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겨우내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야구 천재’ 강백호(22ㆍKT 위즈)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장타력을 선보였다.

강백호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평가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1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첫 타석에 나와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주자 1명을 불러들였다. 키움 외국인 선발 조시 스미스(34)의 시속 142㎞짜리 속구를 받아쳐 좌중간 펜스 하단을 때리는 큼지막한 장타를 날렸다. 발 빠른 중견수 이정후(23ㆍ키움)가 끝까지 쫓아갔지만 타구 속도가 워낙 빨랐다.

2-1로 앞선 3회 1사 후에는 대포를 쏘아 올렸다. 볼카운트 1볼에서 스미스의 2구째 시속 140㎞ 몸쪽 높은 빠른 공을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대형 타구를 생산했다. 5회 3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얻어낸 후 대주자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강백호는 올 시즌 리그 최고 거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홈런 수를 늘리기 위해 비활동 기간 내내 벌크업(Bulk-Upㆍ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량과 함께 체중을 늘려 체격을 키우는 것)에 매달렸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전용 운동시설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과거에는 스윙 스피드나 순간 파워 증가를 위한 기능성 훈련에 집중했다면 이번 겨울에는 순수 근력운동에 공을 들였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높였다. 체중은 98kg까지 증가했고, 근육량도 늘어났다. 옷이 꽉 낄 정도로 몸이 두꺼워졌다. 강백호는 “힘을 늘리고 싶고, 장기 레이스니까 오랫동안 힘을 유지하고 싶어서 근력 운동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벌크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타 팀과 평가전에 3차례 출전해 8타수 3안타 2홈런 2득점 4타점 타율 0.375를 기록했다. 14일 울산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4회 김세현으로부터 우월 투런홈런을 뽑아낸 데 이어 2경기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경기 뒤 만난 강백호는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타구 질도 만족스럽다. 캠프 때 준비했던 부분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백호. /연합뉴스

홈런 상황에 대해선 “새로운 외국인투수(스미스)여서 공을 많이 보려고 했는데 승부를 빠르게 하더라. 첫 타석에서는 공을 많이 보려고 했고, 2번째 타석에서는 정규시즌처럼 과감하게 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는 좋았는데, 1~2타석 모두 똑같은 코스가 들어왔다. 첫 타석은 제 타이밍이 늦었는데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나가서 만족스럽다. 방향도 좋았다. 2번째 타석에서는 (히팅 포인트를) 조금 더 앞에 두고 가볍게 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기는 4-4 무승부로 끝났다. 키움의 선발투수로 나선 스미스는 3이닝 동안 3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그는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 2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11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는 2이닝 2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KT의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 역시 첫 실전 등판에서 2.2이닝 5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고전했다. 빠른공 최고 구속은 시속 152km를 찍었다.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투심,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

고척=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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