뚜렷한 패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볼넷 4개를 빼면 20타수 타격 내용이 초라하다.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살아남기 어려울 정도다. 김하성은 플라이볼 7개, 땅볼 3개, 삼진 7개, 안타 3개를 기록했다. 이 중 2개는 내야 안타에 가까운 타구다. 24차례 타석에 서는 동안 깨끗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장타는 물론이고 외야로 뻗어 나가는 타구도 손에 꼽을 정도다. 
 

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하성. /연합뉴스타격과 달리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하성. /연합뉴스

타격 부진의 원인은 단연 밸런스와 타이밍 실종에 있다. 특히 빅리그 진출 초기부터 제기됐던 빠른 공에 대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빠른 공 대처를 위해 김하성 특유의 레그킥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샌디에이고 구단 소식을 주로 다루는 '이스트 빌리지 타임스'는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을 공략해 안타를 생산해낼지 의문"이라면서 "KBO리그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80마일 후반이다. 김하성은 100마일의 공을 뿌리는 메이저리거를 상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스윙을 수정해야 한다. 특히 레그킥 타이밍이 맞는지 의문이다. 레그킥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그킥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배트에 공을 정확히 맞히면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반면 준비 동작이 크기 때문에 타이밍과 밸런스 잡기가 어렵다. 
 
레그킥을 포기해 빅리그에서 성공한 사례를 꼽자면 일본을 넘어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된 스즈키 이치로가 있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하면서 레그킥을 포기했다.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레그킥을 버린 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3089안타를 때리며 전설이 됐다. 
 

강정호 역시 2015년 빅리그 데뷔 당시 빠른 공 대처를 위해 레그킥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레그킥을 고수한 채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연합뉴스

반대로 레그킥을 유지한 사례도 있다. 강정호다. 강정호 역시 메이저리그 초기 레그킥 때문에 타이밍을 잡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2015년 입단 당시 18차례 시범경기에서 45타수 9안타 타율 0.200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후 빠른 공이 눈에 익으며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 성장했다. 
 
김하성이 강정호와 이치로 중 누구의 선례를 따를지 아니면 자신 만의 길을 새롭게 개척할지 주목 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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